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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서비스 종료됐지만, 국내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 중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온라인 게임 <프로야구 매니저>를 아직도 기억하는 야구 게임 유저들이 적지 않다. 온라인 게임의 부흥기가 끝나고,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판도가 변화하면서 여전히 매년 다양한 야구 게임이 쏟아져 나오지만 대부분이 플레이형 야구 게임에 국한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프로야구 매니저>의 개발사이자,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에서 내놓은 <프로야구 H3(이하 H3)>는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에 목말라 하던 많은 야구 게임 유저들의 아쉬움을 달래 줄 작품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02.PNG모바일로 많은 야구 게임이 나왔지만 거의가 플레이형 게임이다


우려되는 것은 엔씨소프트의 엄청난 과금 유도가 온라인 게임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해졌다는 것. 년도 덱 하나 맞추는 것부터 얼마나 지갑을 열게 만들지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엔씨소프트가 개발에 관여하면서 이른바 ‘구단주가 만든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인 <H3>가 얼마나 형평성 있게 각 팀들의 밸런스를 유지해 개발했을지도 관심 있는 부분이다.

<H3>는 여러 가지로 <프로야구 매니저>의 요소를 무난하게 가져온 모습이다. 자신이 선호하는 구단을 선택해 해당 선수들로 팀을 꾸리고, 패넌트레이스를 거쳐 순위에 따라 승격해 상위 리그로 올라가거나 강등해 하위 리그로 추락한다.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3일이면 하나의 시즌이 종료되며, 경기 중에는 직접 게임에 관여할 수 없지만, 경기 전 투타에 걸친 다양한 소모형 아이템인 작전 카드나 서포트 카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타순을 배치할 때도 선수 별로 선호하는 타선이 존재하고, 앞, 뒤 선수와의 상성에 따라 타선 그래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동일하다. 또한 특정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면 발동하는 팀컬러를 적용해 타자와 투수의 전체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것도 <프로야구 매니저>에 있던 기능이다.

03.jpg이전 시즌의 4위까지는 상위 리그로 승격한다

04.jpg상대팀과 전력을 비교해 소모형 카드로 모자람을 메울 수 있다

05.jpg선호 타선과 앞, 뒤 선수에 따라 전체 타선의 컨디션이 영향을 받는다


콜 업과 스카우터로 구성된 선수 영입은 2단계에 걸쳐 원하는 선수를 뽑을 수 있는 기능이다. 예컨대 5코스트, 노멀 등의 스카우터 카드로 먼저 원하는 범위를 설정한 뒤에 좌타, 불펜, 특정 년도 등의 콜 업 아이템으로 보다 상세하게 범위를 좁히게 된다. 쉽게 말해 원하는 년도의 선수를 저격해서 뽑을 때 유용한 기능으로서, 년도 덱을 꾸밀 때 많은 도움을 준다.

위와 같은 선수 영입은 어느 정도의 운과 자신이 뽑고자 하는 선수의 스카우터와 콜 업 카드가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에 반해 이적시장은 캐쉬를 활용해 직접 원하는 선수를 구매할 수 있다. 유저 간 거래 시스템으로서, 자신의 팀에 필요 없는 선수는 시장에 내놓고, 반대로 필요한 선수는 캐쉬 아이템인 위닝볼을 사용해 구매하는 것이다. 위닝볼만 충분하다면 년도 덱을 꾸미는 것은 상당히 쉽다. 게다가 높은 금액의 선수를 영입할 경우 마치 억대 FA 계약을 한 것처럼 뉴스가 뜨면서 구단주(유저)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도 있다.

05_1.jpg스카우터로 투타와 코스트 등을 설정한 뒤

06.jpg콜 업으로 범위를 최소화해 원하는 선수를 뽑아보자

07.jpg위닝볼을 소모해 이적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바로 획득할 수 있다


시세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계속해서 바뀌는데, 당연히 높은 등급의 카드는 그만큼의 가치가 있어 상당히 높은 금액에 판매된다. 예컨대 지난 16일 10코 EX카드, 윤석민(2011년)이 51,000 위닝볼에 거래됐다. 위닝볼 10,000개는 골든볼 4,000개와 같은데 가격은 11만원이다. 대충 계산해도 55만원이 넘는다.

