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인의 첫사랑이야기 (4438) 추천자료


매우 긴글이지만...

한번 시간 되면 꼭 일어보세요...ㅠ

고대생과 연대생의 사랑이야기처럼

아주 아련하네요....^^:;;

안녕.



아무리 여기가 좆게이들이 판을 치는 일베라도, 



다들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냐?



ㅇㅇ 형도,



그 누구한테도 꿇리지 않을만큼 힘들고 아프지만 아름답게 사랑했던 기억이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이야기의 시작은 내가 좆고딩 3학년이던, 2005년으로 올라간다.



믿어도 그만, 안믿어도 그만. 난 그래도 공부를 조금 했던 편이었어.



내신으론 학교에서 거의 한두손가락 안에 들었지. 



그 당시엔 수시 1차라는게 있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당시엔 공부를 존나게 하기 싫어서, 수시1차를 노렸어. 뭐 고작해봐야 반년이지만 수능때까지 공부할 여력이 없었거든.



원서비만 50만원가량 썼다면, 대충 얼마나 내가 공부하기 싫었는지 감이 오려나.



서울대 빼고는 다 썼던거 같다.



그렇게,



8월달이되었어.





여기저기 논술시험도 보고, 면접도 보러다니면서 난 제법 내성이 생겼고 



마지막 그 학교에 시험을 보러갈때쯤엔, 존나 쿨하게 샤프랑 지우개 그리고 수험표한장만 달랑 들고 갔다.



난 존나 쿨하니까



면접 대기실에 앉아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김치걸들 얼굴에 점수나 매기고 있었지.



여기가 내가 원서 쓴 대학들 중에 제일 낮은 대학이라, 떨어져도 그만 붙어도 그만이란 생각이 컸었나봐.



다른애들은 존나 책도보고 뭐 끄적대기도 하고 있는데, 난 마냥 두리번거리기만 했다.



그 때,



면접 대기실 문이 열리더니 한 여인이 들어오더라.



몰라 처음봤어. 사람한테서 오오라가 나는거.



진짜 후광이 비치더라. 



면접시험 도와주러 온 재학생이었나봐. 앞에 다른 대학생애들끼리 모여있는 그룹에 가서 재밌게 웃고 떠들고 있더라구.







'우와 진짜 이쁘다.' 



별 수 있냐? 그냥 속으로 생각만 하고 말았지. 대기실에 있다가 시험보러 가는 애들한테 조막만한 사탕 몇개씩 손에 쥐어주는데



진짜 눈도 못마주치고 휙 지나왔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그녀를 처음 알게 됐어.



















#2.





시간이 흘러, 좆밥처럼 좋은 학교는 다 떨어지고 난 그 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그 날은 입학식 날이었어.



좆고딩티 좔좔 흐르는 남자애들 여자애들, 동기랍시고 지들끼리 웃고 떠드는데 나도 뭐



친구인척 헤헤 거리면서 걔네 무리에 껴서 입학식장으로 갔다.



큰 강당에서 입학식을 했는데, 왠 유니폼을 입은 남자여자들이 앞에서 학교소개 책자를 나눠주더라.



나랑 같이 간 동기애들은 꾸벅꾸벅 인사해가면서 다 받아들어가는데,



난 뭐 존나 마초 개 쿨남이니까 그냥 쌩까고 들어가려했다.



근데 누가 툭! 치더라.







"야 너 나알지! 넌 왜 이거 안받아가!"



뭐여? 라고 생각하면서 봤더니, 왠지 낯이 익은 얼굴을 한 여자가



완전 사랑스럽고 뾰루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떠라.



새침한기집애... 그래.



그녀였어.



나름 남자 컨셉이어서 시크하게 지나가려고 했는데, 순간 얼어버려서 머리만 긁적이면서 "아 죄송해요" 하고 받아서 들어갔다.



그때의 떨림이란.. 저 사람도 날 기억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



그래도 그 때까지는, 그냥 수많은 예쁜 대학생 누나들 중에 한명일거라 생각했다.



























#3.







학교에서 개강총회를 한다더라. 뭔지도 몰랐지. 그냥 한다니까 갔다. 



