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재기와 좋은 사재기? (8937)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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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생각하는 "사재기" 라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을 많이 갖는데요, 사재기가 꼭 부정적인 요소만을 내포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온라인게임 상에선 분명 "나쁜 사재기" 가 있고 또 "좋은 사재기" 도 있습니다. 나쁜 사재기면 나쁜 사재기지 좋은 사재기는 또 뭐냐구요?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나쁜 사재기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쁜 사재기가 뭔지. 온라인게임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항상 목격할 수 있는 행위니까요. 탐욕에 따라 과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특정 아이템을 사 들여서 결국엔 해당 아이템을 독점 공급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재기꾼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비교적 쉽게 해당 아이템의 시세를 얼마든지 조작을 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되면 게임 내 경제는 상당히 혼탁해지고 일반 유저들에게 피해가 집중됩니다. 보통의 유저들은 필요한 아이템을 제 때에 구매하지 못 할 뿐더러 적지 않은 가격에 박탈감까지 얻게 되어 이는 결국 게임에 대한 흥미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나쁜 사재기꾼의 패악은 크게 봐선 게임 전반에 보이지 않는 많은 피해를 가져다 주게 됩니다. 아무리 게임 내 경제도 "자본주의" 가 점령하고 있다지만  이 "영혼없는 자본" 은 선량한 유저들을 이탈시킬 수도, 게임을 망칠 수도 있는 불쾌한 존재인 것입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디아블로3" 의 경매장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극심한 아이템 가격 상승" 을 들 수 있겠습니다.

디아블로3는 아이템에 많은 옵션들이 다양하게 랜덤하게 붙는 형식의 시스템이지만 결국엔 유저들이 따로 선호하는 옵션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옵션들이 붙은 아이템들은 당연히 희소성이 있고 또 "시세" 가 높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사재기꾼이 이를 놓치지 않고 좀 좋다 싶은 아이템들을 모조리 휩쓸어 "매점매석" 을 하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디아블로3의 불지옥 난이도는 매우 높은 수준의 아이템들이 필요해서 그런 아이템들의 수요가 매우 많은데 이렇게 매점매석을 통해 시세를 급등시켜 놓으면 그 피해는 보통의 유저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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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 인터뷰에서 시세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디아블로3 개발자의 인터뷰 내용. 

 

이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괜찮은 장비를 구할 수 없다며 게임을 떠나는 유저가 많은 실정입니다. 본래 경매장의 취지는 유저들의 원활한 플레이를 돕기 위한 것이었는데 도리어 현재는 유저들에게 박탈감만 안겨주는 이상한 도구로 변질된 상황인 것입니다.

 

#좋은 사재기

사재기꾼과 구매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사재기를 좋은 사재기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보통은 사재기꾼도 사재기로 인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음과 동시에 구매자 또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구할 수 있거나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됩니다.

최근 "던전앤파이터" 가 했던 어느 이벤트를 좋은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항아리 이벤트" 라고 해서 이 게임이 1년에 두 세번 정도 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고급 등급의 아이템 등장 확률이 평소 때보다 몇 배로 상향된 항아리를 판매하는 방식의 이벤트입니다. 이번엔 3배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벤트 전과 비교했을 때 3배의 득템 확률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가격은 똑같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벤트라서 일정기간 동안만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것이구요.

평소보다 훨씬 높은 득템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은 이 기회를 활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직접 항아리를 까서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얻는 것 말고도 돈을 벌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숨어 있죠. 바로 "항아리 사재기" 입니다. 이벤트 때만 파는 이 항아리를 본인의 능력 한도 내에서 최대한 사놓고 이벤트 후에 되파는 방식입니다.

이 항아리는 높은 효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반 항아리보다 3배 높은 확률을 가지고 있지만 시세는 일반 항아리의 판매 가격보다 3배를 넘지 않는 수준이 됩니다. 구매자의 입장에선 사실상 일반 항아리를 사는 것보다 이벤트 항아리를 사는 게 더 이익이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물량이 존재하는 한 구매자가 항상 있게 마련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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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만 살짝 굴려도 도덕적 문제없이 사재기로 큰 돈을 벌 수 있다.

 

이 때 사재기꾼에게는 도덕적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당초 NPC가 무제한으로 파는 항아리를 구입했기 때문에 매점매석을 통한 시세 조작 행위도 있을 수 없으며 오히려 구매자들은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셈이 됐으니까요. 도덕적 문제도 없이 손쉽게 돈을 번 셈이 된 겁니다. 이는 타 게임에서도 충분히 Tip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니 잘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이 머리만 살짝 굴려도 문제없이 돈을 잘 벌 수 있는 곳이 바로 온라인게임 속입니다.

 

마치며...

우리 적어도 나쁜 사재기는 하지 맙시다. 물론 나쁜 사재기나 좋은 사재기나 결국 돈을 벌기 위한 행위 임엔 차이가 없으나 나쁜 사재기는 결국 오로지 돈 만을 생각하는 "영혼없는 노예" 에 불과함을 알아야 합니다. 돈만 벌 수 있다면 다른 유저가 피해를 봐도 상관없고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이 피해를 봐도 상관없다는 사고 방식 가지고는 결국 돈을 벌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만큼 자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셈이 될 겁니다. (자꾸 영혼 드립해서 죄송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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