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 이전까지의 게임에선 딱히 HP와 MP를 색상으로 나타낼 생각 자체를 안했었고 '빨간약' '파란약' 둘다 섞은 '보라약'의 회복약 색상 개념을 도입한것도 디아블로가 아마 처음일듯.. 애당초 DD기반의 RPG들은 마나를 소모해서 마법을 쓴다는 개념 자체가 없고 다들 메모라이즈해서 썼으니 마나약같은게 나올 이유가 없고 실질적으로 MP를 사용해서 마법을 사용한다는 개념이 등장했던 게 일본식 RPG에서인데 그래픽 성능의 제약으로 회복약은 거의 인벤토리에서 '포션' 이라는 글자 한줄로 표시됐고 나중에 용량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진 SFC시대 이후에 와서야 약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 무렵 일본 RPG에서 회복약의 색상은 녹색이나 파란색으로, 마나약은 주로 보라색으로 나타납니다. 왜 이런고 하면 '힐'마법의 이펙트 색상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듯 하네요. 마나약이 보라색인 이유는 아무래도 보라색이 좀 오컬트적인 색상이라서 그런것 같네요. 이러던 게 디아블로의 히트로 아류작이 양산되면서 (이 시기에 일부러 덜 비슷해 보이려고 색깔을 다르게 하려는 시도는 많이 있긴 했습니다만) HP-빨간색, MP-파란색이라는 개념이 정착된 것 같네요.
그리고 '마나' 라는 개념은 멜라네시아인들의 원시종교에서 나온 말로 물건이나 언령, 인물 등에 내포된 불가해한 힘 들을 의미합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게 아닌데 그게 파란색이라는 근거가 어디 있나요?
예를 들어서 커다란 호랑이가 마을을 습격했는데 족장이 용맹하게 나서서 칼로 호랑이를 찔러 죽였다. 라고 한다면 멜라네시안들은 족장과 그의 칼에 영험한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즉 족장의 칼에 '마나'가 있어서 그것이 적을 이기게 해 주었다고 생각하는거죠. 마나가 무슨 대기중의 원소의 힘이네 하는 설정은 근래에 와서 가공된 개념이지 그게 무슨 원래부터 파란색이었고 중세 문학에서 등장했다는건 금시초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