나름 친해진 남자애들 몇몇하고 같이 밥도 먹고, 술집에 갔어.



그녀도 왔더라. 



다른 애들은 1학년이라고 먼저 선배들한테 가서 술도 따라주고 번호도 먼저 물어보고 하는데,



난 뭐 좋게말하면 그냥 숫기가 없었고 나쁘게 말하면 좆밥이었나? 



그냥 나랑 제일 마음맞았던 동기놈하고 둘이서 한자리에 그냥 앉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다른 형이 와서 그러더라. 



너네가 1학년이니까, 선배들한테 먼저가서 번호도 물어보고 술도 한잔씩 받아먹고 하라고.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옮겨다니다가



그녀가 있는 테이블에 가게됐어. 



그때까진 나이도 몰랐고 학년도 몰랐고 이름도 몰랐다.



거기엔 누가봐도 노티나는 예비역형들이 엄청많고, 누나들 한 세네명이 있었는데



가서 술한잔씩 받고 번호를 형들한테 먼저 물어봤다. 



그리고 그 누나 차례.



쑥스럽게 물어봤어. 



"누나 번호좀 알려주세요^^;"



그녀는 내 핸드폰에 번호를 찍어줬고, 난 얼떨결에 얻은 그녀의 번호에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근데,



옆에서 다른 예비역 형이 그러더라.



"xx이 예쁘지? 우리과 킹카여~ 근데 어트카냐~ 얘는 남자친구가 있단다 ㅋㅋㅋ" 하면서 지들끼리 겁나 웃더라고.



나 솔직히 그때 망치로 뒤통수 맞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냥 예쁘다 예쁘다. 생각만 했었지 남자친구가 있을거라곤 생각도 안해봤거든.



사실 뭐 그땐 좋아한다는 감정보다는 여신이라고만 생각해서,,, 그냥 바라만 봤었지만.



암튼 그 때 괜히 우울해지더라. 





그래서 술집에서 나와 골목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어. 



아무것도 아닌데 괜히 씁쓸하길래...



그렇게 조금 있었을까. 



"야!" 



누가 날 부르길래 뒤돌아봤다. 



그녀였어. 



그 누나 친구랑 같이 집에가려고 나온모양이더라.



나보고 열심히하래 ㅋㅋㅋㅋ 자기가 지켜볼거라고.



지켜본단 말에 괜한 용기가 생겼는지는 모르겠다. 



"지금 집에 가시는거에요?"



물어봤어.



"응 갈껀데, 왜 너도 같이갈래?"









술집에 두고나온 가방이고 뭐고 다 필요없었다. 



그냥



"네!!" 





















#4.



같이 있던 누나 친구는 택시를 타고 먼저 집에 가고,



난 그녀랑 같이 걷게 됐어.



학교에서 15분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더라구.



나는 타지에서 와서 학교 앞에서 자취를 했거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가는데, 



일베 게이 너네가 그런 기분을 느껴봤으려나?



주변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보는데,



처음엔 난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내가 이런 여신급 여인하고 단 둘이 길을 걷고 있다는게 말이야.



근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걸어가면서 마주치는 남자들의 시선이 너무 따갑더라.



'저딴 새끼가 어떻게 저런 여자랑 같이다니지?' 란 



뭐 그런 기분 있잖냐.



사실 나도 그렇게 욕만해봤지 내가 직접 그런 시선을 느껴본적은 없었거든.



그래도 





뿌듯하더라.











걸으면서 누나가 자기 남자친구얘기를 하더라.



2월에 군대에갔대.



원래는 매일 남자친구가 집에 데려다줬는데, 요새는 집에 같이 갈 사람이 없어서 밤에 집 가는게 무섭다고하더라구.



근데 가다보니까 정말 음침한 골목길도 있고 그런게, 길이 제법 무섭게는 생겼더라.



내가 용기내서 말했다.



"다음번에도 혹시 같이 갈 사람 없고 무서우면 저 불러주세요!"



누난 피식 웃으면서 알았다고 하더라.



그렇게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고,



10분 남짓 한 우리집까지 오는 길에



난 진짜 하늘을 날으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았어. 



평생 추억하고 싶더라구.



