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2는 열혈강호1 꼴만 나지 말아라! (11820)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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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강호2의 CBT 소식을 들으며...

현재 열혈강호2가 CBT를 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저는 소식을 너무 뒤늦게 접해서 테스터에 응모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손만 빨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사실 제가 이 게임에 관심을 갖는 건 단지 게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은 아닙니다. 오로지 전작인 열혈강호1의 후속작이기 때문이죠.

그게 그거 아니냐 하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다릅니다. 왜냐하면 저는 열혈강호1에 꽤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열혈강호1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과연 그 후속작은 어떤 식으로 등장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함이 매우 큽니다. 여기서 열혈강호1 하면 꽤 인기도 끌었었고 나름 성공도 하고 현재도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인데 왜 부정적으로 보느냐 하고 궁금해 하실 거라 봅니다.

사연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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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인이 어느날부턴가 갑자기 "열강, 열강"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더군요. 아니 진짜 노래를 불렀다는 게 아니고 열혈강호 재밌다 어쩌다 라며 저한테 막 같이 하자고 하는 거였습니다. 저는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당시 열혈강호가 꽤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고 어차피 무료게임이니 해보고 영 아니다 생각되면 바로 관두면 되겠다 싶은 생각에 한번 해보기로 했죠.

첫인상 나쁘지 않았습니다. 3,4등신 되는 캐주얼 풍의 나름 귀여운 캐릭터가 인상적이었고 자칫 잘못하면 칙칙하게만 보일 수 있는 무협 풍의 배경도 비교적 깔끔하고 화사하게 구현해 놓은 점이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 수록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별 내용이 없었습니다. 단순히 노가다 일색의 게임 진행이었습니다. 사냥터 하나에 자리잡고 사냥하다 레벨 좀 오르면 장비 대충 맞추고 다음 사냥터로 이동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퀘스트는 존재감도 없었구요. 이 게임보다 훨씬 전에 서비스를 시작했던 게임들의 구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더 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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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이 게임은 "근본이 없는" 게임이 아니었단 거죠. 차라리 근본이 없는 게임이라면 대충 이해라도 했지 이 게임은 다들 아시다시피 "열혈강호" 라는 동명의 유명한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개발된 게임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뼈저리게 했던 생각은,

'이런 좋은 원작을 가지고 고작 이런 게임을 만들었단 말인가?'

제가 봤을 땐, 이 게임에서 원작의 의미를 찾기는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고작 배경이나 분위기나 얻으려고 원작의 이름을 가져다 쓴 건가? 할 정도였습니다. 이미 대충 만들어 놓은 게임을 그냥 내놓기엔 상품성이 떨어질 것 같으니 이름 있는 원작 하나 붙여보자 해서 나온 게 이 게임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 정도로 원작의 존재가 무색할 정도로 게임 속에선 원작이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고 원작의 자리는 오로지 "노가다" 만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더 심각한 건, "오토" 문제였습니다.

참나, 어딜가나 오토가 있더군요. 노가다 일색의 게임이라 괜찮은 사냥터 찾아서 자리 잡고 빨리 레벨업을 해야 하는데 가는 곳 마다 오토가 있으니 유저의 입장에선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말을 걸어도 묵묵부답 아니 칼질이 대답이었나? 노가다 게임인데 노가다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니?

더 더 심각한 건, 이에 대한 운영자의 안일한 대응이었습니다.

이건 심하다 싶어서 자유게시판을 훑었더니 역시나 오토에 대해 성토하는 글들이 꽤 많더군요. 하루이틀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온갖 사냥터에서 아주아주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오토였는데 이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건 다분히 "고의" 라고밖에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거죠, 현상유지를 위해 오토를 일부러 방치하는 것 말입니다. 어찌됐든 오토도 유저고 이들때문에 동시접속자 수도 어느 정도 유지될 것이고 유료아이템도 소비가 될 것이기 때문에 단지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며 현상유지를 하려 한 것이죠.

저는 지인들이랑 같이 하게 된 게임은 왠만해선 처음엔 별로여도 재미를 붙여 보려고 꽤 노력하는 스타일입니다. 사실 그때 이 게임도 그렇게 하려고 했죠. 하지만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는 바람에 결국엔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실망은 둘째치고 여러모로 기분까지 나빴으니까 말 다했죠.

그때 받았던 열혈강호1에 대한 인상을 떠올리며 현재 한창 테스트를 하고 있는 열혈강호2를 보면 참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 게임은 괜찮을까?'

'이 게임도 노가다 일색일까?'

'설마 또 원작 이름만 팔아먹는 건 아니겠지?'

'이번에도 오토 방치하면 정말 답이 없을 텐데...'

아무쪼록 열혈강호2는 열혈강호1과는 다르게 좀 더 원작의 풍미를 느낄 수 있게 원작에 충실하고 기본에 충실하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준이 높아만 가는 온라인게임계에선 그런 게임은 더이상 안 통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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