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PC방 금연법, 누구를 위한 법안인가 (10021) 게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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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젤타입니다.

오늘은 최근 판결난 'PC방 전면 금연화'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며칠전 포스팅했던 'PC방 금연법'이 단순한 Fact 다룬 짧은 포스팅이었다면,

오늘은 'PC방 금연법'에 대해서 제 솔직한 생각을 담은 칼럼 올려 봅니다.

 

미천한 글솜씨에 '칼럼'이라는 제목을 갖다붙이는 것도 민망하지만,

솔직한 심정을 담아서 작성한 글인만큼, 오해없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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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7일 헌법재판소는 'PC방 전면 금연화' 정책을 두고 '합당한 주장'이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이 법안이 정식으로 적용되면 6개월의 실험 기간을 뒤 금연화를 이행하지 않는 PC방의 경우 500 만원 과태료를,

흡연 당사자는 10 만원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PC방에서 흡연을 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 된다는 것.

본 법안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계도 기간을 거친 뒤,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 계도 기간 : PC방 흡연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세간에 널리 알리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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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을 두고 PC방 업주들은 전의를 상실한 듯 보인다. 여러 PC방 관련 커뮤니티를 돌아다녀보니 일부 인원은 

국회 앞으로 나가서 집단 시위를 펼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 그도 그럴 것이 PC방 금연화가 시행되면

업주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매출적 손해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PC방을 대표하는 'PC방 협동조합'은 전면 금연화에 대한 결사 반대 입장을 국회에 수차례 전달했고,

담당 변호사는 이번 법안이 'PC방의 영업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검토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은 이번 판결을 통해 기각 당했고, 마침내 PC방 전면 금연화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버렸다.

상호 협조적인 법안이 아닌 국회의 일방적인 통보. 이번 PC방 전면 금연화는 과연 누구를 위한 법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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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이번 법안은 단순히 흡연자 vs 비흡연자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게임업계 전체에까지 초 울트라 메가톤급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법안이다.

평소 호기심을 참지 못하는 성격인 필자는 관련 자료를 낱낱이 파헤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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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최초 PC방 흡연을 문제시했던 것은 지난 2003년. 그 후 2006년 PC방 영업에 있어서 금연 지역과

흡연 지역을 반드시 분리시켜야 한다는 법안이 실시되었고, 보건복지부 측에서는 이 같은 법안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을 경우 PC방 전면 금연화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바 있다.

 

문제는 국회의 일방적인 통보에 있었지 않나 생각해본다. PC방에 칸막이를 반드시 설치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PC방 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사비를 털어 칸막이를 설치했다. 어디 그 뿐인가. 흡엽과 비흡연구역이 나눠졌으니,

추가적인 냉난방기도 설치해야만 했다. 나아가 에어커튼 등 칸막이가 차지하는 공간 때문에 기존의 PC 몇 대까지

처분해야만 했으니, 결국 수백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에 비해 오히려 매출은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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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구역과 금연구역을 분리시키기 위해 설치된 PC방 칸막이 

 

결국 대한민국 98.5%의 PC방에 칸막이가 설치되었지만, 그로 인한 손해는 PC방 업주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는 것.

번화가 등 입지가 좋아서 소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괜찮았던 PC방에서 4~5대의 PC가 영원히 사라졌다면?

이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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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전체 PC방 숫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 추세에 있다.

자료를 조사해보니 2009년 기준 약 22,000 여개에 달하던 PC방이 2010년에는 19,000 여개로 감소,

현재는 약 15,800 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었다. (정보 출처 : 대한민국 게임백서, 게임트릭스)

 

아울러 PC방 전면 금연화가 실시되는 2014년부터는 15,800개의 PC방 중 약 30% 이상

추가로 문을 닫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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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트릭스'만 살펴봐도 매년 PC방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볼 수 있다. 

 

PC방 요금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인건비와 전기세, 추가 운영비는 점차 상승하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유행도 PC방의 하향세에 한몫했다고 본다. 단순히 이메일을 확인하거니 잠시 인터넷 서핑을

즐기러 PC방에 가는 유저들이,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으니 말이다.

 

결국 이제는 오로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만 PC방을 찾는다. 그러나 게임사에 매달 제공하는 게임비와 전기세,

가게세를 제외하고 나면 현재로서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PC방 업주들의 입장.

설상가상으로 전면 금연화까지 적용되었으니 손님이 더욱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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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이 가진 장점이 무엇이던가. 필자는 사람들이 PC방을 찾는 이유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째, 단돈 만원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은 현재 PC방과 찜질방이 유일하다. 그만큼 가격대비 효율이 좋다는 것.

둘 째, 각종 온라인게임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PC방을 찾는 사람도 많다. (추가 경험치, 보너스 아이템 등)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자유롭게 흡연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두가지 장점이 여전하다고 한들, 주요 항목 중 하나였던 흡연이 빠지게 되면

현재 PC방 고객의 상당수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흡연 전용 공간이 설치된다고 한들, 게임 중에 흡연을 못하면 번거로워서 안 가게 된다.)

또한 LoL 하다가 이제 막 한타가 시작되려는데 담배 피러 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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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금연 PC방'과 '비흡연 PC방'을 구분 지으면 되지 않는가? 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실제로 필자의 동네 인근에도 금연 PC방이 존재했었다. 직접 방문해 본 결과 손님은 거의 없었다.

드넓은 공간에 파리만 윙윙 날리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그 결과 현재는 문 닫은 상태)

 

현재 PC방 업계 자체가 하락세이기 때문에, 전면 금연화까지 적용되면 대한민국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PC방 문화는 점차 완전히 소멸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데 어찌 장사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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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서 심히 우려되는 점은 하나다. PC방의 감소는 온라인게임계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실제로 각종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주요 마케팅 공간 1순위로 PC방을 이용하지 않았던가.

 

게이머들이 모여있는 공간.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절호의 장소. 대다수 게임사들이 PC방 유저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렇듯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 게임계 마케팅에서 효자 노릇을

해 온 것이 PC방인데, PC방 산업이 축소될 경우 전반적인 게임업계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타격의 정도는 글쎄,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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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PC방 전면 금연화의 정당성 자체에는 필자 또한 이의가 없다.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서라는데

무슨 반론을 더 갖다 붙이겠는가. 아울러 비흡연자들 또한 PC방 전면 금연화를 대환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지금의 PC방들이 폐업될 위기에 처한다면, 나아가 대한민국 게임계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이번 법안이 결코 쉽게 인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

 

PC방 업주들은 전면 금연화가 실시될 경우 절반 가량이 "별수 있나, 장사 접어야지" 라는 절박한 입장을

내비추고 있을 정도니, 그들이 처한 운명이 얼마나 암담한지를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다.

 

단순히 흡연자 vs  비흡연자의 문제로 단정 짓기보다는, PC방 업계와 전면 금연화에 대한

우리들의 냉철한 판단과 뜨거운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 Zel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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