블소2 출시로 인한 엔씨소프트 위기론의 현실화 (1934) 온라인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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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위기론을 현실화시킨 블소2


많은 이들의 기대 반 우려 반 속에서 드디어 출시된 '블레이드앤소울2'은 결국 모두에게 충격과 절망을 선사하고야 말았다. 기대하던 유저들 입장에선 또다시 반복된 리니지의 향기에서, 반전을 노려야 했던 엔씨소프트의 입장에선 냉소와 분노섞인 유저들의 반응에서 말이다.

당초, 블소2에는 리니지 시리즈의 대표 수익모델인 '아인사하드'나 '변신 및 펫 뽑기' 등이 나오지 않을 거라고 했었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실상은 이름만 바꿨지 똑같은 역할을 하는 다른 이름의 그것들이 버젓이 구현되어 있었다. 그것 말고도 전반적인 육성 시스템이나 게임 전개 등 전반적인 스타일이 사실상 리니지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는, 무늬만 블소2인 모습을 보였다. 흡사, 엔씨소프트의 바로 전작인 '트릭스터m'의 사례와 거의 흡사한 경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무엇보다 전작인 블레이드앤소울1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상당히 잃어버린 채 그저 눈 앞의 수익만을 좇는 리니지향 후속작의 적나라한 몰골을 목격한 부분에서 전작 유저의 분노가 커보인다. 분명 정식 후속작임에도 고유의 게임성, 스타일, 감성 등을 상실한 채 그저 리니지 따라가기에 급급한 모습은 설마했던 유저들에겐 그저 충격과 절망 그 자체였던 걸로 보인다. 더군다가 타 게임사도 아니고 자사 게임을...


유저와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시장의 반응은 잔인할 정도로 냉정했다. 우선, 주가는 출시 당일을 포함해 단 이틀 만에 20% 가까이 폭락해버렸다. 엔씨소프트 같은 대형주가 이틀 만에 이 정도 낙폭을 보여주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그리고 매출순위에서도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8월 29일 현재 5위에 머물러있다. 그마저도 다소 상승한 수치이다.

엔씨소프트의 프로모션 후원을 받아 홍보성 방송을 진행했던 BJ들은 유저들의 온갖 비난 댓글 세례를 견디지 못하고 관련 영상마다 아예 댓글을 차단시키는, 다소 웃픈 사태까지 벌어진다. 이후 엔씨소프트는 유저들의 냉담한 반응에 충격을 먹었는지 게임 내부적으로 과금유도를 다소 완화시키는 대처로 분노를 누그러뜨리려 안간함을 쓰고 있는 중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펄어비스와 대비되어 더 비참한...


그 와중에 눈치없이(?) 이런 블소2의 처참한 상황을 더욱 부각시키는 일이 발생한다. 블소2의 출시와 비슷한 타이밍에 공개된, 펄어비스의 차기 신작인 '도깨비'의 인게임 영상이 화제가 된 것이다. 본게임의 극히 일부분만 보여준 거겠지만 기존 게임과는 무언가 차별화되는 퍼포먼스와 비주얼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고 이는 곧 주가에 반영돼 펄어비스의 주가는 폭등하게 된다. 

수익만을 좇아 과거에만 집착하는 엔씨소프트와 블소2와 대비되어, 펄어비스와 도깨비는 보다 진화된, 게임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들주었기에 시장이 곧바로 반응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엔씨소프트 주가의 폭락과 펄어비스 주가의 폭등이 대비되어 엔씨소프트를 향한 유저들의 조롱과 비난은 더욱 거세지게 되었다고 보면 된다.


택진이형, 이제 손 떼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고 보니,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한 게 있다. 이 사태를 유발한 실질적인 책임이 과연 누구에 있을까 하는 점이다. 사장인 택진이형에게서 전권을 위임받은 실무개발진일까? 디테일하게 개입하진 않았어도 큰 틀과 흐름을 주도한 택진이형일까? 실제 개발이 어떤 방식으로, 누구의 실질적인 주도로 이뤄졌는지는 몰라도, 전자든 후자든 엔씨소프트엔 굉장히 큰 위기고 문제거리이다. 

전자라면, 시대 흐름을 주도할 생각도 못하고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져 연봉 올려달라는 소리밖에 못하는 개발진을 보유한 엔씨소프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냥 미래가 없다. 더이상 한국 대표게임사라는 타이틀을 달지 못할 것이고 계속 내리막만을 걸을 것이 확실하다. 생존을 위해선 요즘 빅테크 기업 간의 인재 빼내기 전쟁에라도 참여해 펄어비스처럼 양질의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

후자라면, 게임 개발에 대해선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어떠한 개입이 관여도 하면 안된다. 그냥 시대 흐름에 뒤쳐진 '라떼' 제조자일 뿐이다. 그냥 회사 운영에만 힘을 쏟아야 할 것이고 인재 영입에만 관여해야 할 것이다. 결국 전자든 후자든 택진이형은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엔씨소프트는 이제 리니지를 버려야 살 수 있다


바로 이전 글에서, 블소2 출시를 불과 며칠을 앞두고 '리니지W'의 쇼케이스를 진행한 것을 미심쩍어했는데 굳이 왜 그랬었는지 명확해진 것 같다. 블소2의 출시 이후 쏟아질 비판을 예상하고 어느 정도 상쇄시킬 목적으로 공개한 게 맞는 것 같다. 더불어 주가 하락도 이미 예상했고 역시 이를 상쇄시킬 목적이었던 거 같다. 

어쨌든 결과는 참혹하다. 한국 대표 게임사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써 앞으로 알게 모르게 이곳 저곳으로 파급효과가 있을 것 같다. 내가 작년 이맘 때에 쓴 '엔씨소프트 거품론' 이라는 글이 있다. 당시 자가복제에 불과한 '리니지2M'의 대성공을 우려스럽게 바라보며, 결국 이는 엔씨소프트에 독이 될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 비슷한 코드의 게임이 양산될 걸로 보는 시각을 담았다. 더불어, '엔씨소프트가 살려면 역설적으로 리니지를 버려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라는 말까지 했었다. 그 우려가 현실화된 거 같아서 씁쓸하기만 하다. 이제는 리니지 위기론이다.

택진이형, 정신 안차릴 거예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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