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서버가 필요악인가? (7292)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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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서버를 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단순히 "일탈" 을 꿈꾼다.

일탈?!?! 왠 일탈? 여기서 말하는 일탈이란 밸런스 등의 문제때문에 각종 제한이 걸려 있을 수밖에 없는 본서버에서 벗어나 막대한 경험치, 드롭율을 경험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본서버에선 특정 몬스터를 잡으면 100의 경험치가 들어온다고 하자. 그런데 이를 오랫동안 겪고 있으면 분명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레벨이 오를수록 요구 경험치도 오르기 마련이기 때문. 하지만 제한이 유동적인 프리서버에선 같은 몬스터가 1000의 경험치를 준다고 하자. 혹은 그 이상. 그렇다면 유저 입장에선 신세계가 펼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로운 쾌감을 얻으면서 게임을 하게 된다.

본서버에선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그 쾌감때문에 프리서버를 하는 것이다. 1시간 걸리던 레벨업이 단 10분이면 되고 본서버에선 그림의 떡이던 장비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본서버에선 마냥 꿈이나 꾸던 것들이 현실화되니 프리서버에 한번 맛을 들이면 좀처럼 잊을 수가 없고 계속해서 찾게 되는 것이다. 비유가 좀 그렇긴 하지만 비행 청소년이 일탈을 한번 경험하고나선 좀처럼 정신을 못차리는 경우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둘째, 본서버 운영에 대한 불만

첫째 이유에 비해선 나름 명분을 가지고 있는데, 본서버의 운영에 대한 반발 심리로 프리서버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다. 반발 심리의 구체적인 이유들로는 엉망진창 밸런스 패치, 진전없는 각종 업데이트, 의욕없는 오토 문제 관리 및 해킹 문제 관리, 지나친 캐시 소비 유도 등이 있겠다. 대체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크게 실망해 차라리 프리서버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더 낫고 재밌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정말로 순수하게 이런 이유때문에 프리서버를 이용하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프리서버 이용에 대한 합리화를 위한 도구로써 활용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둘째" 이유로 프리서버를 이용한다고 말하는 유저들이 꽤 있어 보인다.

셋째, 하던 게임이 망해서...

어찌보면 나름 "불가피한" 경우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세가지 이유 중에선 가장 명분이 있어 보인다. 하던 게임이 망해버려서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자 궁여지책으로 프리서버를 이용하게 된다. 프리서버가 아니면 해당 게임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하는 게임을 단지 한순간 거쳐가는 게임이 아닌 정말 큰 애착을 가지고 하는 유저들도 사실 꽤 많은데 이들 유저에게는 자신들이 하는 게임이 망한다는 건 큰 비극이 된다. 개인적으로 그 같은 상황에 대한 그들의 반응을 지켜본 적이 있기에 프리서버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다.

프리서버에 대해서 어떻게 필요악이라는 주장이 나올까?

그렇다면 이 세가지 이유 중에선 어느 이유가 가장 많을까? 사실 프리서버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프리서버는 "필요악" 이라고도 하는 (혹은 그와 비슷한) 주장이 심심찮게 나오곤 하는데 과연 어느 이유로 프리서버를 이용하면서 필요악이라는 주장까지 하게 되는 것일까?

일탈때문은 아닌 것 같고...

단지 첫번째 이유인 "일탈" 때문에 대놓고 프리서버는 필요악이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듯 하다. 그냥 본인이 좀 더 색다르게 즐기고자 하는 것을 가지고 필요악의 명분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누가봐도 수긍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이유는 "대부분" 이 아니라서...

(잠시 두번째는 건너 뛰고) 그렇다면 세번째 이유를 보자. 그나마 가장 필요악에 대한 명분이 있어 보인다. 어차피 본서버는 망해서 없기 때문에 "피해자" 가 불분명하다. 혹여 해당 게임에 대한 지적재산권자를 피해자라고 보더라도 이미 수익 활동이 없기 때문에 피해에 대한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 음성적으로 운영되는 프리서버는 암묵적 동의가 가능하다. (그래도 불법은 불법이지만 온라인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서) 최소한의 명분은 확보되는 셈이다.

하지만 본서버가 망해서 "어쩔 수 없이 운영되는" 프리서버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프리서버들의 "대부분" 은 아니다. 단지 일부일 뿐이다. 그 "대부분" 은 현재 본서버가 운영되고 있는 게임들이다. 프리서버를 이용하는 유저라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역시나 세번째 이유도 "프리서버는 필요악이다" 라고 하는 주장의 명분으로 내세울 수 없게 된다. 단지 소수 일부의 주장이 대표적인 명분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러면 두번째 이유가 남는다. "본서버 운영에 대한 불만" 말이다. 사실 액면 그대로만 보면 이것도 필요악에 대한 명분이 어느 정도 된다. 본서버 운영이 정말 형편없어서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라고, 계속 하고는 싶은데 돌아가기는 싫어서 어쩔 수 없이 프리서버를 하게 됐다고 한다라면 같은 게이머의 입장에선 동정을 주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계에서 "한심한 운영" 에 대한 이슈는 하루이틀이 아니고 꾸준히 늘 있어왔던 관심이기 때문에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프리서버는 명백한 불법임을 확실히 하자.

하지만 누가 뭐래도 프리서버는 "명백한 불법" 이다. 세번째 이유와는 달리 명확한 "피해자" 가 존재하며 이용자는 자연히 "가해자" 가 되는, 불법이 성립된다. 혼란한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폭동을 일으킨 사람들이 "우리의 행동은 어쩔 수 없었다" 라고 당위성을 주장한다면 쉽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혼란한 사회" 와 "한심한 운영을 하는 게임" 을 구체적으로 계량화하기도 힘들다. 이는 한심한 운영이라는 것이 어느 수준인지도 명확히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마냥 "이 게임은 운영이 엉망이야" 라며 프리서버를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자기 합리화에 악용될 여지가 있기도 하다.

그 점이 바로 "맹점" 이다. 단지 일탈을 위해 프리서버를 이용하면서도 타인의 비난이나 도덕성에 대한 자기 방어 심리 때문에 본서버의 운영을 다소 과장되게 비판하며 필요악과 연결시키는 모습이 내 눈에 띄기도 했다. 쉽게 말해서 "핑계의 수단" 으로써 활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다소 느꼈다는 것이다. 어차피 운영이라는 것은 눈에 대부분 눈에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 게임 운영이 엉망이라서 할 수 없이 프리서버 하게 됐어" 라며 자기 합리화를 시도해도 어느 누구도 검증을 할 수는 없다. 그 때문에 불법이라는 부분은 어느 순간에 무감각해지며 자책감이나 양심 등은 유명무실해지게 된다.

어차피 할 사람은 계속 하겠지만...

어차피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 놓아도 할 사람은 하고 안 할 사람은 안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최소한 본인은 속이지 말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그냥 당당해져라. 그리고 또 공명심에 매몰되서 하는, 프리서버에 대한 정보 공유 같은 일은 최대한 자제하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에 대해 희열을 느끼는가? 그냥 혼자 조용히 즐기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이 공유를 하면 할수록 당신의 도덕성도 그만큼 떨어지게 되는 것임을 명심하자. 당신의 도덕성은 소중하지 않나? 온라인 상에서 도덕성에 관해 지적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발끈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자존심의 일부인데 막상 현실은....

최대한 주위에 알리지 말고 가능하면 혼자서만 하자.

그래도 그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키는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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