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템을 사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지셨습니까?" (6736)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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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적으로 유저의 돈을 빼가는...?!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선 정기적으로 몇 달에 한번씩 신상 패키지 아바타 세트를 출시하곤 한다. 그 내용물을 살펴보면, 신상 아바타는 물론이고 유저들의 구매욕구를 한껏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담은 듯 각종 유용한 아이템들을 함께 넣어놓았다. 안 사면 못 배길 정도의, 게다가 하나씩 가격을 다 따져보면 패키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저렴하기까지 하다.

덕분에 유저들의 충동구매에 대한 욕구를 한껏 자극시키곤 한다. 내용물의 유용성 및 저렴한 가격에 일단 마음이 동요한 유저들은 점차 이성을 잃어간다. 일단 먼저 이 아이템들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가를 따져보고 구매를 고민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은 생략한 채 그저 '싸보이니까 ' , '안 사면 왠지 손해볼 것 같으니까' 라는 식으로 어떻게든 구매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시도한다.

게다가 직접적으로 현금을 사용하는 구매가 아니다 보니...

내가 이 패키지를 사면 어떠한 비용을 치뤄야 하는지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키보드질 및 마우스질을 몇 번하면 여러 숫자가 오고 가면서 금새 구매 과정이 완료되니까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간다는 느낌이 쉽사리 체감이 되질 않는다. 학생들은 학생대로 돈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서 흥청망청대고 또 직장인들은 직장인대로 비교적 여유롭다는 걸 믿고 흥청망청대곤 한다.

패키지 아이템이 출시되고 난 한동안은 경매장에 패키지의 각종 내용물들이 엄청나게 올라온다. 너도 나도 마구마구 질렀다가 필요없는 것들을 내다 파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패키지 아이템이 출시될 때마다 반복이 되고 있다. 그걸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부럽다, 운영자들 오늘도 돈 엄청 벌고 있구나...'

'이 호갱들 중에 분명 무리하게 지른 유저도 있을 건데..'


중독이 될 수도 있는 충동구매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충동구매가 반복이 되면 점차 "중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두 번 샀다가 점점 맛을 들이는 것이다. '다음 신상 패키지는 어떤 구성일까' , '더 좋은 혜택은 없나?' 이런 저런 기대심리까지 증폭되면서 충동구매를 부추기는데 이는 신상 패키지가 나오면 앞뒤 잴 것이 없이 자동적으로 구매를 하게 되는 상황을 낳는다. 안 사면 왠지 불안하고 또, 안 사면 왠지 손해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야말로 "중독" 이다. 현실에서 흔히 여자들이 많이 겪는다는 "쇼핑중독" 현상이 흡사하다. 이렇게 중독에 빠지면 현실에서는 그만큼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떻게 피폐해지는지 잘 아실 것이다.

패키지 아이템 자체에도 충동구매의 유혹이 강렬한데 던파는 이에 더해 "이중 패키지" 를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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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패키지를 여러개 구입하면 부가적인 혜택을 더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두개를 구입하면 특정 아이템을 주고 세개를 구입하면 그보다 좀 더 좋은 거 또 네개를 구입하면 더 더 좋은 것을 준다. 이런 식으로 유저에 대한 충동구매 유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유저의 입장에선 '한개만 더 사면...' 이라는 생각에 꾸역꾸역 구매를 하게 된다. 안 사면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부가적으로 주는 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엔 그걸 얻기 위해 어찌됐든 필요한 패키지를 사야 되기 때문에 과소비는 과소비이다.

자제력을 잃고 한개씩 한개씩 사다보면 잠깐의 환희만 남을 뿐. 그 다음엔 현실에서의 피폐함이 남을 뿐이다.


여기저기서 유혹에 노출되어 있는 유저들

이는 비단 던파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이 유료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유료제인 상황에서 수많은 패키지들이 유저들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을 것이다. 또 앞으로 어떻게 구성하면 좀 더 유저들의 돈을 빼먹을 수 있을지 골똘히 궁리하고도 있을 것으로 본다. 아마 부분유료제라는 시스템이 지속되는 한 계속 그러할 것 같다.

그럼 어떡해야 할까?

돈에 목말라 있는 게임사에게 지나친 패키지 판매를 자제하라고 한들 들어먹을 리가 없으니 유저 본인이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유저는 본인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기준을 세워 가급적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절대로 본인이 여유가 있다고 자만하거나 착각하지는 말자. 내 경험상 돈은 기본적으론 보수적으로 써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여가생활에 쓰는 돈이니만큼 생활하는 데에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돈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 패키지를 사도 될 만큼 내가 진짜 여유가 있는지 혹은 이 패키지를 사면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게 뭔지를 고민 먼저 해보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 패키지가 나에게 꼭 필요한가?"

"이걸 사면 확실히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나?"

에 대해서 꼭 자문해보자.


그 대답이 "아니오" 라면 과감히 포기를 한번 해보자. 그러면 당신은 좀 더 성숙한 유저가 되어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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