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조회 8581 추천 1 댓글 1

밸브의 새로운 도전

    2.JPG

 

밸브는 하프라이프를 개발하던 PC게임 회사였다. 2000년 초반에 등장한 스팀은 원래 자신들의 게임을 좀 더 쉽게 접근하여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다. CD가 필요 없이 인터넷 연결만 돼있다면 어디서나, 어느 컴퓨터에서나 자신의 아이디로 등록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다가 다른 회사의 게임들이 서비스 되더니 , 규모가 점점 거대해 졌고 아예 밸브는 스팀으로 유통 서비스를 하게 된다. 즉 자신들의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도 서비스 하여 제공해 주었다. 처음에는 이곳 저곳에서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모두의 우려를 비웃기라고 한 듯 PC패키지 게임계의 유통 구조에 큰 변화를 이루어 냈다. 이제는 웬만한 PC 패키지 게임은 스팀을 통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CD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유통비도 절감되었으며, PC 게이머들이 좀 더 쉽게 다양한 게임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PC게임 유저들에게 절대적인 존재가 되어버린다.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EA도 오리진과 같은 자체적인 시스템을 개발했지만 스팀만큼의 완성도를 구현해 내지 못했고 스팀 유저들처럼 충성심도 적은 편이다.

 

스팀의 매력 중 하나는 국경의 장벽이 최소화 되었다. 예를 들면 과거에 PC 패키지 게임이 미국에 발매되면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는 좀 더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스팀은 그저 스팀의 아이디만 있다면 , 스팀 발매일이 곧 전 세계 동시 발매일이 되는 것이다. 물론 지역코드 제한등 일부 게임은 제한이 걸려 있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 접근성이 훨씬 쉬워졌다. 또한 공통으로 적용되는 네트워크로 전 세계 사람들과 게임을 즐길수도,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도 공유가 가능하다. 스팀은 PC게임계에 크나큰 변화를 이루어 냈다. 특히 저예산 인디 게임 개발자는 소규모 제작자들에게는 스팀을 통해 세계에 최소 비용으로 자신들의 게임을 알릴 수 있게 되면서 메이저급 게임 개발자부터 소규모 인디 게임 제작자들까지 너도 나도 스팀에 정착했다.

 

현재 스팀에 서비스 중인 게임만 해도 약 천여 개가 넘는다. 그리고 이 막대한 콘텐츠를 보유한 밸브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스팀 머신이다. 스팀 머신은 스팀이 초창기에 등장할 때처럼 현재 많은 사람들이 조금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밸브가 스팀으로 이룬 성공을 이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스팀 머신 프로젝트가 드디어 2015년에 시행된다.

 

세계 최초, 게임을 위한 운영체제 스팀OS”

  33.JPG
<...스팀 OS 출시 기념으로 폭풍 세일 중> 

스팀 머신을 이야기하기 전, 스팀OS에 대해 설명하자면 리눅스 기반으로한 운영체제인데 이 운영체제의 장점은 오직 게임에 최적화된 OS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리눅스 기반이기에 국산 온라인 게임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또 스팀은 게이밍 그래픽카드계에서 압도적인 엔비디아와 손을 잡았다. 현재 그 어느 운영체제에서 스팀 OS만큼 게임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스팀 OS는 스팀 머신에 사용될 예정이며 무료이기 때문에 밸브 외에 타사 제품들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스팀 머신 관련 제품이 더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PC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가격대비 사양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힐 수 있게 된다.

 

     굳이 왜 지금도 윈도우와 맥 OS X 등 안정적이고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운영체제가 있는데 , 스팀은 게임전용 운영체제인 스팀OS를 만든 것일까? 그것은 바로 스팀 머신에 이유가 있다.

 

거실로 나와서 즐겨라, “스팀 머신

  77.JPG
<스팀 머신은 다양한 제조사에서 다양한 성능에 판매된다.

http://store.steampowered.com/sale/s 이곳에서 한번 둘러보자>

 

