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중에 스팀(Steam)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PC 게임을 구매함에 있어 패키지가 아닌 게임키를 구매하는 경향이 높은데, 스팀은 이런 게임키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게임 다운로드 판매 사이트라고 보면 된다.
스팀에서는 여름, 겨울, 크리스마스 등 1년에도 여러 번 파격 세일을 자주 진행하는데 덕분에 플레이 할 마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지갑을 열어 라이브러리에 게임을 차곡차곡 쌓아놓는 유저들이 대다수라 할 수 있다. 대부분 이런 식으로 게임을 구매해서 웬만한 스팀 유저들의 경우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게임을 가진 유저들이 적지 않다.
많은 유저들이 온라인으로 게임을 구매함에 있어 스팀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단순 명료하다. 스팀에 그만큼 많은 게임들이 존재하고, 내가 플레이하고자 하는 게임이 스팀 내에서 판매 중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원하는 대부분의 게임이 스팀에 있다고 보면 된다
스팀과 같은 온라인 게임 다운로드 사이트로는 그 밖에 EA에서 서비스하는 오리진, CD 프로젝트 RED에서 운영 중인 GOG, Ubi 소프트의 유플레이 등이 존재한다. A라는 게임이 스팀과 오리진, GOG, 유플레이 등의 모든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이 때는 판매가격이나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다운로드 플랫폼에 따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와중에 언리얼 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에서 최근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오픈했다. 정식 출시는 2018년 12월이지만 국내에서는 등급 심의를 해결하고 2019년 4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파격적인 메가 할인을 진행중인 에픽게임즈 스토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경우 온라인 게임 다운로드 사이트로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매달 무료 게임을 제공하여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사이트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게임들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유저들의 관심 및 이용도를 측정할 수 있다.
아쉽게도 현재 에픽게임즈 스토어에는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최근에는 1년 독점이라는 조건으로 <헤비 레인>, <비욘드: 투 소울즈>,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으로 유저들을 모으고 있으며, <보더랜드 3>도 6개월 독점으로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따라서 성미가 급한 유저들이라면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통해 먼저 구매해 즐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향후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사이트나 PS4 및 Xbox One 등의 다른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 이렇기에 사실상 기간 독점이 주는 메리트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결국 얼마나 많은 게임을 저렴하게 판매하느냐가 온라인 판매 플랫폼의 핵심이다
여기까지가 게임을 구매하는 유저들의 입장이지만, 게임사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팀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게임을 판매 할 경우 게임 회사는 스팀에 플랫폼 기본 수수료 30%~20%를 지불하고, 에픽게임즈에는 엔진 수수료 5%를 낸다. 따라서 게임사는 수수료만으로 35%~25%가 나가고, 수익은 65%~75%에 머문다.
이에 반해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는 플랫폼 수수료가 12%로 고정되어 있으며, 언리얼 엔진 수수료를 면제 해준다. 언리얼 엔진이 아닌 다른 엔진으로 개발된 게임에는 엔진 수수료가 개별로 적용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스팀보다는 저렴하기에 게임사 입장에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비출 수 있다.
게임사에서는 에픽게임즈의 수수료 정책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사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이지 실제 게임을 구매하는 유저에게는 별개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결국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암튼, 에픽게임즈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온라인 다운로드 판매 사이트의 판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무분별한 기간 독점 정책과 스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다는 논란으로 서비스 초기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 에픽게임즈 스토어지만, 엔진을 판매하면서 벌어들인 무시무시한 총알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운로드 판매 사이트의 판도는 바뀔 수도 있다고 본다.
사실 <보더랜드 3> 때문에 고민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