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후보의 ‘게임산업 발전공약’ 게이머 마음 사로 잡을까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과 선거유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게임산업 발전공약’을 발표했다. 윤 후보의 게임 공약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1.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국민의 직접 감시 강화
2. 게임 소액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3.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4.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와 국민의 직접 감시는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와 같이 일정 규모의 게임사에 ‘게임물 이용자 권익보호위원회’를 설치하여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어 경찰청 산하에는 온라인 소액사기 전담기구를 설립해 소액사기 행위를 근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은 야구, 축구와 같이 특정 구단이 한 도나 시 지역을 연고지로 정하는것으로서, e스포츠 생태계가 지역을 기반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별로 경기장을 설립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누구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게임 아카데미’와 올바른 게임 이용을 돕는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의 경우 ‘장애인 게임 접근성 위원회’를 설치해 장애인도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보조기구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보급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공약은 ‘2030 겜심’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일환으로 발표됐지만, 게임업계 관계자를 비롯해 게이머들이 느끼는 온도 차이는 제법 클 것으로 예상된다. 확률형 아이템 공개는 이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로서 대선 공약에 걸맞은 신선도나 파급력이 떨어진다. e스포츠 경기장 신설은 이미 2019년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 공모’에 성남시가 낙점되어 2022년 3월 착공, 2023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밖에 경남 진주시에 e스포츠 상설경기장이 올해 11월까지 준공될 예정이고, 지난 9월에는 대전 e스포츠 상설경기장이 개장됐다.

나아가 ‘게임 리터러시’ 프로그램은 이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며, 온라인 소액사기 전담기구 또한 각 경찰청마다 전담하는 수사관이 존재한다.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나 관련 기관이 있음에도 해당 사항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것은 그만큼 윤석열 선대위에서 게임산업 분야에 대해 정통한 전문가가 없음을 의미한다.

거창하기만 했던 이번 ‘게임산업 발전공약’은 적어도 겜심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공약은 없었으며, 공약 발표에 앞서 진행된 게임전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게이머가 아닌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느낌의 답변 때문에 게이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해당 인터뷰의 경우 윤 후보에게 보고도 되지 않고 그대로 나갔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는데, 이것은 그 또한 후보 패싱 문제로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