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성만으론 버틸 수 없었던 듀랑고의 퇴장 (3571)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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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에 있어선 최고였던 듀랑고


2018년 대한민국게임대상 최우수상에 빛나는 "듀랑고"가 지난 12월 18일에 서비스종료를 했다. 흔히 있는 모바일게임 서비스 종료 사례가 뭐 한둘이라고 굳이 따로 언급하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는데 사실 듀랑고는 의미가 좀 남달랐던 게임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그렇다.

어느 게임이 하나 흥행한다치면 그 게임과 비슷한 장르 및 스타일을 따라 우후죽순 아류작들이 생겨나는 시장에서 듀랑고는 그야말로 한줄기 빛이었다. 기존 게임들의 흥행 코드를 무작정 따르지 않고 고유의 게임성과 독특함을 무기로 과감히 시장에 돌격한 게임이었다.

현대에서 원시로 워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해나간다는 독특한 컨셉과 세계관은 물론이고 생존을 위한 사냥, 채집, 농경, 건축 등 다양한 컨텐츠를 융합해 더 나아가선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 개척의 개념을 즐기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게임성을 보여준다.

기존 게임들이 비교적 단순함과 중독성을 강조했다면 듀랑고는 보다 심층성과 다채로움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생존에 필요한 채집이나 사냥부터 시작해 농경, 제작, 건축 등이 제각각 별개의 것이 아니라 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구색맞추기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결국엔 다양하고 깊이있는 플레이를 해야 진정한 게임성을 느낄 수 있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듀랑고의 치명적인 약점


그런데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이런 부분이 역설적으로 하나의 진입 장벽이 되어 버린다. 이미 상당수 유저들은 간편한 단순 반복 플레이에 익숙해져있는 반면 듀랑고의 플레이는 항상 뭔가 계획적이고 유기적인 것들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존과 개척을 위한 것들이다. 자연히 난이도가 비교적 높아질 수밖에 없고 기존 게임들에 익숙해져있는 유저들에겐 자연히 귀차니즘을 유발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많았다.

결국,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초반에 이탈하는 유저가 급증하면서 서비스 초기의 붐은 일시적으로 끝나가고 결국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데 실패하게 된다. 이후 점차 게임성은 인정받는 매니아 게임으로써의 입지만을 다져가게 되어 흥행에선 별재미를 못봤다. 그럼에도 201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오로지 게임성만으로 최우수상을 타게 되어 소소한 반전이라도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모았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최근의 대작이라는 모 게임의 출시를 보면 듀랑고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그저 전작을 놓고 한 자가복제에 지나지 않는 게임도 저렇게 잘 나가는데 게임성 충만한 게임은 외면받다가 끝내 사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너무 아쉽게 느껴지고 있다. 앞으로 흥행코드만 좇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래도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진 않은...


그런데 듀랑고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진 않다. 왠지 부족한 점을 메꾸고 좀 더 대중성을 갖춰 언젠간 새로운 게임으로 다시 나올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듀랑고의 소스를 바탕으로 새 게임으로 재창조하는 개념을 말하는 것이다. 이대로 사라지기엔 너무 아까운 게임이라는 생각이 만들어낸 느낌일 뿐이지만 아예 현실성이 없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대기업 넥슨의 게임이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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