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1등> 용두사미로 1등인 게임을 꼽는다면?! (6783) 게임다반사

온라이프존의 13주년을 축하합니다.

매년 새삼스레 놀랍니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었나?!'

'온프질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동안 온프를 통해 소개됐었을, 또 제가 플레이했었던 게임들이 하나 둘 스쳐지나갑니다.

그런데 왠지 아쉬워서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게임들을 한번 붙잡아봤습니다.(?)

 제 맘대로 정한 "다양한 항목"에서 각각 "1등 게임"을 주로 주관적으로 정해봤습니다. (시리즈)

온프의 13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한번 재미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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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龍)

머리는 용이고 꼬리는 뱀이라는 뜻으로, ①시작()은 좋았다가 갈수록 나빠짐의 비유() ②처음 출발()은 야단스러운데, 끝장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는 것

온라인게임에서 "용두사미"를 떠올려보면 사실 꽤 많다. 내가 아는 것 말고도 모르는 것도 많을 것이고 말이다. 쉽게 말해서 그거다. 처음엔 유저의 관심을 끌고 인기를 끌어 잘 나가다가 그걸 지키지 못하고 망한다거나 예전만 못한 그런 상태 말이다. 온라인게임 역사상 아무래도 성공한 게임보다 그렇지 못한 게임들이 훨씬 많을 테니 용두사미의 사례가 알게 모르게 상당할 거라고 보는 것이다.

내가 아는 가장 최근 사례는 바로 "던전스트라이커" 라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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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빛났지...

한창 인기를 얻기 시작할 때부터 몰락할 때까지 직접 했던 게임이라 잘 알고 있기도 하다. 이 게임은 귀엽고 깔끔한 그래픽과 캐릭터, 심플한 조작 및 진행, 기대 이상의 액션 등으로 서비스 초기부터 입소문을 타고 급격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게임이었다. 대작급 게임이 아니었음에도 순식간에 인기게임순위 10위권까지 진입할 정도로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돌풍"이었다. 당시 일련의 사건으로 급격한 하향세에 놓여 있었던 "던전앤파이터"와 비교했을 때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었다. 아마 내 기억으론 한때나마 던전스트라이커가 던전앤파이터를 앞지르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공교롭게도 두 게임 다 "던전" 이 타이틀롤이었다. 확실히 그 때의 던전스트라이커는 "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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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날 너만 잡는다! 이유는 몰라...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기존 사냥터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쌓이게 된다. 너무 똑같은 던전만 돌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즉, 노가다 논란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이상 할 게 없다' 는 컨텐츠 논란으로까지 번진다. 개발사 측은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 속도를 따라갈 역량이 안 되었고 또한 비전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때부터 점차 하향세를 띄기 시작한다. 부랴부랴 이것 내놓고 저것 내놓고 하긴 했지만 이미 기울어진 대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한창 유저가 몰릴 피크타임 때조차도 마을에 캐릭터가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 이르고 간신히 맥박만 뛰는 상황만 계속 지속하다 결국엔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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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못갈지 꿈에도 몰랐...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벌어진 일이다. 그러곤 다시 부활하긴 했다. 퍼블리셔를 바꾸고 리뉴얼해서 재서비스를 얼마 전에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예전의 찬란했던 영광이 다시 찾기란 매우 힘든가 보다. 하긴 온라인게임계 속설에 한번 망한 게임이 다시 인기 끄는 경우는 거의 없다 라는 게 있는데...

물론, 다시 나왔으니 최소한 "뱀의 꼬리" 정도는 인정해줘야겠다.


내가 아는 오래 전 사례는 바로 "택틱컬커맨더스" 라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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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추억이라 부를게...

아는 분은 잘 아는, 추억 돋는 게임이기도 할 텐데 개인적으로 한 때는 매우 재밌게 했던 게임이라 추억도 많고 애착도 많이 가는 게임이기도 하다. 아마 스타크래프트를 모티브로 했던 것 같은 이 게임은 다양한 유닛을 육성하고 또 이를 전쟁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RTS와 RPG 를 절묘하게 조합한 게임이었다. 다른 게임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게임성을 보여주었는데 그 같은 점 때문에 홍보도 많이 안했던 것 같은데 금새 입소문을 타고 적잖은 인기를 끌었다.

 해외에서 게임상을 수상할 정도로 개성 있고 독특한 게임이었다. 그저 몬스터 찾아서 칼질만 반복해야 하는 여타 게임들만 해온 유저에겐 신세계나 다름없는 재미를 주었던 것 같다. 비록 날이 갈수록 몰리는 유저들때매 서버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이 많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럼에도 꾸준히 인기를 얻었던 것 같기도 하다. 왜냐?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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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같은 유닛으로 치루던 전쟁의 기억...

그럼에도 이 게임이 본격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건 바로 "상용화"였다. 당연히 게임을 만들었으면 수익을 내야 하는 거였다. 그런데 상용화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바로 요금제가 문제였다. 당시는 정액요금제가 아직까지는 대세긴 했지만 점차 권위가 무너지는 시절이었다. 그래서 "오베족"이라고 해서 공짜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오픈베타서비스"를 하는 게임만 찾아다니는 유저들이 판을 치기도 했던 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정액제를 밀고 나간 것이었다. 전쟁 컨텐츠가 중심이었던 이 게임의 특성상 유저 수가 많아야 재미를 보장할 수 있었는데 정액제를 밀어붙이니 유저가 빠져나가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이었고 이에 점차 재미를 잃어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니까 근시안적인 요금제 강행이었던 것이다. 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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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간 영토 전쟁이 일품이었지...

