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보이는 불법 오토 작업장 (5761)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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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같은, 이 죽일 놈의 불법 오토 작업장

불법 오토 작업장들은 정말 온갖 게임들에 바퀴벌레처럼 질긴 생명력을 지닌 채 기생하고 있는 것 같다. 게임머니 가치가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가 되고 있고 또 게임머니가 정상적으로든 편법적으로든 거래가 가능한 게임이라면 어김없이 이들 작업장 캐릭터가 목격된다.

개인적으로는 "던전앤파이터" 라는 게임에서 질리도록 직접 목격도 했고 목격담을 듣기도 했다. 일반적인 캐릭명과는 사뭇 느낌이 다른, 대충 키보드를 막 눌러서 만든 듯한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하나도 아닌 여럿이 떼를 지어 던전을 "기계적으로"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은 정말로 끔찍했다. 흡사 영화 속에서 본 좀비의 그 모습이었다. 이런 식으로, 게임의 본질적인 것과 관련이 없는 문제로 게임이 더럽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게임에 대한 흥미가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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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근에 틈틈이 하고 있는 "던전스트라이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던전물을 접했는데 또 역시 공교롭게도 끔찍한 좀비들과 다시 조우하고 만다. 떼를 지어 기계적으로, 좀비처럼 던전을 들락날락거리는 모습은 게임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똑같다. 캐주얼풍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의 그래픽과 캐릭터이지만 그 모습을 본 순간 이전보다 즉 던전앤파이터 때보다  더욱 끔찍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2등신의 귀여운 캐릭터가 좀비가 된 모습을 보니 더욱 소름이 끼쳤던 것이다.

 

작업장에 의한 폐해

이들 좀비 즉 작업장 캐릭터들은 게임 내 경제를 심각하게 망가뜨려버린다. 운영자들은 기본적으로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유저의 패턴을 감안하여 게임머니 및 아이템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데 이들 작업장 캐릭터들은 그에 철저히 반한다. 다들 아시다시피 비정상적으로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수집하기 때문에 게임 내 경제는 결국엔 "공급 과잉" 에 빠진다. 수요는 그대로인데 작업장에 의해 강제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심각성을 잘 모르고 별일 아닌,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유저들이 상당하다. 왜냐? 직접적으로 나한테 피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진짜 분노해야 하는 이는 보통의, 열심히 땀 흘려서 사냥하는 유저들이다. 작업장 캐릭터들은 무절제한 공급 과잉을 일으켜 결과적으론 게임머니의 가치를 급격하게 하락시킨다. 흔히 말하는 "인플레이션" 현상이다. 똑같이 1,000 골드를 벌었다고 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전의 가치와 인플레이션 후의 가치는 판이하다. 이전에 1,000 골드가 딱 1,000 골드의 가치를 지녔다고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액면상으론 1,000 골드이지만 결국엔 100 골드의 가치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작업장 캐릭터들이 만드는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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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보통의 유저들은 보이지 않는, 심각한 피해를 입는다. 전과 똑같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사냥을 해서 1,000 골드를 얻지만 떨어진 가치로 인해 실질적으로 100 골드의 가치밖에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이러한데 일부 유저들은 아이템 거래 중개 사이트에서 게임머니 시세가 싸져서 좋다고 한다. 작업장에서 흘러나온 게임머니를 사는 건 딱 떨어진 그만큼의 가치를 사는 것이다. 싸게 사는 게 절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게임 상에서 게임머니 및 아이템을 얻기 위해 들여야 할 노력 및 시간을 담보하는 것이고 말이다. 결국엔 똑같이 피해를 입을 거라는 말이다.

 

해결의지가 부족한 게임사 그리고 유저

해결되지 않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이 문제를 생각하면 유저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답답하다. 게임사는 이에 대한 단속을 하긴 하지만 항상 한 때뿐이다.  우리는 이 정도로 노력하고 있고 성의를 보이고 있다 보여주기식으로만 생각하는지 시간이 지나면 단속이 흐지부지되는 것 같다. 한창 공지사향에 꾸준히 단속 결과물을 보여주다가 어느 순간 깜깜 무소식이다. 기술적으로 원천봉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꼼꼼한 모니터링이 그나마 차선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인력을 좀 쓰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

그리고 무엇보다 유저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분노할 줄 알아야 하고 또 꾸준히 게임사에 요구해야 한다. 유저가 뭉치면 게임사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미지근한 반응으로 일관한다면 게임사는 그냥 현상유지하기에 급급해 손을 놓고 말 것이다. 그러면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결국 그 사이에서 작업장만 계속해서 배를 불리고 말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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