그래서 뭔가를 남기기로 했지.



초중딩때 하던 러브장.









ㅋㅋㅋㅋ 여기서 그냥 내려버리는 애들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러브장은 아니고,



그거에 힌트를 얻어서 메일을 쓰기로 했어.



집에 가자마자 메일계정을 만들고



태희♡동건이



뭐 이런식으로 이름을 정한다음에,



그동안 그 누나에 대한 내 감정들을 솔직히 써내려갔어.



처음 수시 면접보러왔을때 봤던 이야기, 



입학식때 말 걸어줬던 이야기, 



학교에서 한두번 마주쳤을때 이야기,



그리고 그 날,



처음으로 함께 걸었던 이야기까지..







아 물론, 남자친구가 있다고 했으니 당장은 보여줄 생각이 없었어.



그냥 잠깐의 짝사랑일거라 생각하고 써내려갔지뭐. 그래도 만약 고백을 하게된다면,



1년뒤 군대갈때 쯤이나 메일 주소 남기고 갈 생각이었어.



메일에도 실제로 그렇게 썼고 말이야.

























#5.







그 뒤로 몇번, 누나를 만났다.



집에도 두어번 데려다주고, 밥사달란 핑계로 문자도 매일 보내고.



비가 오던 날이었나, 우산 빌려달라고 누나한테 문자가 와서 어쩌다 우리 집에 와서 같이 라면도 끓여 먹었어.



"우리집에서 라면먹고 갈래?" 이거 아니고 게이들아



그냥 순수히 라면만 먹었어. 



뭐 특별한 진전은 없었지만, 그냥 처음에 얼굴만 알고 멀리서 바라만 보던 과거의 나에 비해 굉장한 발전이라 생각했기에,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그리고 그 날이 됐어.







그날도 문자를 밤늦게까지 주고 받고 있었지.



그러다 누나가 그러더라.







[너가 여자였으면 참 좋았을 텐데]







누나 왈, 우리과는 사람이 많지가 않아서, 남자여자 같이 조금만 붙어다녀도 소문이 이상하게 난대.



그래서 내가 여자였으면 정말 더 편하고 친하게 같이 다닐 수 있어서 좋았을 거라고 그러더라구.



난 그 때 왜 그걸 못참았는지.



괜히 울컥하더라.







[누난 지금까지 왜 제가 누나한테 계속 연락하고 데려다주고, 그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제서야 누나는 자긴 좋은 후배 잃기 싫다며.. 잠잘꺼라고 나도 자래.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리더라. 



사실 그동안 누나랑 같이 하면서 너무 행복했거든.



그리고,



그래서 더 힘들었거든.



이루어 질 수 없다는 것이.







그때 울컥했나봐.







[알겠어요. 더 이상 누나한테 피해 안가게 연락 안할게요.] 





라고 하면서



그동안 내가 메일을 써왔던 계정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보냈어.



어차피 끝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고 나서 핸드폰을 집어던지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데, 내 신세가 그렇게 처량할 수 없더라.





























#6.





[다 읽었네요 ^-^]







아직도 기억이 나.



사실 답장,, 기대는 안하려고 했는데 그래도 연락이 기다려 지더라구.



한 40분이 걸렸나,



손만 덜덜떨면서,눈에서 눈물만 흘리면서, 엉엉 울면서 그 긴 시간동안 담배만 피웠다.



근데 저렇게 문자가 왔어.



그러면서 그러더라.



자기는 그동안 자기 좋다고 하는 사람들한테는 선을 확실하게 그어왔대.



그게 자기 남자친구한테도, 또 자기 좋다고 하는 사람한테도 최대한 상처를 주지 않는거라 생각해서.







근데 나한텐 못그러겠다더라. 



메일보고 많이 생각했대. 아 얘가 날 정말 많이 좋아하는구나 라고.







몰라 내가 호구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러면서 나한텐 못그러겠다고 한 그 말이 너무 기분이 좋더라.



난 누나한테 피해줄 생각 전혀 없다. 



그냥 지금처럼 어쩌다 한번씩 집에 데려다주고, 가끔 연락이나하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말했어. 누난 알겠다고, 자기 좋아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더라. 























