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더이상 현거래를 막을 명분이 없다. (11683) 온라인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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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거래가 힘든 검은사막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은 여느 게임과는 달리 "일반적인 현거래"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RPG 게임이라면 웬만해선 다 있는 "1:1 거래"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좀 사그라들긴 했어도 여전히 이에 대한 불만이 꽤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현거래에 익숙해져 있는 유저들이라 그들 입장에선 꽤나 불편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게임머니를 사고자 하는 유저는 일일이 캐시아이템을 구매해서 경매장을 통해 무시무시한 수수료를 제한 후 게임머니를 손에 쥐니 불편함과 박탈감을 동시에 느끼죠.

또, 게임머니를 팔아서 현금을 손에 쥐고 싶어하는 유저는 그냥 그대로 막혀버리니 내가 모은 게임 속 재산은 그저 뜬구름과 같이 느껴지는 겁니다.


게임을 접을 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 "게임머니를 팔고자 하는 유저들"이 1:1 거래 도입 주장을 할 때 내놓는 가장 큰 명분 중 하나가 있습니다.

"게임을 접었을 땐 막상 내가 정당하게 손에 쥐는 게 없다" 입니다. 게임을 열심히 하긴 해도 언젠가는 이런 저런 사정을 접을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데 막상 접었을 땐 내가 소유하고 있던 것들이 아무 쓸모없는 존재로 변한다는 것이죠.

현거래가 가능하면 이를 현금으로 바꿀 수라도 있을 텐데 그게 불가능하니 뭔가 큰 손해를 보는 것 같은 겁니다. 아이템을 정리해서 얻는 "현금"을 내가 투자한 시간과 돈과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제가 얼마 전에 어느 하드 유저가 게임에 흥미를 잃어서 접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유저는 매달 이 게임에 결제한도치까지 수십만원을 쓰는 유저였습니다. 주로 강화를 하기 위해 캐시아이템을 내다팔아서 게임머니를 얻곤 했죠. 그 돈과 노력의 결실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차근차근 고강 장비들을 모았으니까요.

아마 그 유저는 돈도 별로 안 아까웠을 것이고 오히려 보람을 느끼기까지 했을 거라고 봅니다. 과정이 어찌됐건 확실한 결과물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사정상 게임을 접을 때가 되니 손에 남는 건 없었습니다. 게임을 접는 마당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강 장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현거래조차 되지 않으니 그것들은 그저 쓰레기 같은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거기에 들어갔던 시간, 노력, 돈 등은 게임을 접는 것과 동시에 사라진 겁니다. 허무함과 공허함만 남았겠죠? 주변인인 제가 봐도 너무 아까워보였습니다. 차라리 현거래라도 됐다면 투자한 돈의 절반이라도 건질 수 있었을 텐데...


과연 현거래를 막는 것만이 능사일까?

솔직히 저는 현거래에 관해서 중립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게임을 돈과 연관짓지 않고 순수하게 즐기는 것도 좋고 적당히 유저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현거래를 하는 것도 좋고 하는 입장이었죠.

하지만 위의 사례를 가까이서 지켜보니 '과연 현거래를 막는 것이 모두에게 좋은걸까?' 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현거래를 막으면 게임을 게임 자체로 순수하게 즐기는 게 가능하고 작업장을 막아 게임 내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등 좋은 점이 분명 꽤 있긴 합니다.

반면에 유저가 소비한 시간 및 돈 그리고 노력을 현실로 환원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게임으로서만 즐기고 절대 다른 댓가는 바라지마라 이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언제부턴가 운영진은 유저들이 캐시를 게임머니로 바꿔서 플레이하는 패턴을 용인하고 있습니다. 아니, 유도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보기엔 시간이 갈수록 노골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게임머니가 필요해서 캐시아이템을 구입해 되파는 유저들은 그저 현거래라는 루트만 사용하지 않을 뿐이지 결과적으로 똑같은 방법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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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확률을 올려주는, 요긴한 아이템을 몇만원짜리 캐시아이템을 해체하면 얻을 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한벌만 있으면 무제한으로 사용가능한 꾸미기 아이템인데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소비와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캐시아이템을 되팔아서 게임머니를 구하는 유저를 노골적으로 도와주는 셈이기도 하다.

서비스한 지 아직 1년도 채 안 된 게임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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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더해 이제는 더 강화된 아이템을 꾸미기 아이템을 사면 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계속 사서 계속 갈아라 이 얘기이다.

이 역시 캐시아이템을 되팔아서 게임머니를 구하는 유저를 노골적으로 도와준다.

 여기서 "순수하게 즐긴다" 라는 것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죠.

운영진은 유저들이 현거래를 통해 얻는 이득을 차단하고 대신해 자신이 그 이득을 챙기는 것이 됩니다. "캐시아이템의 과잉 판매"라는 방법을 통해서 말이죠.

유저들이 그저 게임머니를 위해서 직접 필요하지도 않은 캐시아이템을 사서 되파는 행위를 하면 할수록 이득은 오로지 운영진한테만 쏠리는 구조입니다.

검은사막은 하나도 안 순수해

 이 때문에, 저는 현거래를 막는 것이 게임의 순수성을 살린다는 점에서 이 게임을 옹호해왔었는데 점차 생각이 바뀌게됐습니다. 지금의 검은사막은 전혀 순수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그냥 1:1거래를 만들어서 현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게 서로를 위해서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작업장에 의한 불법 오토는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막을 거라 생각합니다.

고로 지금의 검은사막이 현거래를 막을 명분은 더이상 없다고 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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