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막강한 유저 숫자를 등에 업으면서 성장폭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콘솔의 경우 최근에야 PS4가 출시되는 등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에 걸쳐 서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 조사기관 니코 파트너스에 따르면 중국의 PC 온라인 게임 시장은 2013년에 비해 2014년 22% 성장했다고 합니다.
<크로스 파이어>와 <리그 오브 레전드>가 매출을 주도하고 있으며 자국에서 개발하는 MMORPG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가 중국에서 큰 히트를 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며,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또한 중국팀에서의 활발한 LOL 리그를 보면 익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크로스 파이어
이와 함께 중국은 스마트폰 보급이 증가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도 점점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습니다. 리서치 업체 뉴주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북미의 63억 달러에 조금 모자라는 61억 달러로, 2016년에는 북미 매출을 훌쩍 뛰어넘어 7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그야말로 온라인과 모바일에 걸쳐 중국 게임 시장의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해서 성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게임 시장,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다
매년 중국 게임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국내 업체에 있어 중국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현재도 <크로스 파이어>의 강세는 여전하고, 매출 상위에는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도 랭크되어 있을 정도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꽤 달라졌다고 합니다.
우선, 중국 게임 시장 내 심사기준이 높아지면서 현지 퍼블리셔의 요청에 국내 업체가 이끌어 가기보다 따라가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자국인의 게임 취향은 누구보다 자국인이 잘 아는 법. 중국 게임이 아직도 많은 작품을 그대로 베끼는 것 때문에 짝퉁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한편으로는 양질의 게임을 벤치마킹하면서 개발 노하우도 향상되고 있습니다.
많은 인기작들을 퍼블리싱하면서 중국 내 게임기업 1위로 성장한 텐센트
중국에서의 엄청난 인기 덕에 웹젠에게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준 뮤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뮤 오리진(중국명: 전민기적)도 중국 개발사 천마시공에서 개발한 작품입니다. 표절로 논란이 된 도탑전기 또한 중국 개발사 작품으로 표절과는 별개로 중국 내에서는 많은 인기를 끌면서 작년 매출만 무려 3,782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 모바일 게임의 중국 진출도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중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 못지 않게 외국이나 신생업체에게 좋은 시장만은 아닌 것이죠. 이미 2014년 중국 안드로이드 랭킹 탑 50에 이름을 올린 해외 퍼블리셔는 네 곳 뿐이며, 텐센트와 넷이즈 같은 중국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전민기적과 도탑전기
국내에 불어 닥칠 중국 게임의 역습
현재 국내 게임 시장은 알다시피 모바일 쪽으로 옮겨 간지 오래입니다. 온라인 게임 순위를 살펴봐도 신작은 찾아보기 힘들며, 외산 게임의 비율도 높은 편입니다. 개발사는 개발비와 많은 개발인력이 필요한 온라인 게임보다는 단기간 내에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한 모바일 게임에 개발력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온라인 게임의 자체 개발보다는 퍼블리싱에 중점을 두고 있고, 가져오는 게임들도 비교적 저렴한 중국 온라인 게임을 타겟으로 삼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온라인 게임이 중국에 끊임 없이 진출하는 것과는 상반된 움직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 게임 시장이 외산 게임들로 도배될 우려가 높음을 시사합니다. 더군다나 중국 게임들의 퀄리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국내 유저들의 입맛에 어느 정도 괜찮다 싶은 순간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