#7.







그 다음날,



누나랑 만나서 데이트아닌 데이트를 했다. 같이 밥도먹고, 노래방도 가고, 시내 구경도 하고.



너무 행복했다.



근데 그날 밤.







내가 욕심을 부렸어.



앞으로 매일매일 집에 데려다주면 안되겠냐고 졸랐었거든.



누난 그건 좀 어려울거 같다고 말했고, 바보같은 나는



그럼 알겠다고, 그냥 나중에 시간되면 연락하라고 한다음에 문자를 끊었어.









그렇게 몇일? 우린 연락없는 채로 지냈지.



그리고 누나의 생일이 됐어.



3월말이었거든.



비록 지금 당장 연락은 안하지만, 그래도 누나한테 뭔가 해주고 싶어서



선물을 샀다.



작은 목걸이, 그리고 꽃바구니 하나.



직접 만나서 전해줄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과사무실에 찾아갔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그 누나 주소를 알아내고,



아파트 경비실에 선물을 맡겨놓고, 그리고 집에 왔다.



나름 기대했지 난.



요 몇일은 연락을 못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시 연락을 할수 있을줄 알고말이야.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어. 저녁 9시쯤 됐나?



문자가 오더라.







[너 지금 뭐하는거야. 당장 와서 이거 가져가]







솔직히 문자 울림소리에, 그리고 액정에 뜬 누나 이름에



아싸! 드디어 연락왔다! 하면서 방방 뛰었는데,



문자 내용이 충격적이더라.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어.







[에이~ 누나 생일이잖아요. 축하해요~ 그냥 받아둬요 부담스러워하긴 ㅋㅋ]







뭐 이런식으로 보냈던 거 같아.



근데 누난 진짜더라고.



당장 가져가라고, 안가져가면 자기가 우리집 찾아와서 놓고온다더라.



진짜...



선물한 사람 성의가 있는데, 어쩜 이렇게 차갑게 굴까 야속했어.



그래서 정 받기 싫으면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난 누나 선물해줄 생각에,



하루종일 신나서 돌아다녔고, 지금까지도 누나 기분좋아할 생각에 혼자 행복해하고 있었다고.



받기싫은 누나 마음은 알겠는데, 내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달라고 



뭐 그런 말을 했어. 근데,,,



기어이 우리집에 찾아와서 문앞에 놓고,,, 가더라



난 또 찌질이 병신마냥, 멀어져가는 그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어.



솔직히 오기가 생겨서 당장 뛰어나가서 택시타고 다시 누나네 집앞에 선물을 두고와버릴까 생각도 했는데 



그건 진짜 너무찌질한 것 같아서,,,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다가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8.







왠만하면 단념할 법도 한데,



사람 마음이란게 참 내 마음 같지 않더라.



그렇게 연락을 안한지 수 주가 흘렀어.



그 날 이후에도 난 꾸준히 메일을 썼고, 학교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그녈 볼 때마다



좋아하는 감정은 한없이 커져만 갔다.



그래도 그렇게 싫어했으니까, 연락만은 하지 않았어.



그냥 처음 계획대로, 묵묵히 1년동안 좋아하다가 군대나 가버려야지. 



그 생각뿐이었거든.



그런데,,,











누나한테 문자가 오더라.



뜬금없는 문자. 누가봐도 나한테 보낸 문자가 아닌 문자 있잖아.



처음 한번은 그냥 씹었어.



잘못보낸거였으니까.



근데 며칠 뒤에 또 그런 잘못보낸 문자가 오는거야.



그래서 답장을 했지.







[문자 잘못보내셨네요 누나.]









그렇게,



또 누나랑 연락을 하게 됐어.



사실 지금도 이해는 잘 안돼. 



물론 그땐 가끔 최근 보낸 번호로 문자보내다보면 잘못가는일이 있기도 했지만,



한 2~3주 정도 연락도 안했던 사람한테 두번이나 실수로 문자를 잘못보내는건,



글쎄.... 누나가 의도했던 거라고 생각하고 싶어 ^^;









그 날부터, 



다시 처음처럼 어쩌다 한번씩 집에도 데려다 주고, 이따금씩 문자연락도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손도 잡았어.



