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계가 모바일 게임으로 도배되기 전에 온라인 게임이 성행하던 시절, 온라인 게임에 그다지 관심이 없던 본인에게 한 가지 게임은 꽤나 특별했다. 바로 온라인 족구 게임 <공박>이다. 스포츠 게임 답게 다른 유저들과 팀을 맺고 게임을 펼치는데, 간단한 조작과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앞세워 네트를 사이에 두고 펼치는 치열한 공방전이 꽤나 잘 구현됐다.
하지만, 족구를 기초로 한 <공박>은 상대적으로 야구, 농구, 축구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비인기 스포츠의 한계에 막혀 높은 관심을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대중적인 게임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지면서 소수 유저들만 즐기다가 서비스 종료라는 철퇴를 맞게 된다. 당시 공박 유저들은 서비스 종료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 서비스 종료를 철회해 달라는 요청을 주장했지만, 소수의 의견으로 이미 서비스 종료가 결정된 게임을 살리기는 힘들었다.
진짜 재미있게 하고 있었는데, 서비스 종료라니…
그리고, 시간이 흘러 <공박>의 개발사 <레드덕>은 지난 6월 파산선고를 신청한 뒤 7월 최종적으로 파산 선고가 내려졌다. 2017년부터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린 <레드덕>은 2018년 서울회생법원을 통해 회생절차를 진행하여 매각 절차를 밟고 있었지만, 결국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공박>을 좋아하지만, <레드덕>의 대표작은 온라인 FPS 게임 <아바>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언리얼 엔진 3을 사용한 실감나는 비주얼과 뛰어난 물리효과로 인기몰이를 더한 <아바>는 <서든어택>과 <스폐셜포스>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FPS 장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유저들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바> 때문에 업글을 하는 유저들도 있을 정도
이후 <아바>의 인기를 발판 삼아 신작 온라인 FPS <메트로 컨플릭트>를 발표했지만, 국내와 해외에서 몇 차례의 CBT와 OBT를 진행했음에도 정식 서비스는 실시하지 못한 채 결코 빛을 보지 못한다. 개발 기간이 길어진 만큼 그에 투자한 인력이나 개발비로 인해 <레드덕>이 입은 타격은 생각보다 컸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온라인 FPS의 인기 또한 시들 해지면서 <아바>의 입지도 점점 좁아졌고,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는 국내 게임 시장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고 만다. <아바>와 <요구르팅> 같은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선 보였지만, 유저들에게 어필을 하지 못하면서 도리어 유명 IP의 잘못된 활용을 보여준 것에 그쳤다.
메트로 컨플릭트, 게임이 엎어진 것에는 여러 가지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지만…
강물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