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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른바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카트라이더를 서비스하는 개발사, 넥슨에서 PC방 요금제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게임시장에서 과금저항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부터 이어진 불매운동의 바람이 이제 넥슨으로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일반 게이머들에게는 이러한 게임사와 PC방측과의 불협화음은 관심밖이다. 그들에게 IP 당 정량제 요금이 180원인가, 200원이상인가 하는 문제는 전혀 현실감있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PC방측에만 사용요금을 요구하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일반 게이머들은 이른바 '공짜게임'에 대해서만 민감할 뿐이다. 그들 게임사가 어떠한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왜 그러한 게임들에 대해서 PC방 업주들이 왜 반발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이가 드물다.

사실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는 한시간에 얼마인가 하는 문제일뿐이다. 예를 들어 최근 우후죽순 형식으로 늘고 있는 500냥 PC방에서 카트라이더를 할 때 업주의 순이익이 과연 얼마나 남을까 하는 문제는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수 많은 게임들이 오픈베타를 거쳐 상용화를 진행하면서 극심한 과금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사례는 일반 게이머들의 일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후에 불공정약관 등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기는 했으나 최초 시작단계에서 그들의 요구는 '왜 다른 나라보다 비싼가?'라는 것이었음을 상기해야한다.


키워놓은 파이가 공갈빵이라면?


이러한 과금저항은 곧바로 상용화 직후의 사용자 이탈과 더불어 초기 매출 이후의 급속한 하락세로 이어지기때문에 일부 게임사들은 편법이라는 카드를 뽑아든다. 상대적으로 과금저항이 적은 PC방에 대한 과금으로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일반 게이머들에게는 '공짜'라는 당근을 들이미는 것이다. 당연히 게이머들은 그들의 편법에 환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이 재미있는 게임을 공짜로 즐기는 동안에 그들이 부담해야만 할 비용은 PC방 업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왜 게임사들은 만만한 대상으로 PC방을 선택한 것일까? 그것은 PC방 업주들 사이의 무한 경쟁이 그 원인이다. 전국 2만여곳에 이르는 PC방들은 지금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얼마전 한국 소비자 연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PC방 시간당 이용료의 경우 최고가는 평균 1천 125원의 고양시였으나 최저가는 675원의 대구시였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대구시내의 PC방들은 요즈음 과거 거의 표준요금으로 여겨지던 시간당 1천원을 지키는 업소가 드물다. 길거리에는 'PC500'이라고 크게 쓰여진 간판이 즐비하고 심지어는 400, 300도 있을 정도이다.

사실 그들 업주들 사이에서는 상도덕이라는 것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대부분 1천원대 요금을 지키고 있는 상권에 대형 PC방이 개점하더니 요금을 500원으로 정하더라. 그래서 나도 500원으로 내렸다.' 업주들이 자주 방문하는 모 사이트에는 이런 말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보통 동일업종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모임을 결성하여 그 지역의 서비스 가격을 통일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PC방 업계에는 그런 일이 드물다. 어느새인가 슬그머니 누군가 가격을 내리고 그것이 연쇄반응이 되어서 나타난다. 협회 차원에서 불매운동을 벌이더라도 실제 참여율은 기대치에 훨씬 못미친다. 그것이 게임사가 PC방 업계를 만만하게 보는 까닭이다.

한편, 거대 개발사들은 PC방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좀 더 많은 돈을 긁어모으기 위해 분주하다. 그들의 최근 행보는 마치 조직폭력배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정량제, 정액제를 오가며 그들은 조금이라도 더 뜯어내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마치 이권다툼에 개입하듯 남이 잘 버는 곳에 불청객으로 등장하며 잘 팔리지 않는 게임을 끼워팔기로 강매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총판 영업직 사원들을 내세워 PC방에 자사게임 상품의 구매를 은근히 강요하는 행위는 앵벌이와 닮아있다.

