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튬 플레이가 일부 마니아들의 특수한 문화에서 벗어나 대중화를 시도했다. 07월 31일부터 3일간 개최된 GCOS 2009(국제 게임코스튬 페스티벌)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상시 코스튬 플레이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은 아니지만, 호기심으로 인해 주저 없이 행사장으로 향했다. / (불만쟁이) 미스티문
글을 시작하기 전 독자들에게 고한다. 평소 코스튬 플레이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분이라면 읽기를 멈추기 바란다. 이 글은 마니아들에게 다소 지엽적이고 주관적인 색채로 보일 수 있다. 물론 객관적이지도 않다. 어디까지나 게임과 코스튬 플레이가 결합된 행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참석한 필자의 단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글로 인한 필요하지 않은 논쟁을 원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코스튬 페스티벌이라 한다면 분장의 완성도를 떠나 행사장이 북적일 정도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석하여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것이 그동안 일부 마니아들에게 한정된 문화행사라 할지라도 말이다. 국제라는 명칭과 게임코스튬이라는 큰 주제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텅 빈 행사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망스럽게 했다.
지인 중 코스튬 플레이를 즐겨하던 분이 있었다. 그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코스튬 문화가 다소 쉽고 마니아들만 전유하는 문화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자신이 정한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의상을 제작하고 준비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며, 그 테마에 맞추어 코스튬 플레이 하는 것은 많이 힘들다 했다. 더욱이 한 명의 플레이어에겐 한 명의 사진사가 맨투맨으로 동행하며 그 시간을 기록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힘들고 어렵게 기록된 그 시간은 상당히 뿌듯한 추억이라고 했다.
사실,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동행할 사진사를 구하는 것이라 한다. 설정한 캐릭터 혹은 테마를 표현하기 위해 준비하는 의상과 소품들은 전문적으로 제작을 의뢰받는 업체가 많아져 예전에 비해선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고 한다. 물론 비용이 만만치는 않단다.
서두에선 행사장에 대한 실망스러움을 이야기하다 왜 지인의 이야기를 하였을까? 첫 번째로 열린 마니아들의 공식 행사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관객의 호응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하지만, 마니아들의 참여가 없었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코스튬 플레이의 대중화 혹은 전문화된 놀이 문화로서의 선전이 그 목적이라 할지라도, 엄밀히 따져보면 마니아들을 위한 행사이기 때문이다.
관람객의 수를 떠나 플레이어들의 노력을 기록하고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참여하는 이들이 즐겁고 신나는 행사가 되었으면 지금보다는 좋지 않았을까? 즉, 앞서 이야기한 맨투맨 사진사의 지원까지는 아니지만 주관사에서 약간의 비용을 들여 이들의 추억을 기록할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참여하지 않았을까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행사를 주관한 업체에 대단히 실례되겠지만, 입장료가 아까웠다. 일반 관람객의 입장료는 성인이 8,000원이다. 이 행사가 8,000원이 가치가 있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웃음만 나온다. 관람객을 위한 배려가 아무것도 없다. 무대 위에선 해외의 유명 코스튬 플레이어의 공연이라 했지만, 관람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서툰 몸짓과 표정의 일본인 플레이어로만 보인다.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삼류 MC의 시시한 질문과 통역관의 수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관람객이 많지 않아 당황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호응을 이끌어 내고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 MC의 역할이 아닐까? 공연의 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MC의 기교에 의해 분위기가 살아나는 대학축제가 그렇듯이 말이다. 공연을 준비한 코스튬 플레이어의 노력보다도 못한 MC의 준비가 빛을 발했다 하겠다.
통역관의 자질도 문제가 있었다. 정확히 예를 들 수는 없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이야기 한 바를 전부 이야기 하지 않고 들은 것만 어물쩡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직역이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통역관으로 선 순간 아무리 어렵다 한들 들은 바를 관람객에게 전부 전달해야할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이번엔 전시품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게임코스튬을 테마로 했다면, 다양한 게임과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의상과 소품이 진열되어야 하지 않을까? 여느 행사나 마찬가지지만, 대 다수의 부스는 판매를 목적으로 한 스폰서 부스였으며 체험이라 쓰고 돈을 받는 소품 제작 코너는 쓴 웃음을 짓게 했다. 도대체 입장료는 왜 걷었을까?
진열된 것들 중에는 그나마 게임의상으로 추측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부가 설명은 하나도 없었다. 행사에 참여 했으면 이 정도는 설명 없이 알아보아야 하는 것일까 한참 고민했다. 적어도 의상의 완성도를 확인하기 위해서 실제 게임에 적용된 모습의 사진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부스도 몇 개 없어 텅 빈 공간이 태반에 게임과 관련된 전시품과 체험코너는 한정되어 있다.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말이다. 읽고 있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너무 부정적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참여했던 일반 관람객들의 생각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관람객에 대한 배려는 일체 없었으니까.
행사에 참여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궁금하다.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이스타즈 2009’ 행사가 훌륭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2%는 성공했다고 본다. 적어도 코엑스에서 진행되었으니 말이다. 수년째 코엑스의 유치에 실패했던 ‘지스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물론 ‘지스타’ 조직위원회에서 별다른 노력은 하지 않았겠지만, 코엑스에서 전시회 또는 박람회를 진행하는 것이 돈만 가지고 있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행사의 숙제는 나머지 98%를 채우는 일이다. 국제라는 표현에 걸맞는 해외 코스튬 플레이어의 참여와 국내 마니아들의 참여 그리고 관람객들을 위한 배려가 수반된다면 나머지 98%를 채우는 일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기본을 갖추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 행사를 기대한다. 올해는 비록 2%의 일각만 보았다. 하지만 코스튬 플레이의 가치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된 다음 행사를 기대한다. 그리고 감사한다. 적어도 다른 전시회와 박람회 등의 관련 행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니 말이다.
아직 이르지만, 코스튬 플레이 문화의 인식변화와 2010년 국제 게임코스튬 페스티벌의 성공을 기원하며 짧은 단상을 마친다.
내용과 관련하여 적당한 코너가 있다면 옮겨주셨으면 합니다. ^^:
아울러 이미지에 사용된 로고에 대해 오해가 있으실 것 같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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