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게임을 아십니까? - "이너시아드" (17994)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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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그런 게임들 사이에 등장했던 "이너시아드"

아마 2002년이나 2003년일 듯 싶다. (검색해보니 2002년 11월 오픈베타)  SPRG 즉 턴제 RPG가 한게임에서 나온다길래 내심 기대가 됐었다. 과거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에서나 즐겨 했었던 턴제 RPG 방식의 게임이 신작 온라인게임으로 나온다니 빨리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턴제 게임들에 대한 기억과 향수가 컸던 것 같다. 그 게임의 이름은 바로 "이너시아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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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같은 그래픽의 "이너시아드"

당시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면,  한창 2D 액션 RPG랍시고 중세 판타지, 무협을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으로 온갖 게임들이 등장했었던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조악한 수준의 3D 그래픽 액션 RPG게임들이 갓 하나 둘씩 나오고 있던 때였다. 그들 게임의 겉모습은 다들 제각각이긴 했지만 뜯어 보면 한결 같았다. 거기서 거기란 얘기다. 막상 게임 내용을 들여다 보면 별 거 없었다. 그냥 칼질하면서 닥치고 사냥고 레벨 올리고 아이템 먹는 것밖엔 없었다. 요즘 게임이야 퀘스트다 컨텐츠다 뭐다 해서 이것저것 즐길거리를 (물론 실속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많이나마 만들어 놓지만  당시 게임들은 퀘스트조차 변변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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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를 맺어서 몬스터를 공략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턴제 RPG가 나온다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으랴? 비록 속도감은 다소 처지지만 매 순간 전략적인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하는 턴제RPG는 분명 타 게임들과는 차별화되는 재미를 선사했다. 마치 좀비처럼, 아무 생각없이 반복적으로 마우스만 클릭해대다가 한턴 한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상대방을 공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또 고민하며 수 싸움을 하게 되니 진정한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었다.

나름 게임성 충만했던 턴제 RPG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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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건 다 있었지

사실 이 게임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주인공 캐릭터를 중심으로 용병 캐릭터들을 영입해서 함께 전투를 하던 기억은 아주 생생하다. 필드에서 타 유저와 몬스터를 두고 경쟁하던 기억도 난다. PvP 컨텐츠도 있었는데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대결을 펼치는 데에다가 턴제 RPG라 개인전술도 상당히 중요했기에 자존심을 걸고 대결에 임한 기억도 있다. 행동게이지가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실시간 턴제" 방식이어서 신속한 컨트롤도 꽤 중요했는데 "아군 턴, 적군 턴" 이 명확히 나뉘는 고전 턴제보다는 확실히 긴장감이 있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턴제 게임임에도 콤보 시스템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안타깝게도 자세한 건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콤보를 사용하면 훨씬 더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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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닛도 중요하지만 전략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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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쏠한 재미를 주던 "PvP" 컨텐츠

그래픽도 뭐 빼어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름 귀엽고 깔끔한, 캐주얼 풍의 인상적인 그래픽이었다. 그리고 RPG답게 각종 캐릭터 스탯도 있었고 스킬도 있었던 것 같다. 다양한 스타일의 전사나 궁수, 마법사 같은 용병도 영입해 육성할 수 있었다. 비록 턴제 방식의 게임이었지만 단점을 최대한 희석시키기 위해 여기저기 애쓴 흔적들이 엿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속도감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음에도 비교적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MP3 경품을 탔던 에피소드 

개인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아마 오픈베타서비스 기념 이벤트 때였던 것 같다. 막 필드 몬스터를 잡고 있었는데 왠 이상한 아이템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확인해봤더니 오잉? "MP3 응모권" 이라고 씌여 있는 아이템이었다. 그때는 이벤트고 뭐고 게임 즐기는 데에만 열중하고 있었기에 몰랐는데 홈페이지를 확인해 본 결과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일정확률로 몬스터에게서 여러 경품 응모권이 떨어지는데 이를 주워서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추첨을 해서 해당 경품을 실제로 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개나 소나 득템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인벤토리에 쳐박아두고 곧 잊어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어느 날 공지에 경품 당첨자 명단이 떴는데 문득 그 때 득템한 응모권이 생각난 것이었다.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을 해봤더니 글쎄 정말로 MP3 에 당첨이 되어 있던 것이었다. 딱 1장 먹었는데 말이다. 알고보니 정말 희귀하게 떨어지는 응모권이었던 것이다. 그 때 난생처음 경품다운 경품에 당첨되는 영광을 누려봤다. 갖고 싶었던 MP3까지 갖고 말이다. 정말 기분이 좋았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그런 경품을 받기 위해선 신분증 사본을 팩스로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과 제세공과금이라는 22%의 세금까지 내야 한다는, 불편한 상황을 겪었...

결국 잠시 머물다 거쳐가는 게임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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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았지, 많았어...

한동안 정말 인기가 많았다. 뭐 이벤트 때문이었는지 어땠는지는 몰라도 필드에도 사람이 미어터질 정도였으니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몬스터를 잡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서서히 인기는 시들시들하고 유저는 하나 둘씩 빠지더니 어느날 서비스 종료를 알리고 말았다. 오픈베타 이후로 1년을 버텼는지 2년을 버텼는지는 잘 기억이 나진 않는다.

속도감이 다소 떨어지는 턴제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런 저런 신경을 많이 쓴 듯 보였지만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그 외에는 별다른 비전을 가지고 있던 건 아니었나 보다. 게임 개발을 꾸준히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인 "스토리" 가 현저히 부족했고 컨텐츠가 기본적 PvP 말고는 별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할 수 있는 건 사냥터나 추가하는 것밖엔 없었던 것 같다. 이에 할 수 있는 게 다분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유저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다시 "동적인" 액션 RPG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결국엔 "이너시아드" 란 게임은 잠시 머물다 거쳐간 게임으로 남게 되었다.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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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 게임이 생각나고 그리워지는 건 아마도 지금 턴제 RPG를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때 즐겼던 그 느낌은 더더욱. 그간 가끔씩 턴제RPG 신작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너시아드의 느낌은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더구나 그마저도 주류 게임들에 쉽게 묻히는 바람에 더 즐길 수도 없었다. 소박하긴 해도 한턴 한턴에 일희일비하며 즐겼던 그 느낌은 다시 느낄 수 없는 걸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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