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내걸은 공약을 하나, 둘 가동시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전역에서 시행 중인 반 이민정책에 미국 게임 업계가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 1월27일 시행된 반 이민정책은 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 국가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입니다. 이에 따라 7개국 국적을 가졌거나 미국 외 다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자는 입국 거부되거나 공항에 억류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반 이민정책 행정명령서에 서명한 뒤 밝게 웃는 트럼프 대통령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국 전역에서는 게임업체를 비롯한 IT 업계에서 반대 성명을 발표하거나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입니다. <라쳇 & 클랭크> 시리즈를 개발한 인섬니악 게임즈는 이번 반 이민정책을 비난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테드 프라이스 대표를 필두로 뒤에 전 직원이 서서 ‘이민정책은 차별적이고 미국 헌법에도 위배된다’며 반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뜻을 강하게 밝혔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인 ESA도 반 이민정책에 반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의 내용에 따르면 ‘이번 반 이민정책이 미국의 안전과 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은 인정하지만, 미국 게임업계는 자국의 인재뿐만 아니라 타국의 인재나 이민자들의 숙련된 재능과 노력에 의해 발전을 거듭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전 세계 게임 개발자들이 모이는 최대 행사인 GDC는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이번 정책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반 이민정책 때문에 GDC에 참가하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속출하면서 어쩔 수 없이 환불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이어 국제게임개발자협회(IGDA)의 케이트 에드워즈는 이번 정책에 대해 ‘개발자의 출신을 바탕으로 이민을 제한하는 것은 무지한 행동’이라며,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문화를 재단하려는 최악의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그 밖에 블리자드, 마이크로소프트, EA, 구글 등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IT 업계에서도 크게 반발하며 이번 정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반 이민정책에 따른 문제는 끊이지 않고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e스포츠 대회를 위해 미국에 입국하는 프로게이머 선수들에게도 제재가 가해질 수 있으며, 매년 열리는 게임쇼인 E3도 전 세계 유저들과 개발자들이 모이기에 이번 정책으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반 이민정책을 비난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선 뉴욕시민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 이민정책에 이어 외국인 전문 인력이 발급받는 취업비자와 이민비자 등을 제한하는 행정명령까지 입안한 것. 비자 문제는 해외로 취업하려는 국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너티독 등 미국 유명 게임업체에는 한국인 인력이 적지 않게 상주중인데 비자 문제로 인력이 해외에 나가는데 있어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각종 정책이 미국 게임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나아가 전 세계의 게임업계에 있어서도 향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 앞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