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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화이트의 우승으로 한국과 동남아에서 분산 개최된 2014 시즌 LoL 월드 챔피언쉽(이하 롤드컵)이 막을 내렸습니다. 예상대로 한국팀은 강했고, 작년 SKT T1 K가 우승한데 이어 2회 연속 한국팀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명실상부 롤드컵은 이제 한국이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에 따라 전력이 떨어지는 팀에서는 새로운 선수를 영입함과 동시에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인섹 최인석과 제로 윤경섭이  중국 LoL팀 로얄클럽에 입단해 롤드컵 결승에 오르면서 해외팀에 입단한 한국 선수들은 확실히 기존 팀에 플러스 요소를 가져온다는 것을 입증해 냈습니다.

최근에는 막눈 윤하운이 북미에 위치한 퓨전 게이밍에 입단했고, 피글렛 채광진 또한 북미의 Curse에 공식 입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들 모두 국내에서는 탑 클래스의 선수들이었지만, 올해 롤드컵에는 참여할 수 없었고 팀에서의 입지도 좁아진 바 결국 해외 진출을 모색해 새롭게  자신 만의 길을 개척해 나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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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눈 윤하운(상단)과 피글렛 채광진 선수

그렇다면 이들은 왜 정든 고향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까지 가서 힘든 프로게이머 생활을 연명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여느 스포츠 선수든 국내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둔 후에는 해외로 눈길을 돌리기 마련입니다. 여기에는 현재보다 더 나은 대우, 해외 시장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고 싶다는 의지와 도전 등 선수 개개인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할 것입니다. 이는 LOL 프로게이머들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고요.


그들에게는 꿈의 무대, 롤드컵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LoL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최종적인 목표는 뭘까요. 아마도 전 세계 탑 클래스의 팀들과 싸워 최고가 되어 롤드컵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국내 팀에게 있어 롤드컵은 나가는 것 조차 상당히 힘든 문제입니다. 출전권이 제한되어 있고, 그만큼 막강한 팀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는 마치 양궁 국가대표를 뽑는 것 마냥 한국을 대표해 롤드컵에 나가는 것이 롤드컵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라도 팀 운이 없다거나 하는 이유로 롤드컵에 발을 들여 놓기 힘든 경우가 허다합니다. 개인 기량이 출중하다해도 LoL은 엄연히 팀 게임이니까요. 그런 그들에게 있어 다른 국내 팀으로의 이적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어차피 국내에서는 현재 삼성과 SK, KT, 나진이 군림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해외팀으로 이적해 그 팀을 발판 삼아 롤드컵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프로게이머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쪽이 국내에서 몇 년 동안 더 노력하는 것보다 더 빨리 롤드컵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일례로 CJ 엔트스 블레이즈 서포터 러스트보이 함장식 선수 또한 계속해 롤드컵의 문을 두드렸으나 실패, 결국 2014 스프링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 TSM으로 이적한 후 올해 처음으로 롤드컵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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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프로게이머라며 누구나 한 번쯤 밟아보고 싶은 롤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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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블레이즈를 떠나 TSM의 서포터가 되어 돌아온 러스트보이 함장식


마음이 편해야 실력도 나오는 법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프로게이머에게 있어 수익 부분도 빠뜨릴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3년 e스포츠 실태조사에 따르면, KT, SKT, 웅진 등에서 후원하는 프로팀에 소속되어 있는 프로게이머 103명 중 51.9%의 연봉은 1,200만원 미만이었습니다.

게임이 좋아서 이 바닥에 뛰어들어왔지만, 아무리 10대, 20대 초반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이뤄낸것에 대한 경제적인 부분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무엇보다 국내 프로팀의 경우 개인 방송에 의한 수익이 인정되지 않는 반면에 현재 많은 해외 팀들은 개인 방송으로 인한 수익을 인정하기 때문에 비시즌 때는 이런 식으로 수익을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한 시즌이 끝나고 성적지 좋지 않은 팀의 경우 라인업이 쉴새없이 바뀌는데 이는 프로게이머 선수들이 단기 계약에 묶여있기 때문입니다. 유명 팀이나 선수가 아닐 경우 시즌제나 6개월 짜리 계약이 흔하고, 한 시즌에서 탈락하면 계약이 종료되는 사태로 이어져 결국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제 실력이 나올지 만무합니다.

