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학개론>은 제목과 같이 방치형 수집형 RPG를 지향한다. 여기에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통해 확실히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부제는 무려 ‘라면 먹고 갈래?’다. 여러 가지로 노린 듯한 제목과 부제는 어설프기 짝이 없다.
게임은 전형적인 수집형 RPG의 룰에 입각해 4명의 미소녀로 덱을 구성한 후 스테이지를 지속적으로 클리어해 나가는 방식이다. 전투에서는 미소녀들을 SD 캐릭터로 구현해 섹시함을 버리고, 귀여움을 택했다. 당연히 자동 전투와 일정 레벨 이후에는 2배속으로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
수집형 RPG에서 전투는 그저 진행을 위한 과정의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방치학개론>도 이런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무미건조한 전투는 그저 지루하게만 흘러가고, 쿨타임이 돌아오면 반복되는 캐릭터 스킬에서 볼 수 있는 일러스트가 전부다. 타격감과 각종 효과음이 결여된 전투는 보는 것도 힘들 지경이다.
방치형 게임에서 이렇게 루즈한 전투를 보기도 드물다
미소녀들은 저마다 각자의 등급과 속성으로 분류되지만, 속성이 전투에서 확실한 상성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저 각종 재료를 사용해 미소녀들의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장착하는 것으로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도다.
단순히 미소녀들의 포즈나 복장이 과감하다고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구원성서란 컨텐츠가 아마 해당 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은데, 12개의 가려진 조각을 벗겨서 하나의 일러스트를 완성하게 된다. 물론, 일러스트의 수위가 높으며, 하나씩 벗겨지는 조각으로 볼거리를 자극한다.
당연히 게임을 통해 얻은 재료로 구원성서의 조각을 열 수 있다
구원성서를 제외하면 <방치학개론>에서 딱히 성인 등급에 걸맞은 컨텐츠라 부를 만한 요소는 전무하다. 오히려 성인 등급이 게임의 노이즈 마케팅에 활용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성인들을 위한 요소가 부족하다. 미소녀들의 복장이나 포즈는 성인 등급 이하의 게임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수위이기 때문이다.
방치형 게임답게 하루에 플레이 하는 시간은 채 30분이 되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것과 탐색을 통해 특정 보스전을 치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방치형 게임의 성격에는 충실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컨텐츠 부족이 눈에 띈다.
가챠와 일러스트의 퀄리티도 그다지 높다고는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