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체국 여직원의 기지로 전화사기(보이스 피싱)에 걸려든 70대 노인이 돈을 송금하려던 것을 막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북 안동시 북후면 북후우체국에 근무하는 김연옥(45)씨.
김씨는 지난 14일 오후 1시30분께 휴대전화 통화를 하며 황급히 우체국 현금지급기로 들어서는 권모씨(73)를 발견했다.
전화 내용에 따라 현금지급기 키보드를 조작하는 권씨의 모습을 지켜보던 김씨는 곧 권씨가 전화금융사기에 걸려든 것을 직감했다.
최근 전화금융사기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안동경찰서 북후센터 직원들의 홍보로 이미 전화사기에 대해 숙지하고 있던 터였다.
영주에 사는 권씨는 이날 안동에 볼일을 보러 가는 차 안에서 자신을 검찰청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 사기범은 권씨에게 "사건에 연류돼 통장에서 상당 금액이 사기범들에게 빠져 나갈 우려가 있으니 보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곧 권씨에게 다가가 현금지급기에 붙어 있는 전화금융사기 경고 문구를 가리켰다.
그러나 권씨는 자신의 잘못으로 돈이 통장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검찰이 막아준다며 오히려 김씨를 진정시켰다.
김씨는 계속해서 권씨에게 전화를 끊을 것으로 요청했고 이런 사실을 눈치 챈 사기범들은 권씨에게 창구직원의 말을 듣지 말고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에 가서 다시 통화하자는 말을 했다.
이 말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권씨는 비로소 자신이 전화사기에 걸려든 것을 알아챘다.
권씨는 "여직원이 아니었으면 큰일이 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우체국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급하게 현금지급기 앞으로 가 전화 내용에 따라 키보드를 조작하는 권씨의 모습이 전형적인 전화사기 수법에 걸려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북후우체국 강성걸 국장은 "은행이나 편의점 현금지급기 앞에서 전화통화를 하면서 지급기 키보드를 조작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반드시 전화금융사기를 한번쯤 의심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정말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