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불의 정령이 불에 처맞고 죽나?"
"그래서?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할 셈이냐?"
"넌 또 얼음의 정령이라는 게 얼음 처맞고 죽냐?"
"그래서? 무늬만 얼음이었다고 할 셈이냐?"
"강철로 된 포탑이 왠 출혈이냐고!"
"그래서? 강철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이라고 할 셈이냐?"
"넌 로봇이라는 것이 독에 걸리냐?"
"그래서? 사실 안에 사람이 타고 있어서 라고 할 셈이냐?"
ㅡ계속 이따구로 할 거야?
ㅡ형이 많은 걸 바라는 것도 아니야.
ㅡ게임이라서 어쩔 수 없이 재미를 위해선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 나도 잘 알거든?
ㅡ너무 현실성을 추구하면 작업하는데 손 가는 데도 많고 좀 피곤한 거 대충 예상할 수 있거든?
ㅡ근데 이건 아니잖아?
ㅡ최소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모순 정도는 어떻게 해결해 줘야 하는 거 아니야?
ㅡ포탑이 피 흘리다 죽고 로봇이 독 맞고 죽고...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ㅡ뭐 게임 내에 화,수,명,암 속성 저항이라고 해서 특정 속성을 부여해 속성에 따라 데미지의 증감이 적용되어 있다는 거 잘 알아.
ㅡ근데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ㅡ각 몬스터들의 특수성을 감안해 고유한 특성 같은 걸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
ㅡ예를 들면 기계 몬스터는 독이나 출혈 공격 등이 적용되지 않는 거지.
ㅡ이러면 의외의 변수가 많아서 게임이 더 재밌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ㅡ아무리 게임 자체가 비현실성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현실성은 담고 있어야 유저로 하여금 더욱 더 몰입을 할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ㅡ앞으로 두고 보겠어.
*후기
글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슈가 되어서 조회수도 상당하고 리플도 상당하네요.
근데 리플들 보면 굉장한 안습의 연속입니다.
재미로 쓴 이런 짧은 글 하나도 이렇게 제대로 된 의미 전달이 안 될까? 하는 회의감도 들고...
솔직히 말하자면 단순히 "반론을 위한 반론" 으로 보이는 리플도 상당하고 이 짧은 내용의 의미도 파악이 안 되어 본질을 벗어나 반박을 하는 리플도 상당해 보입니다.
이 글은 목적은 애초부터 "던파에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순의 지적" 입니다. 바로 그냥 게임 하다가 어느 유저의 눈에라도 쉽게 발견되고 인식될 수 있는 모순을 가볍게 지적하고자 써 본 글입니다.
게임 자체를 뒤흔드려고 썼다면
"마법이 실제 존재하나요? 말이 됨?"
"던파 스토리 다 허구 아닌가요? 말이 됨?"
"언데드는 뭐고 천계는 또 뭐임? 이게 말이 됨?"
이딴 식으로 썼겠지요.
대부분의 게임 자체가(특히 RPG류) 비현실성을 전제로 개발되고 또 즐기는 걸 충분히 알고 있고 또 이해하기에 이런 글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건 아예 무시하고 무조건 반박에만 열중하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게임은 게임일 뿐 현실은 아니지 않느냐" 면서 최소한의 현실성을 따지자는 것조차 막아버리는 분도 계시는데,
아무리 게임일지라도 그 근간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제가 굳이 설명해야 할까요?
게임이 아무런 현실성없이 단순히 비현실성으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현실성없이 구성되어 있다면 대부분의 유저는 게임 자체에 공감도 못 하고 몰입도 하지 못 할 것입니다.
이미 현실성과 비현실성이 공존되어 있는 게 게임인데 거기서 아주 자그마하게 현실성에 대한 지적을 했다고 의견이 완전 묵살되어야 할까요?
물론 던파라는 게임이 이미 여러모로 획일화된 플레이로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게 많다는 거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쩔 수 없으니 무조건 수긍하라? 그럼 무슨 발전이 있나요?
이 글이 비판의 상식적인 수준을 벗어난 것도 아니고 유저들이 언제부터 게임사가 하는대로 무조건적으로 받아 먹었나요?
씁쓸합니다.
대부분의 유저가 게임사가 만드는 획일화된 플레이 패턴에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익숙해지고 길들여진 게 아닌가 하고요.
던파만 해도 무조건 적인 스펙쌓기만 하면 어떤 던전이든 못 할 건 거의 없죠?
4인팟 기준의 난이도라는 킹스로드는 허울뿐인 무용지물이 된 것도 오래고 그래서 새롭게 만든 난이도인 히어로 모드 또한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된 거 아시죠? 1인 모드가 된지 오래란 말입니다.
여기서 뭘 생각할 수 있을까요?
획일화되고 창의성없는 게임이 생기는 건 결국 무비판적이고 편의주의적 발상에 빠진 유저들과 현상 유지를 하며 쉽게 쉽게 가고자 하는 게임사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닐까요?
그래 놓고 새 게임이 나오면 이건 이래서 어떻느니 저건 저래서 어떻느니 하는 건 뭐죠?
그냥 어차피 "게임일 뿐이니까..." 라고 다 덮고 체념하면 될 텐데 말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자면
인터넷 상에선 온갖 정치권, 연예인등에 관련해서 유언비어, 루머, 악플 등에 놀아나 쉽게 호응을 하면서 왜 이렇게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는 모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이런 식으로 바보 취급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사이버 공간의 어쩔 수 없는 이중성인가요? 아니면 본능적인 인간의 이중성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