그 동안 PC 패키지 게임을 거실의 대형 TV에 하기란 쉽지 않았다. 호환의 문제도 있으며 PC패키지 게임을 콘솔처럼 집 거실의 TV에서 편안하게 즐기기란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먼저 키보드와 마우스의 사용도 문제이다. PC패키지 게임의 컨트롤러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중심인데 이는 대형 TV화면으로 플레이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북미에서는 PC게이머들이 다소 매니악하고 하드코어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콘솔에 비해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이야 익숙하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게임기를 사고 집에 있는 TV에 연결하면 사양의 제한없이 즐길 수 있는 간편함을 더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나 스팀 머신은 콘솔처럼 거실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스팀 머신은 오직 게임을 위한 PC이다. 스팀 OS가 설치되 있고 콘솔 게임처럼 컨트롤러를 지원한다. 사양에 대한 고민도 크게 할 필요는 없다. 스팀 게임들에 완벽히 호환도 되며 , 키보드와 마우스 외에도 자체 개발한 게임 패드에 최적화 시켰다. 또 추후에 새롭고 다양한 컨트롤러를 지원할 수 있다. PC패키지 게임 개발자들에게 더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스팀 링크를 통하여 HDMI선으로 PCTV에 연결을 하면 1080P,최대 60프레임을 지원한다

 

밸브에서 개발한 이 스팀 전용 컨트롤러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콘솔에서 흔히 보던 게임 패드와 같은 모습이지만 차이가 크다. 먼저 오른쪽이 터치식으로 구현되 있다. 언뜻 보면 조금 불편해 보이기도 하지만 의외로 해외에서 조작감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콘솔 게임들처럼 하드웨어측이 컨트롤러를 미리 제안해서 게임 제작자들이 이를 초점으로 개발하는 것과 달리 기존에 마우스와 키보드 등으로 최적화 된 게임들이 있기 때문에 밸브는 이들을 기준으로 최적화된 컨트롤러를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컨트롤러가 나올 것 같아 다양한 용도의 컨트롤러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

  9902.JPG
<이것 역시 밸브가 대만HTC와 개발한 VR헤드셋!!>

 

일부에서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하냐? 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만약 이번 스팀 머신이 성공한다면 PC패키지 게임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는 사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북미와 유럽등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콘솔 게임계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할 수 도 있다. 스팀 머신이 대중화되고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게임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콘솔 게임은 다소 위축되고 있다. 여전히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지만 매년 소폭 감소하는 모습도 보였다가 소니의 PS4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덕분에 현재는 다시 회복되고는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불안정하다는 평가다. 먼저 게임들이 과거에 비해 콘솔 독점보다는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스팀 머신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콘솔과 같이 가정의 TV에서 편안하게, 그리고 컨트롤러 지원과 엔비디아와 제휴를 통해 고성능 스펙을 자랑한다. 게다가 이미 스팀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한 스팀의 유통 구조를 통한다면 어쩌면 콘솔에 비해 더 매력적인 기기로 다가올 수 있다. 게이머는 물론 개발자들에게도 더 최적의 환경을 자랑하는 스팀 머신을 이용한다면 지금보다 메이저급 회사들의 진출도 활발히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있다

  4fe.JPG

<일부 스팀 머신의 사양. 가격도 상당한데 .....>

 

그러나 스팀 머신도 문제가 있다. 대부분 고성능 스펙을 자랑하는 스팀 머신에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만한 스펙에 오직 게임만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굳이 저렇게 좋은 PC를 오직 스팀 게임용으로만 써야 하는가? 하지만 , 대다수 고성능 컴퓨터를 보유한 사람들은 컴퓨터로 그래픽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바로 이 하드코어 PC게임 유저들이라면 군침을 흘리만하다. 재밌는 점은 밸브의 타켓은 그 하드코어 유저가 아니라 라이트 유저들 이라는 점이다. 앞서 북미에서는 PC게임 유저들이 매니악한 성향을 보이는데에는 게임을 하기 위해 PC 의 성능을 고스펙으로 따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PC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여기서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팀 머신이라는 것. 라이트 유저라도 스팀 머신만 있다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위의 상황은 기존에 PC 온라인 게임 문화가 정착된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북미와 유럽권등은 PC게임보다 콘솔 게임이 더 대중적이고 점유율이 높으며 PC 게임의 접근성에 대해 한국인보다 조금 어렵게 생각한다. 해외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게임 때문에 이런 저런 따져가며 PC를 맞추는 것 보다는 속 편하게 게임기로써 최적화된 스팀 머신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 한가지는 리눅스 기반이라는 점이다. 윈도우에 비해 라이센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다수 게임계가 사용하는 윈도우 기반의 다이렉트X (DX)를 지원하지 않아 호환성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팀 머신, 스팀OS 점유율 보급률이 자칫 늦어진다면 게임 회사들이 스팀 머신용 게임의 개발을 회피하는 상황이 올 수 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밸브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계에 영향은?

