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천국에서 있었던 일... (6662) 일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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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김밥 한입~ 돈은 현금으로 내주세요~아~"

"저..저기 지금 카..카드 밖에 없..."

며칠 전 저녁, 친구와 함께 간단히 요기라도 할 겸해서 찾은 김밥천국...

정말 간단히, 그냥 라볶이에 만두 세개랑 달걀 한개 얹은 스페셜 라볶이 1인분과 김밥 한 줄을 주문하고 이런 저런 잡소리를 늘어 놓으면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던 어느 때에...

어느 여성 분이 들어와서 포장해서 가져가겠다며 김밥 중엔 나름 럭셔리한 참치 김밥 한 줄을 주문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 같은 광경은 김밥천국에선 흔한 광경이므로 그다지 특별할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그 여성 분이 주문했던 참치 김밥이 완성되고 계산을 하려는 때부터 내가 목격한 인상적인 일이 시작이 된다.

종업원인 아주머니에게서 참치 김밥을 건네 받기 전 계산을 하려던 이 여성 분은 태연하게 카드 하나를 꺼내면서,

"카드 되죠?"

라는 말과 함께 당연하다는 듯이 카드를 아주머니에게 건네주려 하는 것이었다. 이에 아주머니가 하는 말이,

"저기...카드는 5천원 이상부터 되요..."

그러자 카드를 건네주려 했던 여성 분은 조금 무안한 듯이,

"아? 그래요? 지금 현금이 없는데...주위에 현금 지급기 같은 거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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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두 사람이서 중얼중얼 어쩌구한 후 여성 분이 곧 현금을 찾아 오겠다며 가게 문을 나섰고 해프닝은 여기서 끝나는 듯 했다. 카드 만능주의 혹은 카드 지상주의에 빠진 듯한 여성 손님을 그래도 침착하게 대응한 아주머니의 모습에, 사실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얼굴 붉히지 않고 잘 했다고 나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돈을 찾으러 문을 나선 여성 분이 나가자마자 다른 쪽에 있었던 종업원 아주머니가 다가오더니 그 아주머니와 함께 같이 그 여성 분을 험담하는 것이 아닌가?

"뭐 저런 게 다 있어? 고작 김밥 한 줄 사놓고 카드를 내냐?

"진짜 웃긴 여자네"

등등 주절주절...

앞에선 그래도 고객이라고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바로 돌아서자마자 저런 험담을 하는 것이었다. 옆에서 라볶이 먹고 있던 내가 깜짝 놀랄 정도로 순식간에 바뀐 반응이었다. 적어도 다른 손님들이 듣는 곳에선 험담을 자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서비스의 실체는 이런 것이었나? 라는 생각에 새삼스럽지만 좀 많이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나랏님도 없는 곳에선 이리 까이고 저리 까이는 게 사람 사는 세상이라지만...

친구와 내가 그 가게를 나서면서 친구에게 우스갯소리로 한마디했다.

"야, 설마 우리도 험담하고 있는 거 아니야?"

"왜?"

"장정 둘이서 고작 라볶이 하나랑 김밥 한 줄만 먹고 갔다고 말이야 ㅋㅋㅋ"

"설마ㅋㅋㅋ"

겉으론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 진짜로 그럴 거 같다는 느낌에 공포감(?)이 슬슬 엄습해 왔다.

 

참고로 말하자면,

우리가 라볶이 다 먹고 나올 때쯤이 20분이 지난 후였는데 그때까지도 돈 찾으러 나간 그 여성 분은 돌아오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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