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에서 표절과 함께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로 자동 전투가 있습니다. 최근 서비스 되는 액션 RPG류에는 자동 전투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는데, 자동 전투란 말 그대로 버튼 하나만 터치하면 알아서 전투를 펼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가장 흔하게는 노가다를 알아서 해준다는 이점으로 적지 않은 유저들로부터 공감을 사는 시스템인데, 이와는 반대로 자동 전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유저들도 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동 전투를 할 바에는 뭐 하러 게임을 할까'라는 인식이 강해서 자동 전투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동 전투를 켠 순간부터 게임은 '직접 하는 것'에서 '보는 것'으로 둔갑합니다. 어차피 자동 전투를 켜 놓은 상태에서 게임 화면을 보는 이도 드물겠지만, 유저의 개입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이미 그것은 플레이 하는 게임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과 같습니다.
자동 전투가 없는 게임은 사실 찾기가 힘듭니다, 달을삼킨늑대
엔터테인먼트 요소 중 가장 각광 받는 영화와 게임. 영화와 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차이는 지켜보는 입장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영화)과 직접 그 세계에 뛰어들어 자신의 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게임)라는 차이에 기인합니다. 하지만, 자동 전투는 그런 게임의 요소를 아예 묵살해 버리고 있는 것이죠.
개발사나 자동 전투를 선호하는 유저들은 나름대로 이유를 제시합니다. 이 게임은 조작이 어려워서 누구나 쉽게 즐기기 위해 자동 전투를 넣었다거나, 바쁜 직장인들처럼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유저를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라 둘러댑니다.
그런데, 조작이 어렵다면 난이도를 낮추거나 조작 체계를 보다 쉽게 가져가는 것으로 이 부분은 충분히 해결이 가능합니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시스템이라는 이유 또한 차라리 짧게 나마 휴식 시간을 가져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풀거나 하는 것이 낫지, 자동 전투를 통해서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느끼기 조차 힘듭니다.
많은 인기작들이 자동 전투를 사용하고 있죠
자동 전투가 대세가 된 현재, 그것을 없애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미 자동 전투에 익숙해진 노가다 유저는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 할 정도로 자동 전투의 매력에 푹 빠졌으니까요. 이미 정착된 시스템을 없애기는 힘들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단지, 자동 전투의 중요도가 계속 커지면서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의 재미보다 캐릭터 육성을 보다 쉽게 가져가는 것에 그친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자동 전투를 무조건적으로 비난 할 생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몇몇 도탑류 게임을 즐겨 보니 자동 전투 없이는 더 이상 게임을 플레이 할 염두가 나지 않더군요. 일례로 캐릭터 성장을 위한 재료를 모으기 위해 던전을 돌 때 매번 캐릭터 스킬을 누르는 수고보다는 자동 전투 한 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의 입장에서는 자동 전투가 참으로 고마운 존재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자동 전투가 없으면 더 재미날 것 같은 작품도 존재합니다, 블레이드
하지만, 그런 노가다를 하기에 앞서 전투를 보다 재미나게 만들어 수동으로 조작하도록 이끌 수는 없었을까요. 던전의 구성을 다양화 하고 전투에서 진형 변경이나 효율적인 스킬 사용 등 유저에게 있어 직접 플레이 하는 재미를 강조할 생각은 왜 미쳐 하지 못했을까요.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게 만들고 지루해질 것을 미리 알고서 이것을 자동 전투라는 버튼 하나로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자동 전투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모바일 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문제일 것입니다.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자동 전투의 도움을 받을 사람은 받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냥 수동 전투로 즐기겠지만 자동전투가 무조건 편리함으로 귀결되지 않는 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게임을 실행하면 여러 가지 메뉴가 보입니다. 옵션도 있고, 나가기도 있죠. 그런데, 가장 상단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아마도 플레이(PLAY)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내가 직접 플레이 하는 것이지, 자동으로 펼쳐지는 캐릭터의 액션을 바라보는 영상이 아닙니다.
임플로전에 자동 전투가 있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