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게임계는 너도 나도 모바일게임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은 한 달에 나오는 작품의 숫자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고, 패키지게임은 최근 콘솔 게임의 강세로 여러 개발사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지만 이쪽도 그리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뜨기만 하면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다는 모바일게임에 모두 뛰어들었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현재 국내 시장의 방향에 따라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문제는 단기간에 높은 이익을 얻는데 치중한 나머지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 리가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온라인게임에서 보였던 악순환, 바로 양산형 게임의 범람이 벌써부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목록은 많지만 다 거기서 거기인 게임들이 많습니다
적은 금액으로 빨리 만들고 시장에 내놓은 뒤 인기가 없으면 서비스 종료. 나름 인기가 있다 하더라도 초반에 높은 수익을 올리다가 어느 정도 유저가 빠지면 어김없이 서비스를 종료한 뒤 그와 유사한 게임을 다시 만들고 타이틀명을 변경하여 다시 출시하는 행태는 이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돈 좀 있는 대형 개발사들은 스타 마케팅을 통해 게임 알리기에 열을 올립니다. 작년 연말을 전후하여 남자 연예인들의 모바일게임 모델 발탁이 엄청나게 많았고, 현재도 스타 마케팅을 펼치며 돈 좀 있는 게임들은 유저들의 관심끌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난 3분기까지 모바일게임의 TV 광고에만 2,000억 원을 쏟아 부었는데, 이는 2014년에 기록한 700억 원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넥슨의 액션 RPG <히트> 광고를 TV에서 꽤 많이 보신 것이 기억 나실테죠.
한 번쯤은 봤을 법한 <레이븐>과 <히트>의 TV 광고
현재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의 순위를 장기간 장식하고 있는 게임들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시장에 출시되는 모바일게임의 평균 수명은 3, 4개월 정도이며 길면 1년입니다. 쉽게 말해 해당 기간 안에 승부를 내야하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기가 시들면 바로 서비스 종료로 사라지게 됩니다.
최근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종료할 예정인 게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미소녀결사단: MIC
- 렛츠고클러빙
- 드림스토리 for Kakao(iOS 버전)
- 슬랩매치 for Kakao(iOS 버전)
- 도룡쟁패
- 이사만루 풀카운트
- 퍼펙트 프로야구
- 광개토 대왕
처음 들어보는 작품도 있을 것이고, 나름 기대작이라며 관심을 모은 작품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위 목록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 이 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게임들이 서비스 종료라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나아가 온라인게임 쪽도 지속적으로 서비스 종료가 진행중인데, 나름 기대작이라며 관심을 모은 <애스커>는 고작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게임이 망하면 결국 모델만 좋은 일 시켜준 꼴
서비스 종료가 된다고 해당 게임을 즐기던 유저가 아마 한 명도 없는 작품은 없을 것입니다. 소수의 인원이라도 즐기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이들에게 서비스 종료라는 소식은 허망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게다가 나름 현금을 지불해 캐쉬까지 구매한 유저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자신은 소소하게나마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반면 유저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서비스 종료를 하는 경우인데, 게임을 나름 오래 즐긴 유저라면 이런 경험 적어도 한, 두 번은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모바일게임과 관련된 불만접수도 계속 늘어 지난해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3,087건 중 절반 이상인 1,583건이 모바일게임과 관련된 사항이라고 하며, 여기에는 갑작스런 서비스 종료에 관한 환불건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많은 유저들이 서비스 종료를 아쉬워했던 <요구르팅>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은 국내 온라인게임이 걸어 왔던 발자국을 엇나가지 않고 그대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양산형 게임이 엄청나게 많아서 이 게임이 저 게임 같고, 저 게임은 이 게임 같은 것이죠. 개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게임들 말입니다. 게다가 스타마케팅을 과감히 활용해 일단 관심부터 모으자는 전략도 그대로 모바일게임의 광고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온라인게임의 서비스 종료 시기에 비해 모바일게임의 서비스 종료 시기는 상당히 빠르다는 것입니다. 개발비와 인력을 얼마 들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과감하게 서비스 종료를 하는 것은 이전의 온라인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할 때와는 제법 느낌이 다릅니다. 마치, 아쉬울 것이 없다는 듯 말입니다. 한 몫 챙겼으니 일단 빠지고, 좀 더 다듬고 더 두둑히 챙기려는 먹튀 게임들은 이제 모바일게임의 수명을 갉아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