그런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비전 없는 운영 및 개발도 문제였다. 서버에 렉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서야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유저가 만렙이 되어서 할 게 없다 싶으면 그때서야 급조한 듯한 시스템을 새로 만드는 등 뭔가 운영자들이 수동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경향은 강해졌다.

그러니 자연히 하향세에 하향세를 거듭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매니아 급의 유저들때문에 게임을 지탱할 순 있었지만 점차 잊혀져가는 게임이 된다. 그러다 상용화를 한 지 몇 년후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간답시고 정액제를 버리고 "부분유료제"로 전환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미 늦었던 것 같다. 반짝 특수를 누리는 것 같더니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그러곤 사라졌다.


이 두 게임보다 더 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용두사미로는 1등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은 바로 "라그나로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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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두사미 끝판왕

좀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지 모르겠는데 라그나로크의 사례를 잘 들여다 보면 위의 두 게임 이상가는 용두사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용의 머리로 시작했다가 뱀의 꼬리로 전락하는 수순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임이 바로 라그나로크이다.

이 게임은 정말 화려한 데뷔를 했다. 그야말로 온라인게임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해야 할까? 파스텔 풍의 포근하고 세련되기까지 한 2.5D 의 그래픽에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 및 몬스터 그리고 이모티콘 등 다양한 시스템을 유저의 입장에선 이전에 보아왔던 칙칙한 분위기 그리고 단조로운 게임성을 보여주는 기존 게임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그런 게임으로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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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캐릭터

당연히 인기는 폭발. 밀려드는 유저에 서버는 자주 문제를 일으킬 정도였다. 아마 그 당시 비교적 고사양 게임이 속했던 라그나로크때문에 컴퓨터를 바꿨던 유저도 꽤 있었을 듯 싶다. 글쓴이가 당시 처음 라그나로크를 접하려고 했을 당시에 저사양 컴퓨터로 힘겹게 접속은 했지만 몰려드는 유저로 인해 플레이는 렉 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었던지라 좌절을 맛봤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여세를 몰아 외국에도 진출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 상품, 애니메이션, 코스프레 등등 "원소스멀티유즈"를 실현한다. 국내 온라인게임 역사에서 적극적 원소스멀티유즈의 효시라고 기록될 만하다고 본다. 게임이 게임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보다 넓은 문화 상품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여타 게임들이 대부분 게임서비스 자체에만 전전긍긍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던 시절에 이뤘던 업적이다. 게임에 대한 결코 좋지 않은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꾸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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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중 한장면

그런데 뭐가 문제였을까? 그렇게 인기있고 매력있던 게임이 어느 순간부터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혹자는 유명 인기 개발자이자 라그나로크의 아버지이기도 한  "김학규PD"가 퇴사한 후부터라고도 하고 또다른 혹자는 다른 신작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라그나로크를 현금인출기정도로만 취급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정확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건 어느 순간부터 게임에 발전이 없었다는 것. 본 글쓴이가 몇 년전에 라그나로크가 부분유료화로 전환했다고 해서 한번 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옛날 인터페이스가 그대로 있는 등 변한 게 거의 없어 보였다. 불편해서 편의성을 손봐야 할 것 같은 것도 그대로 있었는데 말이다. 게임이 오랜 기간 발전없이 정체해 있었다는 뜻이다.

게다가 과감히 부분유료제로 전환했어야 할 시기도 한참 놓쳤었던 것 같기도 했다. 한마디로 현상유지만을 목적으로 버티다 안되니까 마지못해 변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리니지 같은 경우, 그 오랜 세월 인기 게임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끊임없이 발전을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같은 것도 꾸준히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며 유저를 안으려고 노력한 게임이 바로 리니지이다.

라그나로크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어 보였다. 현실에만 안주하다 결국 몰락해버린 모습 뿐인 것 같다. 현재 라그나로크의 모습은 한없이 초라하다 게임 순위만 보더라도 한참을 내려가서 찾아야 한다. 개발사인 그라비티의 상황도 라그나로크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나 싶다. 내가 아는 한 라그나로크 이후에 내놓은 신작들은 죄다 망했다. 성공한 게임이 없다는 뜻이다.(라그나로크2까지 처참히...) 최근엔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나름 활발히 진출한 걸로 아는데 그 상황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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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라그나로크2

좀 미안한 얘기지만 회사의 근간이 된 게임을 그렇게 방치해놓고선 그 어떤 신작 게임을 성공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게 내 생각이다. 설상가상으로 회사 이미지도 유저들 사이에선 그리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때 게임은 물론이고 개발사의 이미지도 좋게 봤던 유저의 입장에선 참 안타까울 뿐이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하는 생각만 들뿐...

참 시작은 "용 중의 용"이었는데 지금은 솔직히 "뱀 꼬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라그나로크가 리니지의 반 정도의 관리만 받았더라도 지금 현재도 충분히 인기게임으로 남아있었을 거라고 본다.

온프는 반대로 뱀 꼬리로 시작해서 용 머리가 된 거 같다 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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