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만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게임을 실제로 즐기는 것 못지않게 다른 이들이 플레이하는 게임방송을 시청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아프리카TV를 비롯해 트위치, 유튜브 등 게임 방송을 즐기는 창구는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다양해졌고, 주로 자신이 즐겨 보는 BJ에 따라 게임방송 플랫폼을 선택하게 됩니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하나인 트위치의 경우 모든 게임이 게임방송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16년 11월 13일 기준으로 총 43개의 게임이 트위치 내에서 방송 금지 판정을 받았으며, 이유는 예상한대로 선정적인 부분과 과도한 폭력성입니다. 혼자서 즐기는 것에는 제재를 가할 수 없지만 방송을 타서 많은 유저들에게 제공되는 미디어 컨텐츠 측면에서는 문제가 되는 것이죠.
다양한 게임들의 방송을 볼 수 있는 트위치
과도한 폭력성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은 <헤이트리드(Hatred)> 는 트위치에서 방송 금지판정을 받은 작품입니다. <헤이트리드>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이유 없는 폭력, 즉 사이코패스가 스스럼없이 민간인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모습과 과정이 게임에서 그려졌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잔인성 덕분에 <헤이트리드>는 발매 전 유저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뛰어난 게임성으로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목적 없는 반복적인 학살극에 유저들은 큰 흥미를 느끼지 못 한 것입니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일어나고 묻지마 살인 및 폭행이 성행하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기에 게임이라도 지켜야 될 선이 있기 마련입니다.
잔혹한 폭력성으로 ESRB에서 AO(Adult Only)등급을 받은 <헤이트리드>
하지만, <헤이트리드>에 많은 영향을 미친 작품. 다시 말해 <헤이트리드>와 유사한 스타일의 원조격인 작품 <포스탈>은 게임방송 금지 판정을 받지 않았습니다. <포스탈> 또한 <헤이트리드> 못지않은 막장 스토리와 지나친 잔혹성을 앞세운 학살 게임으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형평성 차원에서 뭔가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헤이트리드>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폭력성으로 이슈가 된 <포스탈> 스크린샷은 3편
나아가 <GTA>의 경우 뛰어난 스토리와 높은 자유도로 오픈월드 게임의 대표작이라 불리지만 민간인을 죽이는 행위도 허용되어 폭력성 짙은 게임으로도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러나, <GTA>는 트위치에서 게임방송이 가능합니다. 왜, <GTA>는 되고 <헤이트리드>는 금지인가라고 묻는다면 폭력의 수위에 답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GTA>의 경우 자유롭게 민간인을 죽일 수 있지만, 잔혹성이 <헤이트리드>에 비하면 낮은 편입니다. 민간인을 마치 개미처럼 손쉽게 죽이는 행위가 오픈월드 게임의 자유도 중 하나로 인식되어 이를 포장하고 있지만, 유저들은 어느새 이런 게임에 길들여져 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유도라는 측면을 조금은 다듬을 여지도 필요합니다.
<GTA>는 자유도와 폭력성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갑니다
<GTA>와 <헤이트리드>에서 다루는 폭력은 ‘폭력’이라는 같은 이름임에도 불구하고 다루는 방법이나 기준, 접근 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어쩌면 이런 차이가 게임방송 가능과 금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저들이 게임BJ들의 방송을 보면서 대리만족 하듯이, 게임은 자신이 직접 게임플레이를 통해 대리 체험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에는 할 수 없는 다양한 총기를 만질 수 있고, 시속 200Km로 달리는 스포츠카를 운전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일 뿐. 이를 현실과 혼동해서는 곤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