누나가 먼저 잡아달라고 해서 말이야.



난 생일선물 사건 이후로, 굉장히 소극적이었거든.



데려다달라고 먼저 말하지 않으면 이야길 꺼내지도 않았고,



내가 먼저 연락 하지도 않았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고, 최고의 매너라 생각했거든.



누날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손을 잡은 그 날이었나.









누나가 그러더라 왜그렇게 소심하냐고.



난 나름 누나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고 말을했고, 누나가 잠이 든 뒤에



메일에 썼어.



사실 생일 이후에 그냥 많이 누나 눈치보고 있다고 말이야.



그리고 다음날,































#9.







누나는 다시 연락하게 된 이후로 매일 내가 쓴 메일을 읽었어.



사실, 그런 소통 수단이 있다는게 되게 좋더라.



당장 내가 누나앞에서 작아지고 소심해서 하지 못하는 말을



나혼자 주절주절 써놓으면, 그걸 누나가 알아주게 되니까.



내가 그렇게 메일을 쓰고, 



학교 갔다와서 매일의 일상과 같이 누나 싸이에 들어갔어.



매일 누나 사진보는게 너무너무 좋았거든.



그리고 새로 쓴 다이어리가 있길래, 눌러봤지.











[난 이미 마음을 열었는데_ ]











이렇게 적혀있더라.



그 순간의 기쁨이란,



바로 누나한테 연락했어. 만나자고.







그렇게,



우리의 본격적인 러브스토리가 시작 되었거든.



























#10.







그렇게 한달쯤? 



정말 너무도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하루하루, 온 세상이 너무도 아름다워보였어.



혼자서 누날 짝사랑 하던 때는 이 대학에 온거에서부터,



왜 태어났는지 까지 회의감으로 가득찼었는데,



그 땐 정말 세상이 날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시험기간이 되서, 누나랑 같이 도서관에 갔다.



한참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누나가 날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



나도 누날 보고 씨익 웃었어.



그러니까 누나가,



책상에 글을 쓰더라.









[나 미국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영화 속 주인공이 된거 같았다.



이게 소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이야.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나도 책상에 썼어.



[언제가요?]



...........







[8월에]







........

















[언제 결정난거였는데요?]





.............





[지난 달에,,, 미안해]





..............





몰라 누나랑 마주보고 앉아있었는데,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그냥 가방 들쳐매고 바로 도서관을 빠져나왔어.







그냥...



그냥 무작정 걸었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는데,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없더라.



누나가 싫다고 해서 끊었던 담배를 샀어.



그리고 어느 골목 길가에 앉아서 담배만 하염없이 피우면서 눈물을 흘렸다.



난 술을 잘 못하거든. 처음에도 그랬고, 담배가 내 유일한 탈출구였어.











그 당시가 기말고사 시즌이어서, 6월쯤이었거든.



한 달이 조금 더 되는 시간이 남아있더라.



지금 이제 막 누나랑 행복해지기 시작했는데,



벌써 이별이라니 너무 슬펐어.



정말...



정말



너무슬펐다.



























#11.







며칠 뒤에, 난 마음을 추스렸어.



사실 처음 입학할 때만 해도, 난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에도 너무 행복했었으니까.



그 때 생각을 하면 지금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큰 행복의 나날들이었으니까.



그래. 



그랬으니까.





남은 한달에 최선을 다하기로했어.



내게 남은 건 한달이지만, 하루를 일년처럼 보낼거라고 생각했지.



그럼 최소한 30년은 그녀와 함께할 수 있는 거니까 말이야.



그리고,









누나한테 말했어.



나랑 하고 싶은 거 없냐고.



방학이 되서 난 잠시 집에 다녀와야 했고,



누나도 출국준비때문에 그 주 주말엔 바쁘다고 했었거든.



주말동안,



나랑 하고싶은거 종이에 하나씩 적어보라고 했어.









그리고 다시 만났을때,



정확히 79가지가 적혀져 있는 연습장 종이를 한 장 들고 누나가 나타났다.



놀이동산 놀러가기부터, 커플 핸드폰줄 맞추보기 같은 자잘한 것 까지 말이야.



