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2002년 대선 출마 당시 동영상, 네티즌 ‘울려’

2008년 6월 5일(목) 9:29 [경향신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이 동영상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출마 당시 당원들에게 주장했던 출마의 변이 담겼다. 그리고 지난 1일 촛불집회시 경찰이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면서 무력진압했던 부분까지도 포함돼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이 동영상은 4일 오전부터 인터넷 포털 네이버, 다음 아고라 등에 퍼지면서 순식간에 조회수 3만여건과 2000여개의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동영상에서 노 전 대통령은 “...문제는 사회적 신뢰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입니다. 조선 건국 이래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한 번도 권력을 바꿔 보지 못했다”면서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 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 지라도, 권력에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은 전부 죽임을 당했고, 그의 자손들까지 여러번 멸문지화를 당했고 패가망신 했습니다”라며 말문을 텄다.

노 전 대통령은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습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지고 있어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요.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그는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줬던 저희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고 했다. 80년대 시위하다 감옥 간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 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고 했다며 살아왔던 역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 당당하게, 권력을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영상 중간에 10대 여성은 “우린 평화시위를 하러 왔는데 경찰이 이렇게 살수차를 뿌려대고, 시민들에게 이렇게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것도 싫고...”라며, 다른 남성은 “(정부가)국민의 의견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간섭하려고 하는데...마음에 안들고 불합리하다”고 말하면서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이와 함께 동영상을 본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노 전 대통령이 그립다”, “그에게 감동했다”는 글을 올려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초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게시판에 “가장 가까이에 계셨던 우리의 지도자, 멀리보는 안목을 지니셨던분, 국민에겐 겸손하며 조·중·동과 권력앞에선 항상 당당하셨던 분입니다. 몇번을 봐도 눈물만 나네요. 그립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또 아이디 칠미사랑은 “우린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진심이 무엇이었는지 전 언제나 당신곁에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 이고요. 당신이 쌓아 놓은 이 자유 지켜 낼 것 입니다. 우리 국민 하나가 되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달 2일부터 시작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시위가 5일 29회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전 2시40분께 서울시청 광장 내 분수대 옆에서 김 모씨(56)씨가 페트병에 담긴 인화성 물질을 몸에 부은 뒤 분신자살을 기도해 또 다른 파장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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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기는 가슴 안고 사라졌던 이땅의 피울음 있다
부둥킨 두 팔에 솟아나는 하얀 옷의 핏줄기 있다
해뜨는 동해에서 해지는 서해까지 뜨거운 남도에서~
광활한 만주벌판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
다시 서 는 저 들판에서 움켜쥔 뜨거운 흙이여

Comment '7'
  • ?
    언데드 2008.06.05 17:34
    진짜 눈물납니다.

    정말 이명박 대통령님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가의 주권은 국민으로 부터 나오는 이 민주주의 시대에서 왜 국민이 방패에 맞고

    군화에 밟히고, 물대포를 맞아 피를 흘리고, 실명을하고, 고막이 찢어지는 이런 일을 겪어야 합니까.

    국민의 소리에 귀담아 듣고 이를 알려야 할 언론은 왜 진실을 왜곡하고 더럽히는 겁니까.

    바닥을 기는 지지율, 탄핵서명, 수만 수십만의 촛불집회의 현실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아직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있습니다. 국민 스스로가 진실을 밝히고

    참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 ?
    큐브 2008.06.05 22:06
    몇번을봐도 저의가슴이 너무아픕니다..
  • ?
    집나간용용이 2008.06.05 23:43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가 적절할러나
  • ?
    보라포도 2008.06.06 00:02
    이명박하는짓을 계기로 우리국민 선거에 관심좀 갖아 줬으면.... 우리나라국민이 정치에 조금이라도 관심있었다면

    이런 일은 안일어났을건데...

    다음 선거때는 공약보고 뽑읍시다!!!!!!!!!!!!!!!!!!!!!!!!!!!!!!!!!!!!!!!
  • ?
    건빵제품 2008.06.06 00:40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그분이 얼마나 좋은 분이였는지... 얼마나 노력하셨던 분인지...

    그분이 가고... 그분이 사라지고...

    그렇게 없어지는 이 시점에서 알았다는 것이 정말...

    제 자신이 너무 용서가 안되네요.

    그분이 있어. 이정도였는데.. 이정도까지 올라왔는데...

    그저 편해서 몰랐던 것 같습니다.

    다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면...

    과연 그날이 온다면...

    그분 같은 사람을 뽑을 수 있을까요?
  • ?
    독청독성 2008.06.06 11:24
    아씨...오랜만에 눈물 나잖아...
  • ?
    이별 2008.06.08 23:02
    에휴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 욕하는 분들도 많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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