이에 반해 해외팀의 경우 연봉이나 계약 조건이 국내보다 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계약 기간 은 대게 1년 단위로 하기에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한 팀에 몸담아 제 실력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죠. 인섹의 경우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았고, 중국 팀에서 먼저 1년 계약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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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선수로 몇 시즌을 가기가 어려운 국내 팀의 사정,
현재 새롭게 팀을 개편 중인 SKT T1 K와 KT 애로우


후보의 설움, 나는 경기에 나가길 원한다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국내 LoL리그에서 식스맨 체제를 도입한 이후 말들이 많았는데,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는 그만큼 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누구나 경기에 참여해 멋진 플레이로 관중을 열광시키고, 승리를 가져가고 싶은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그런 실력을 발휘할 기회 조차 주어지지 못한다면 자신이 가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무색하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결국 해외 진출에 나간 많은 선수들 모두 주전으로 매경기에 나가고 싶어합니다. 농구나 축구 마냥 경기 중 자유롭게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식스맨이라는 위치는 사실상 전력외로 치부해 버리기까지 합니다. 그럴 바에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찾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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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프로스트에 잔류하면서 식스맨으로 남았다가 주전으로 승격한 원딜러 스페이스 선호산
이는 잘 된 케이스지만 대부분의 식스맨은 출전 기회 조차 잡기 힘들다


해외 진출=실력 평준화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작년 SKT T1 K와 롤드컵 결승에서 맞붙은 팀은 중국의 로얄클럽입니다. 당시 로얄클럽은 멤버 전원이 중국 선수였고, 롤드컵 종료 후 팀의 정신적 지주인 타베 왕 박 칸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새롭게 시작된 2014시즌의 스프링 스플릿에서는 4위 진입해도 실패했고, 섬머 스플릿에서는 3위에 그쳤습니다. 결국 선수 교체를 단행해 인섹과 제로가 새롭게 팀에 합류하면서 로얄클럽은 2회 연속 롤드컵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작년과 비교해 원딜러 우지 지앤 즈하오를 제외하고, 팀원 모두 새로운 얼굴입니다.

물론, 로얄클럽에서 원딜러 우지의 역할은 생각보다 크지만, 그가 잘 크도록 팀을 받쳐줌에 있어 인섹과 제로 선수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즉 현재 해외에 진출했거나 할 예정인 선수들이 해외 팀에서 녹아 들어감에 따라 해당 팀의 전력은 상당히 올라간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현재 한국팀이 독식하고 있는 롤드컵의 흐름도 내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으며, 팬의 입장에서는 더 재미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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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허무하게 삼성 화이트에게 패했지만, 두 한국 선수의 입단으로 결승까지 올라간 로얄클럽

한국팀의 경우 연습량에서는 그 어떤 해외팀과 비교해도 결코 지지 않을 정도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에 반해 북미나 해외에서는 다양한 챔프를 활용한 신규 메타나 새로운 전술에서 꽤 많이 앞서 있죠. 이에 따라 한국팀의 연습량과 해외 팀의 다양한 챔프 활용이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어떤 새로운 팀이 등장할지, 팬의 입장에서는 흥분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준비 없이 나가지는 말자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그렇다고 아무 준비 없이 해외에 나가는 것도 조금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이기에 실력으로 모든 것을 말한다지만, LoL은 엄연한 팀 게임으로써 팀원들. 무려 자신을 제외한 4명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보다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외국어 능력도 하나의 준비 요소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LoL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해외 진출은 마치 해외 축구 리그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제공합니다.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를 비롯해 스페인 프리메가리가를 봐도 한 팀에 자국 선수들로만 구성된 팀은 사실상 없습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해외에서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스포츠에서 당연시 됐던 것이고, 이제 e스포츠에서도 이런 붐이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죠.

축구의 나라 브라질에서 수 많은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좁은 시장을 떠나 해외에 진출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그들로 인해 다양한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어 하나의 팀이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라이벌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침으로써 명경기를 볼 수도 있고요.

그런 점에서 내년에도 삼성 화이트가 롤드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누구더 장담할 수 없습니다. SKT T1 K가 롤드컵을 들어 올렸을 때 누가 올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물론, 한국팀의 강세는 작년과 올해 여전했지만 내년에는 한국 선수들로 인해 새로운 돌풍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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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팀이 롤드컵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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