그 날부터 시작이었어. 누나가 적어온, 가고싶다는 곳 하나씩 다 가보고,



먹고싶단거, 해보고 싶단거 하나씩하나씩 다 해나갔어.



해외여행같은 실현 불가능한 것 몇가지 빼놓고는, 정말 누나가 떠나기 전에 다 해서 보내고 싶었거든.



























#12.







그리고 출국 전 날 밤이 됐어.



열심히 한다고 했어도, 아직 못해본게 꽤 많았고 



난 집에서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들만 추려서 준비했지.



그리고 근처 야외 공연장에 갔어.



예전에 한번 같이 갔었는데, 사람도 없고 조용한데



객석에 누나가 앉아있고 내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제법 분위기 있고 괜찮았거든. 그래서 누나가 거기 또한번 가는걸 연습장에 적어뒀고 말이야.







나이키 덩크 하이 신발상자에, 내가 준비한 몇가지를 넣어서 종이가방에 들고 갔다.



누나가 뭐냐고 물어봤을 땐, 



동생이 자기 신을거라고 집에서 보내달라고 해서, 이따 편의점에서 택배로 붙여줄꺼라고만 얼버무리고 말이야.







그렇게 야외공연장에 가서 



도란도란 얘기를 했다. 



그리고,



신발상자에서 케잌을 꺼냈어.



물론 진짜 생일은 지났찌만, 누나가 천주교였거든.



근데 천주교 영세받은 날을 천주교에선 생일로 치는 거라며? 



ㅇㅇ 그날이 마침 그 날이었거든.



그래서 케잌을 샀지. 







"이게 뭐야?"



"누나 오늘이 생일이잖아요^^"







난 그냥 씨익 웃고, 초를 꼽고 노랠 불렀어.



누나가 초를 후~ 불어서 끄고 나서,



난 주섬주섬 



또 다른 초를 꺼냈다.



























#13.







너네 파송송 계란탁이란 영화 봤냐?



임창정이 주연인 영환데, 



젊었을때 싸질러 놓은 애가, 나이먹고 꼬맹이가 되서 갈데가 없어져갖고 다시 아빠인 임창정을 찾아가는 내용이야.



첨엔 마냥 놀고싶어하는 임창정이, 그 꼬맹이 엄청 싫어하고 귀찮아하다가



걔가 불치병에 걸렸단 걸 알고 다시 잘해주려는,, 



그런 진부한 스토리의 영환데.



거기서 임창정이 꼬맹이한테 생일파티를 해주거든.



만약에 걔가 7살이면, 초를 7개 꼽아놓고 노래를 한번 불러주고



와~ 하면서 꼬맹이가 초를 끄고 나니까



초를 하나씩 빼가면서,



6살, 5살,4살, ,,,, 1살까지,,







자기가 그동안 못해준 생일축하 노래를 다 불러주는거야.



난 그장면을 너무 감명깊게 봤거든.



누나도 그 영화를 봤다고 해서,



거기서 힌트를 얻었지.























#14.







"??????????"



어리둥절해하는 누날 보면서 난 초를 하나 더 꼽았고, 노랠 불렀어.



누나도 그냥 따라 부르고 초를 껐지.



그렇게,





.....





누나가 미국에 있어서 못해줄 생일축하노래 한번,



내가 군대가서 못해줄 노래 두번,



우린 총 세번의 노랠 더 불렀어.



그리고 초를 하나 더 꺼냈지.







"이건, 다음에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됐을때, 그 해의 생일을 위한거에요. 그 땐 우리 이거 하나만 꼽고 노래불러요."









별 시덥지 않은 의미부여일 수 있겠지만, 



그냥 그랬다.



누나도 알겠다고 고갤 끄덕였고말이야.



그리고 나서,



신발상자에서 주섬주섬 준비한 선물들을 하나씩 꺼냈어.









