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의 침체기, 다시 유행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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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온라인 게임을 떠올려보면 바람의나라,리니지,라그나로크,테일즈위버, 라그하임,아스가르드,일랜시아 등 수많은 게임들이 떠오른다. 국내 온라인 게임 초창기는 MMORPG 장르가 독점하다 싶이 했었다. MMORPG 중심으로 국내 게임 시장은 커졌고 이후에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로 확대되었다. 2010년 이전만 해도 매년 기대작은 MMORPG 게임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고 너도 나도 게임한다면 대부분 MMORPG 장르였던 시대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과 모바일 게임 시장의 확대 등 서서히 MMORPG 게임들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가 PC MMORPG 침체기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해당된다. 


MMORPG는 개발도 까다롭다. 먼저 개발비가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장규모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위험을 부담하고 투자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서버부터 해서 운영비 등 수많은 유지비도 감당해야 한다. 2010년 이전만 해도 많은 회사들이 MMORPG 개발에 뛰어들었는데, 성공한 게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실패하게 된다. 현재도 MMORPG 기대작은 있지만 과거에 비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어째서 국내 게임 시장을 이끌었던 MMORPG 장르는 이렇게 침체기를 맞이하게 된 것일까?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는 "거기서 거기, 비슷하다 것이다. 이는 과거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기 전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흔히 양산형이라 불리며 우려되던 문제였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동기부여가 부족하고 무의미한 노가다성 콘텐츠가 문제였는데 스토리를 강화한 테일즈위버나 생활 콘텐츠를 강화한 마비노기 등이 어느 정도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 MMORPG들이 많았다.  물론 양산형도 많았다.  이는 당시 온라인 게임 시장 대부분이 MMORPG 장르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MMORPG 장르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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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등장하면서 MMORPG 장르가 단순히 레벨업만을 바라보는 노가다 방식을 벗어나 스토리가 강화된 MMORPG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대부분 와우를 어설프게 따라 하는, 와우의 저퀼리티 게임들이 대거 등장한다.   무의미한 퀘스트들만 늘어난 게임만 늘어난 셈이다. 이로 인해 유저들은 어떤 게임을 해도 다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2010년 이전에 서비스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거나 회자되는 국내 MMORPG 게임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2005년 이전에 출시된 게임이 많았다. 그 이후에는 아이온,블레이드 앤 소울 정도만 떠오를 정도다. 2005년 이후에도 MMORPG 장르가 중심이었지만 그렇게 크게 성공한 게임은 드물었다. 대부분이 실패했다. 이때부터 이미 MMORPG  침체기가 시작된 시점이다. 


그 기간 동안 그렇게 특색 없는 양산형 게임들만 나오면서 MMORPG 장르의 입지가 흔들릴 때 리그 오브 레전드를 포함해 모바일 게임 시장 바람이 불면서 완전히 침체되기 시작한다. MMORPG가 축소되고 특정 게임으로의 고정 게이머들이 늘어나면서 큰 개발비가 필요한 MMORPG 장르 게임을 내놓는 회사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장르 특성상 헤비 한 장르가 MMORPG이기도 하다. 한 번 손을 대면 대부분의 콘텐츠 장시간 혹은 꾸준히 해야 이룰 수 있는 콘텐츠다. 때문에 게임 서비스가 길어지면 진입장벽이 높아지는데 이는 새로 들어온 플레이어가 기존의 플레이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요즘처럼 단판으로 승부를 짓는 게임에 익숙해진 신세대 유저들에게는 굉장히 어렵고 복잡하며 또 많은 시간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것은 큰 어려움이고 부담이다.  시대가 흐르고 사람들이 원하는 게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기피 대상이 된다. 과거에는 MMORPG 장르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과거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의 강세와 리그 오브 레전드,오버워치 등 MMORPG 외에도 수많은 장르의 다양화로 유저들의 선택의 폭이 넓혀졌기 때문에 현재 신세대에게 MMORPG는 수많은 게임 장르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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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들여 강해지는 MMORPG보다는 단시간 내에 실력으로 승부 짓는 게임 스타일이 더 선호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MMORPG 장르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이는 한국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MMORPG는 침체기다. 평균 연령층이 MMORPG 장르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하는데, 파판 14 개발자 요시다는 최근 트렌드의 변화로  20대 후반, 30대가 MMORPG 유저의 중심이라고 했고, 그는 파판 14를 개발할 때 어떻게 하면 젊은 층과 MMORPG 비경험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게임 진행의 템포를 굉장히 느긋하고 난이도는 체계적으로 나누었다. 때문에 기존의 MMORPG 마니아들에게 만렙이 되면서 레이드를 뛰기 전까지 이 게임을 하게 되면 굉장히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화려함을 보여주고 이것저것 콘텐츠를 개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올라가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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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파판14 온라인의 성별 균형>

그 결과 파이널 판타지 14는 20대 여성 유저의 비율이 매우 높다. 특히 한국에서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요시다 개발자가 해외 인터뷰에서 "여성 비율이 남성과 대등한 수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MMORPG 자체에 생소할 수 있는 여자들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국내의 MMORPG 마니아에게는  "초반이 너무 지루한" 게임으로 기존 마니아 유저층을 많이 잡는데 실패했다.  요시다 나오키는 그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지만 그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런 도전이 현재 MMORPG 시장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덕분에 파이널 판타지 14는 서비스 초반에 실망한 기존 MMORPG 이탈로 유저 수가 줄어들어 서버를 통합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젊은 층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정착되면서 다시 서버를 추가하는 등 새로운 젊은 유저들이 늘어나며 어느 정도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는 블리자드의 와우도 점점 새 확장팩에서 과거에 비해 조금  라이트하고, 레이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패치를 하기 시작했는데 진입장벽을 낮춤으로 MMORPG 장르에 대한 부담이 있는 유저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돌파구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MMORPG에 너무 집중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당시에는 MMORPG가 아니면 성공하기가 힘든 시절이었기 때문에 개발자들도 MMORPG를 개발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파격적인 시도보다는 조금 안정적으로 익숙하게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포화된 MMORPG 장르에서 안전한 선택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형적으로 MMORPG 게임에 집중된 시장에서 유저들이 질린 이유도 MMORPG 장르 침체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점은 유행은 돌고 돈다는 점이다. 과거보다 게임에 대한 선택권은 자유로워졌다. 국내를 넘어 스팀을 통해 해외 게임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모바일 게임을 포함해 콘솔 게임 등도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매우 좋아졌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MMORPG 장르에만 집중된 과거에 비해 현재는 넓게 퍼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해외의 MMORPG 도 그렇지만 앞으로 국내 MMORPG 장르도 더 이상 하드코어하고, 또 헤비 한 게임보다는 새로운 젊은 MMORPG 세대를 만들기 위해 색다른 변화가 필요해진 시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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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과거 MMORPG 집중 시기에 양산형 논란보다 현재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새로운 젊은 유저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앞으로 나올 국산 MMORPG들이 어떤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장시간의 노력이 시작되어야 앞으로 국내 MMORPG 유행이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Comment '1'
  • ?
    과다출혈 2018.06.14 21:03
    메판 14는 메갈은 블럭이고 한남은 블럭 안된다는데 사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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