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는 왜 카카오게임즈에 인수됐을까? (867)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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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경의 엑스엘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품으로


엑스엘게임즈가 카카오게임즈로 인수된 것이 게임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엑스엘게임즈의 달빛조각사를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기도 했는데 이번엔 아예 게임은 물론이고 게임사까지 품게 된 것이다. 기업 공개 추진 등 대형 게임사로 발돋움하려는 행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또 하나의 야심찬 행보 같은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달빛조각사를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한다고 했을 때 좀 의아한 부분이 있던 게 사실이었다. 개발 및 퍼블리싱을 다 하던 엑스엘게임즈가 왜 굳이 다른 회사한테 퍼블리싱을 맡기는 건지 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물론 카카오톡이라는, 홍보에 있어서만큼은 강력한 플랫폼의 위력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당액의 수익 배분이라는 댓가를 치뤄야 하는 부분이 있고 사실 엑스엘게임즈가 메이저급 회사는 아니지만 송재경이라는 네임밸류에서 비롯된 인지도 및 영향력이 무시못할 수준이기에 게임 홍보도 충분히 자체 해결할 능력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굳이 퍼블리싱을 통해 손을 잡았다는 건 게임사 인수건이 이미 퍼블리싱 계약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어느 정도 가능하게 해주는 것 같다. 단지, 그것뿐만은 아니다. 두 게임사의 처지가 이 인수건을 WIN-WIN으로 인식할 수 있게끔 하는 상황을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해본다.


하향세였던 엑스엘게임즈


먼저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라는, 한국 게임 수준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한세대, 한차원 끌어올린 걸출한 게임을 개발하면서 급성장을 한 게임사이다. 게임성과 흥행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리니지 개발진 출신의 송재경 사장의 네임밸류는 또 한번 급상승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은 거기까지였다. 아키에이지의 성공을 발판으로 이후, 독특한 시도의 "문명온라인"을 출시했지만 시장에서 철저한 외면을 받으며 결국 대실패를 하게 된다. 그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내놓은 게 바로 달빛조각사이다. 사실 이 게임은 문명온라인과는 완전 다른 방향으로 개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적당히 시류에 편승해 무난하게 개발하고 서비스하겠다는 느낌이 강한 게임으로 전작인 아키에이지나 문명온라인의 참신함과 독창성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아무래도 문명온라인의 실패의 영향인 듯하다.

어찌됐든 이런 엑스엘게임즈의 상황은, 달빛조각사의 흥행으로 어느 정도 숨통은 틔웠으나 게임사의 기세나 활력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솔직히 퇴보라는 말로 표현한다고 해도 크게 지나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어찌보면 카카오게임즈로의 인수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역량 강화가 필요했던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같은 경우는 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경우이다. 카카오 그룹이 이 카카오게임즈를 대형 퍼블리셔 및 게임사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 그런 의지의 표현 중 하나가 바로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퍼블리셔권 획득이었다. 해외에서 이미 검증된 인기 게임이었던 배틀그라운드를 대형 퍼블리셔로써의 성장을 위해 과감히 품는 행보였다. 그런데 현재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시들시들하다. 하향세를 탄 지는 이미 오래됐고 PC방 점유율은 한자리 수에 머물고 있을 정도로 활력도 없다. 각종 프로모션 진행 등으로 공을 들였는데 인기가 너무 이른 시점에 크게 꺾인 게 아닌가싶다.

올해 추진한다고 하는 기업공개는 사실 이미 한차례 추진했다가 불발된 적이 있다. 그렇기에 최대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내부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공들였던 배틀그라운드 퍼블리싱이 역량 과시에 점점 마이너스가 되어가는 상황에서 엑스엘게임즈 인수로 인한 양질의 개발력 추가는 기업 가치에 꽤나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아무리 엑스엘게임즈가 하향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아키에이지를 개발했던 역량은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을 것이기에 장차 대형 게임사로 발돋움하길 원하는 카카오게임즈에 있어선 어쩌면 가장 손쉽고 효율적인 방법일 수도 있다. 참고로 지난번 넥슨 인수전에도 뛰어들긴 했지만 넥슨은 너무 너무 비쌌다.


WIN-WIN이 될 것


이렇게 서로 활력이 필요했던 두 게임사의 결합은 결국 WIN-WIN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딱히 카카오게임즈를 응원하는 건 아니지만 카카오게임즈가 성장해 3N으로 대표되는 한국 게임 시장 독과점 구조를 깨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또 아키에이지 같은 걸출한 게임이 이번 결합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출현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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