"난 그남자 그여자란 책 되게 재밌게 읽었는데, 2권 나왔다던데 그것도 너무 읽어보고 싶어!!" 라고 말해서 샀던 책 한권,



같이 놀러갔던 곳에서 



"와~ 미국에서 이거 켜두고 책보면 되게 분위기 있겠다." 라고 말했던, 향초 하나,



같이 찍은 사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찍었던 스티커사진,, 방 안에서 보라고 액자에 넣은 사진 하나,



함께 불꽃놀이를 했으면 좋겠따고 연습장에 적어뒀길래 샀던, LOVE 같은거 그리는 불꽃 막대기 여러개,



또 놀러갔을 때 갖고 싶어 했던 그저 그런 커플 핸드폰 줄 하나.









뭐 그런 자질구레한 선물들이었어.



누나 못만나는 주말에 이곳 저곳 다시 찾아다니고, 먼 곳은 인터넷주문도 해가면서 구해온 것들이었지.



한두개 더 있었는데 잘은 기억이 안나네.



그리고 누나가 노래를 불러달라해서 무대로 나갔어.









한곡,



두곡,,,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되서 최선을 다해 불렀다.



누난 객석에서 불꽃막대기를 들고 살짝살짞 흔들어주고,



난 눈물을 머금고 노랠 불렀어.



그렇게 한참을 있었나?



누나가 무대로 올라와서 날 안아줬어.



























#15.







사실 난 그동안 누나한테 사랑한단 말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어.



누나도 왜 말 안해주냐고 대놓고 물어본 적도 있었는데,



그냥 그때마다 







"제가 누나 되게 많이 좋아하는거 알잖아요^^"











하고 넘어갔거든.



왠지,, 아껴두고 싶었어. 



함부로 내가 누나한테 사랑한다고 해도 되는걸까 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었구.







근데,





그날은 꼭 해주고 싶더라



그 사랑한단말.









그래서 안은 채로 누나한테 속삭였다.







"사랑해요.."







나름 용기내서 말한건데,,



누나가 못들었다고 하더라. 다시말해달라고,







"사랑해요...!"





한번 더 묻더라고... 





"뭐라구?????"











"사랑해요!!!!!! ㅁㅁ누나 사랑해요!!!! ㅁㅁ아 사랑해!!!!!!!!!!!!!"



















오글 토글인건 아는데,



그냥 그 순간엔 너무 간절했고,



또 정말 너무 사랑했어.



누나도 나한테 그 날 처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줬고,



우린 그렇게 한참을 서로 부둥켜 안은채, 



수십번을 사랑한다고 외쳤다.



























#16.







시간이 많이 흘렀어. 누난 미국에서 잘 지내는 것 같았고,



나도 나 나름대로 학교에서 열심히 생활했다.



메일도 주고받고, 짧지만 매일 서로 모닝콜도 해줘가면서 말이야.











근데,,,



누난 거기서 굉장히 외롭고 힘들어했었어.



아무래도 낯선 곳에 가 있으니까 그랬겠지.



자기 마음좀 잡아달라고, 어딘가로 확 도망가버리고 싶다고,



그런말을 되게 많이 했었어.



그리고,,,

























"잘 지내..."



"잘 지내요 누나.."













이게 우리의 마지막 통화였다.



서로 싸움을 했던 것도 아니었고,



누군가가 바람이 나서도 아니었어.



단지 그냥, 



서로가 이제는 떠나야할 때라고 느꼈던 거였지.



누나도 나도, 



서로 울먹이긴 했지만 누구도 붙잡지는 않았어.



서로의 행복만을 빌어주면서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통화는 끝이 났어.















지금도 가끔 누가 물어볼 때가 있다.



"넌 사귀다가 좋게 헤어져본적 있냐?" 라고,



그 때마다 난 당당히 대답해.









"아주 아름답게 사랑했고 또 그렇게 헤어져본 적은 있다." 라고....





































다 써놓고 한번 날려서 내용이 부실해졌다ㅜ

인증은 그냥 그때 썼던 메일 캡쳐한거나 올릴게.

지금도 저기 들어가면 시간이 멈춰있는 것 같아..



거의 세시간은 쓴거 같네 ㅋㅋㅋ 

전부 다 읽을 놈들이 몇이나 될지는 몰라도,

이거 읽고나서 정말 사랑했던 예전 그사람, 혹은 지금 사랑하고 있는 그사람이 떠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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