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충격적인 국내 메이저 게임사들의 현실 (8082) 시사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사들의 세력 구도가 미묘하지만 점차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는 겉으로만 보면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 점차 큰 변화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있는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마치 피처폰이 대세였던 시기에 막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미묘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시작할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이후 결국 스마트폰이 새로운 세상을 열지 않았는가?

먼저 국내 3대 메이저 게임사 중 한 곳인 "넥슨" 을 보자.

아, 이제는 국내 게임사라고 하기엔 약간은 불편한 점이 따른다. 아시다시피 넥슨은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한국 국내 상장이 아닌 일본으로 옮겨가 상장을 해버린다. 즉 한국 기업이 아닌 일본 기업이 된 것이다. 그리고 본사도 일본으로 옮겨가 버리고 한국의 넥슨은 "넥슨 코리아" 로 이름이 변경된다.  고로 일본회사 넥슨의 한국 법인이 바로 넥슨 코리아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넥슨은 사실상 한국과 관계없는 일본 회사가 됐다고 비아냥거리며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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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버젓이 "넥슨코리아" 가 쓰인다. 

 

또한 듣기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 쪽에 의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져 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미 넥슨은 일본 기업이 됐던 것이었고 상장은 단지 공개적인 발표일 뿐인 게 된다. 그럼 이제 더이상 넥슨을 한국 게임사로 부를 수 없게 되는 것인가? 한국엔 이제 넥슨은 없고 넥슨 코리아만 남게 되는 것인가?

넥슨과 수위 경쟁을 하는 "엔씨소프트" 를 보자.

얼마 전에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바로 엔씨소프트의 사장(김택진)이 현금을 확보한답시고 넥슨에 대량의 주식을 판매하고 이에 넥슨이 1대 주주로 올라선 일 말이다. 경쟁사를 경영권에 간섭할 수 있는 위치로 의도적으로 올려 놓은 것이다.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 가능한가?  이때문에 항간에는 엔씨소프트 사장이 게임 사업에 손을 떼고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대량의 주식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했다는 얘기도 들려 온다. 다른 곳도 아닌 경쟁사에 1대 주주 자리까지 내주면서 현금 확보할 일이 과연 무엇일까? 그 얘기가 그다지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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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많은 "블레이드 앤 소울"

엔씨소프트는 이번에 마케팅 비용때문에 꽤 많은 적자를 보았다고 한다.

 

이에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조심스럽게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 합병" 을 예측해본다.

넥슨에 대량의 주식을 내준 건 후에 있을 인수 합병의 사전 포석일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급작스런 인수 합병은 여러모로 적잖은 후유증이 있을 수 있으니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아가는 과정일 거라는 것이다. 더구나 모 인터넷 기사를 보니 최근에 엔씨소프트에서 적잖은 규모의 구조조정까지 실시했다고 한다. 경쟁력이 적은 게임들을 하나 둘씩 정리하면서 인원 감축까지 시도하고 있다? 물론 최근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조금 안 좋다고는 하지만 여러 상황을 보면 넥슨의 인수 합병이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닐 것 같다.

꾸준한 퍼블리싱 능력으로 메이져 게임사의 위치에 오른 "네오위즈"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에 비해선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지만 "피망" 이라는 게임포털을 운영하면서 보여준 꾸준한 퍼블리싱 능력으로 어느덧 메이져 게임사의 위치에 오른 게임사가 바로 "네오위즈" 이다. 현재 피파온라인2, 스페셜포스 등 다양한 인기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특히 피파온라인2는 큰 인기를 구가하며 오랫동안 게임 순위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중이다. 또 국내에선 좀 미약하지만 "크로스파이어" 같은 경우엔 중국시장에서 꽤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네오위즈는 매우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먼저, 피파온라인2의 개발사 "EA" 가 후속작인 피파온라인3의 퍼블리싱권을 네오위즈가 아닌 넥슨에게 줘버렸다. 더 큰 문제는 피파온라인의 특성상 후속작을 내놓으면 전작은 자동으로 서비스를 종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EA와 FIFA 측의 계약때문인데 "선수 라이센스" 등의 관련 문제때문에 후속작이 나오면 전작에는 더이상 이를 업데이트 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EA와 네오위즈의 협상에 의해 변경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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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가 지속되냐 마냐 하는 기사가 줄줄이 나오는 시점에도 여전히 고가의 캐시아이템을 판매하는 중 