    

9945.JPG
<스팀 국가별 트래픽을 보면 한국은 10위권 이내를 유지하는 편이다.

 확실히 2010년 이후에 국내 스팀 유저들의 유입이 많아졌다>  

 

국내 게임계에 콘솔 시장이 작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역시 PC 온라인 게임이 정착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콘솔보다 PC패키지 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며, 스팀내 국가 비중율에서 한국이 세계 9~11위 정도에 유지되고 있다. 다소 정체된 국내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다소 지친 게이머들이 몇 년간 PC패키지로 많이 접근하고 있음도 느껴진다.

 

때문에 국내에서의 영향은 결국 북미와 유럽등의 성공에 달렸다. 만약에 북미권과 유럽권에서도 호응이 좋고 메이저급 회사들이 계속 진출해 나가면 국내 게이머들도 자연스럽게 스팀 머신에 관심을 더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게임 업체들에게도 PC온라인이라는 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인한 창의성 있는 게임 개발 제한에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국내에서 멸망한 PC패키지 게임이 최근 스팀을 통하여 몇 몇 소규모 제작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는데 국내에서도 스팀 머신이 정착된다면 PC온라인 게임과 모바일에 집중 밀집되 있는 국내 게임 산업이 좀 더 다양화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밸브의 무리한 도전

하지만 도전해보지 않고 모르는 결과

kk6.jpg


  일본의 유명 야구 선수 노모 히데오의 명언 있다. 당시 일본에서 활약하던 그가 일본을 떠나 메이저리그에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팀들의 대우가 좋지 못했다. 일본에 남았다면 훨씬 더 많은 돈과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그는 모험을 선택했다. 주변 언론들의 우려의 시선에 대해 그는 말했다. "소시민은 항상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 !!

밸브는 게임도 잘 만드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역시 스팀을 통해 PC게임의 유통 구조에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다. PC 게임 시장에 가장 앞서 나가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분야든 앞서 나가는 곳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무모한 도전을 한다는 점이다.

     절대적인 위치에 올라 온 밸브가 무리하지 않고 현재처럼만 정체돼 있더라도 몇 년은 끄덕없을 것이고 그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혁신을 만들기 위해 스팀 머신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드디어 2015년에 판매를 시작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없었던 도전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함께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지만 도전 자체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과연 이 스팀 머신이 얼마나 정착될지 궁금하며, 문득 국내 온라인 게임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는 회사에 대해 아쉬움이 느껴졌다.

   

TAG •

포인트 안내 - 글 작성: 30 / 댓글 작성: 3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39 기획&분석 출시예정인 블소M과 원작의 연계 및 특징 간단분석 이리드 11.22 3632
538 기획&분석 세계에서 가장 XX한 게임, BEST 5 mistymoon 11.05 5552
537 기획&분석 이카루스M, 개발총괄 ‘석훈PD’ 인터뷰 투고 07.19 5239
536 기획&분석 월드컵에 출전한 포밍아웃 스타들 mistymoon 06.27 5942
535 기획&분석 E3 2018 주요 기대작 3 트릭 06.14 6479
534 기획&분석 배틀필드5는 왜 논란인가 3 트릭 05.27 6641
533 기획&분석 공포가 다가온다..바이오하자드 시리즈 1 트릭 01.07 4867
532 기획&분석 게임은 마약과 같은 위험한 매체 이다. 5 1 tkdlek 06.19 6173
531 기획&분석 [설문] 이번 G-STAR 2015의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가? WATAROO 11.20 6562
530 기획&분석 알고하면 더 재밌는, 파이널 판타지14 온라인 5 3 트릭 06.14 11480
529 기획&분석 기대되는 국산 인디 게임 살펴보기 1 1 트릭 03.11 12023
528 기획&분석 약 먹고 만든 별난 게임들 2 3 트릭 03.11 12003
» 기획&분석 밸브의 위대한 도전, '스팀 머신' 1 1 트릭 03.11 8581
526 기획&분석 왕년의 스타들,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1 1 완소마키 03.09 8321
525 기획&분석 을미년 새해 '양띠해'를 빛낸 게임들 완소마키 01.03 10305
524 기획&분석 연말~연초에 신규케릭 출시이유? 8 4 깨우기 01.25 150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4 Next
/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