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권은 언제나 게임업계에 비판적이었습니다. 다양한 게임규제 법안을 마련해 게임업계의 목을 조르고, 게임업계는 그저 묵묵히 버티고 당하기만 했습니다. 이렇다 할 변명이나 반론도 제기하지 못한 채 그저 정치인들의 게임규제 법안에 두드려 맞으면서 결국 게임=마약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정치인들 중에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정치인은 전무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게임업계에 힘을 실어줄 의원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의 전병헌 의원이 e스포츠연맹회장을 맡으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을 점차 바꾸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혼자서는 한계가 있기 마련. 보다 많은 정치인들의 동조가 필요합니다.
그런 와중에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효과가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정치권과 게임업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기에 이런 거리를 좁힐 교두보의 역할로 김 의장이 활약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것입니다. 특히, 다양한 게임규제 법안에 맞서 김 의장의 발언은 게임업계 종사자라는 입장에서 보다 높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김 의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웹젠의 경우 안철수 의원의 안랩처럼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어 외부 요인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이죠.
또한, 김 의장이 청년실업 문제에 주력한다고 언급한 만큼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얼마나 제대로 전달해 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기게 됩니다. 특히, 김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대표가 당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영입한 인사라는 인상이 강한데, 그럴수록 자신이 몸담았던 게임업계의 입장만을 대변 하는것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 게임업계 인사가 정계에 진출한 사례는 이번이 최초이기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것이 게임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멍든 게임업계를 위해 누군가는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