 

또, 중국에서 큰 인기인 크로스파이어의 경우엔 해당 개발사가 더이상 네오위즈가 아닌 중국 현지 게임사와 손을 잡고 중국 내 서비스를 하겠다며 선언한 상태라고 한다. 당연히 중국 게임사가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한 탓일 텐데 이렇게 되면 네오위즈의 입장에선 큰 시장을 잃게 되는 셈이므로 큰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모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이 두 게임이 네오위즈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0% 가 넘어간다고 한다. 이 정도가 되면 단순한 타격이 아닌 회사가 휘청휘청대는 수준인 셈이다. 때문에 네오위즈의 매각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는데 상황으로 보건데 매각설이 무리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중국의 거대 게임사들이 점점 몰려들고 있다.

요즘 보이는 수입 게임들에서 점점 중국 게임사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 빈도수가 늘고 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중국의 거대 게임사 "쿤룬, 샨다, 더나인 등" 이 그렇다. 이들은 이전에 한국 게임사를 통해서 자사 게임들을 퍼블리싱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직접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퍼블리싱하는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본격적인 한국 시장 정복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안 그래도 웹게임을 중심으로 많은 중국산 게임들이 몰려 들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중국 거대 게임사들이 직접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되니 앞으로는 중국산 게임들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중국산 게임들 중에서도 경쟁력 있는 게임들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인기 중국 게임들 또한 더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따로 있다.

이들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게임사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의 중소 게임사들을 흡수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물론 현재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외국계열 회사가 보다 용이하게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하려고 할 때 현지 회사를 흡수하는 것만큼 효율적인 방법도 없다. 물론 이는 적잖은 자금이 소요되지만 이들이 적잖은 규모의 중국 시장에서 성장한 거대 게임사인 만큼 이미 상당한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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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설립된 쿤룬코리아는 이미 여러 개의 게임을 내놨다.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사들을 하나 둘씩 흡수하다 보면 점점 시장 지배력은 커질 테고 그럼 강한 영향력을 지닌 제 2의 넥슨, 엔씨소프트가 중국계열 회사에 의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로썬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네오위즈를 언젠간 중국 게임사가 인수할 수도 있는 일이고 말이다.

현재 많은 분들이 중국 게임 및 게임사를 무시하고 계신데 언젠간 눈 깜짝 했는데 중국 게임 및 게임사에 점령 당해 있는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맞이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절대로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치며...

일본 시장에 상장된 "넥슨", 그런 넥슨에 인수 합병된 "엔씨소프트", 한국 중소 게임사를 흡수한 "중국 게임사", 또 그런 중국 게임사에 흡수된 "네오위즈" . 물론 비약이 쩔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미래도 아니라고 본다. 한국 시장의 메이저 게임사에 순수 한국 기업이 없는 상황, 한국 시장이 외국 계열 회사에 점령된 상황은 단지 내 기우, 망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불안불안 한 건 어쩔 수 없다.

다양한 게임들을 접해볼 수 있고 다양한 게임사들이 발전적인 경쟁을 하면서 시장의 퀄리티를 증대시키는 건 아주 환영할 만하지만 외국 계열에 국내 게임 산업이 점령 당하고 주도권을 뺏긴다는 건 매우 씁쓸하다. 이에 정부는 규제나 할 생각은 접고 뭔가 건설적인 정책이나 많이 내놔줬으면 한다. 또 게임사들은 대충 외국게임 수입해서 한탕이나 노리자 하는 생각은 버리고 말이다. 유저는 뭐 알아서 해라...

글을 마치려고 하니 왠지 내가 너무 앞서간 느낌이 확 들긴 하는데 요즘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고 (어느 정도 비약이 있지만) 저런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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