자신에게 필요 없는 선수를 팔고, 그렇게 벌어들인 위닝볼로 팀을 꾸리는 것도 어느 정도 한계가있다. 스카우터를 통한 선수영입 단계에서 이적불가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카드는 그냥 팔아서 PT로 회수하거나 강화권을 얻기 위해 선수를 갈아 넣는 용도로 밖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2008년도부터 2020년 시즌까지의 선수를 담아서 한 구단으로 치면 선수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아 같은 선수 카드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카드를 합쳐서 강화하는 방식도 아니기에 버려지는 카드가 생각보다 많다.

08.jpg09.jpg높은 능력치를 가진 카드일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게 된다

10.jpg인간적으로 같은 카드 3장이 한 번에 나오는 건 너무한다


<H3>의 매니지먼트에 기반한 게임 구성은 나쁘지 않다. 종료된 시합의 상세기록과 함께 현재 패넌트레이스를 뛰고 있는 팀 내 선수들의 각종 기록들을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라인업을 조정하거나 타순을 변경하는 등 구단주 겸 감독의 역할을 충실힐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요소인 OPS(출루율+장타율), RISP(득점권 타율),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WAR(대체 선수 대비 기여 승수) 등 이미 의미를 알고 있는 유저는 상관없지만 해당 명칭의 의미를 모르는 유저에게 팝업 정도로 간략한 설명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죽하면 매니지먼트 게임에 대한 명확한 의미조차 몰라 채팅창에 게임을 어떻게 시작하는지 질문하는 글이 적지 않다. 따로 튜토리얼이 준비되어 있지만 생각보다 부실한 부분이 많아 전체적인 매니지먼트 게임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덧붙여줄 필요가 있다.

11.jpg12.jpg기록지를 통해 특능 발동 여부와 선수들의 성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프로야구 매니저>에서부터 퀄리티 높은 카드 디자인을 자랑한 만큼 <H3>에서도 노말, 올스타, 레어, 골든, EX에 걸친 다양한 등급에서 소유욕을 자극하는 카드 디자인을 보여준다. 선수는 다양한 방법으로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데, 당연히 강화도 지원하고 +5 강부터는 실패하면 초기화된다. 흡사 RPG에서 무기 강화가 생각나는 부분이다.

스킬블록의 경우 <프로야구 매니저>에서는 테트리스와 같이 다양한 모양의 도형을 맞춰서 구성하는 것이었는데, <H3>는 파이프 형식으로 연결성을 강조했다. 3X3으로 구성된 공간에 파이프의 시작과 끝이 존재하여 모든 공간을 활용할 필요는 없지만, 능력치 1이라도 올리려면 모든 공간을 활용하게 된다. ㄱ, ㄴ, ㅓ, ㅜ 등 다양한 모양의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식으로서 원하는 능력치를 올리려면 꽤나 고민 좀 해야 한다. 당연하지만, 스킬블록에드 등급이 존재해 1이라도 능력치를 더 올리려면 보다 높은 등급을 사용해야 한다.

13.jpg진심 짜증났다

14.jpg이런 식으로 파이프라인의 시작과 끝을 연결해야 효과가 적용된다


<H3>는 모바일과 PC 플랫폼으로 출시됐지만 양쪽 모두 문제가 적지 않다. 모바일의 경우 지원하는 기기가 꽤 제한적이라 3년 정도 지난 특정 모바일 및 태블릿 기기에서는 설치조차 할 수 없다. PC의 경우 엔씨 게임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플레이 할 수 있는 런처 ‘퍼플’은 상당히 불안하고, 실제 게임 내에서는 버튼 클릭이 되지 않거나 서버와 접속이 자주 끊어지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 자주 발생했다.

<H3>는 전형적인 P2W(Pay To Win) 방식의 게임이다. 지금은 오픈 초기라 하위 리그에서 잘 나간다고 해도 마이너 이상만 되어도 괴수들이 득실득실거린다. 오픈빨의 카드로 비비기에는 너무나 한계점이 뚜렷하다. 매니지먼트 게임이지만 유저의 전략전술은 카드빨에 허무하게 묻히고 만다. 데이터 야구도 결국 어느 정도 능력치 되는 선수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좋아하는 팀의 특정 년도 덱을 꾸미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들 것이고, 그렇게 팀을 만든 뒤에는 선수 육성에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강화, 스킬블록, 개성, 칭호, 특수능력, 아직 업데이트 되지 않는 장비 등 언제 이와 관련된 캐쉬 아이템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미 조건은 구비된 상태다. 이미 <프로야구 매니저>를 통해 겪은 경험을 다시 느끼는 것은 피하고 싶다.

15.jpg그래도, 갖고싶다


홈페이지: https://h3.play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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