여러가지 내부적인 문제들이 국내 게임시장의 왜곡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금저항에 견디다 못해 이름없는 개발사의 신규 게임은 시장진입을 거의 포기하고 무제한 무료라는 명목으로 인건비도 못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되며 거대 개발사의 게임은 게이머들에게 무료를 표방하며 한편으로는 PC방에 무거운 과금을 책정하여 배를 불리고 있다. 과중한 과금을 견디다 못한 PC방은 몇 안되는 유명 게임만을 서비스하며 결국 게이머들은 자신이 즐기는 게임이 되는 PC방을 찾기 위해 애를 먹는다.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시장에서 스스로 고쳐나가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미 갈 때까지 갔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분명히 파이는 크게 키워놓았는데 알고보니 공갈빵이라서 겉으로만 화려해보일 뿐이다. 파이를 키웠으면 나눠먹는 재미가 있어야한다. 그러나 누군가 알맹이는 쏙 빼먹고 모두들 껍데기만 주워먹는 것 같다. 이 상황에서 누군가 칼을 빼어들고 찌른다면 터지거나 작게 쭈그러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점점 막 나가는 거만한 게임사들과 서로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는 PC방, 그리고 공짜만 밝히는 게이머들이 공갈빵의 부피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수 밖에 없다.



[온라이프21 객원기자 '황성철']
가끔 삐딱하게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Comment '16'
  • ?
    싸가지 2005.06.14 19:17
    1등 도장찍는 정도의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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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박사 2005.06.14 19:42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갈빵이 이런 좋지 않은 일에 비유되다니;ㅅ;
  • ?
    임종똥 2005.06.14 20:26
    헛...그리고 보니 1등 2등 표시가 되네...

    난 3등!!!
  • ?
    마법선생네기 2005.06.14 22:08
    저희 PC방 아찌두 넥슨이 개XX!! 하시면서 엄청 화내시던데요;;
  • ?
    케리 2005.06.15 09:32
    이 글 쓰신 기자님의 냉철하고 정확한 눈에 경의를 표합니다 ^^

    저도 예전에 피방을 하다가 말아먹은 경험이 있기에 더더욱 공감이 가네요

    글 한번 시원하게 나이스하게 쓰셨어요 황성철 기자님 맞죠?

    자주 글 쓰시던데 언제나 공감하는 글들이었습니다.

    하하 이러면 난 기자님 찌질이 되나? ㅋㅋ

    다음에도 좋은 글 많이 부탁합니다

    더운데 다른 기자님들도 건강 유의하시구요

    수고하십시오.
  • ?
    할수있을까 2005.06.15 11:52
    이번글은 공감... 후후 잘쓰셨네요
  • ?
    마티 2005.06.15 13:03
    저 역시 이글에 공감...으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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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ΜξDΛS。 2005.06.15 13:30
    공갈빵? 내가 먹어본 빵인가?
  • ?
    리얼라이프 2005.06.15 15:27
    지금은 공갈빵이 중요한게 아니란 말
    피시방의 요금이 IP당 얼마 정도로 알고 있던 저였단 말
    얼만진 정확히 모르지만 알아도 얼마나 이득이고 손핸지 모르는 말
    그런데 하여튼 피시방이 손해보고 있다는 말인데 게임 회사들은 좀 각성하말
  • ?
    농구쟁이 2005.06.15 16:21
    고양시 일산은 다 1500원인데 -_-;
  • ?
    DESIGN 2005.06.16 09:10
    PC방 알바생으로 적극 공감 합니다. 제가 알바 하는곳에 똑같은 상표를 가진 PC방이 무려 4곳이나 됩니다. 체인점 형식에 PC방인데.....
    다들 아실꺼에요 사이비리어라고.... 정말 같은 체인점이 맞나 할 정도로 경쟁이 극심합니다.

    저희 PC방 원 요금이 1000원이였지만 그 PC방 개업후로 저희 PC방 800원으로 인하했을뿐만 아니라 많은 음식과 음료 라면류들에 가격을 대폭 인하하였습니다. 그런대도 토요일날만 사람이 많은 것 같지 평일이나 주말 야간때에는 정말 장사가 안되더군요....

  • ?
    마법선생네기 2005.06.16 19:31
    사이비리어???;; 처음듣는당..사이버리아는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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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소주 2005.06.16 23:54
    사이버X아처럼 가명으로 말했겠죠;;
  • ?
    홍차왕자 2005.06.18 11:40
    =_= 몇년전만 해도 500원에 하는 피씨방들이 줄줄이 망하더니 이제 다시 경쟁이 심한가 보네요.
  • ?
    하늘길 2005.06.19 00:47
    요즘 피시방은 대형화 안하면 망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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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빼로 2005.07.10 05:02
    쪕... 사람도 없는피시방도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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