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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길었던 이야기의 대미를 장식할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이 지난 10일 국내 정식 발매됐습니다. 대부분 <스타크래프트 2(이하 스타 2)>를 패키지 게임처럼 제 돈을 줘야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스타 2는 작년 초 2.1 패치를 통해 몇 가지 컨텐츠를 무료화로 전환하면서 절반의 무료 게임이 되었습니다.

즉, 설치만 하면 어느 정도의 컨텐츠는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죠. 하지만, 각 종족 별 캠페인을 플레이 하려면 본편인 <자유의 날개>와 두 가지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 <공허의 유산>을 구매해야 하며, 래더 플레이도 무료 유저는 할 수 없습니다. 대신 그 외의 것들은 대부분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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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1을 떠올리게 하는 종족 별 캠페인 화면

이런 무료화 정책으로 유저들이 가장 많이 접한 것이 아케이드와 사용자 지정 게임입니다. 아케이드의 경우 스타크래프트 1의 유즈맵과 같이 미니 게임 형식을 다양한 유저들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허의 유산> 출시와 함께 새로운 모드로써 협동전이 추가 됐는데, 이 또한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처음에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은 모드였는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스타 2의 무료화에 향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재미난 모드였습니다.




코옵의 재미를 강조한 협동전

패키지 게임에는 코옵(Co-op)모드라는 것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캠페인을 다른 유저와 함께 플레이 하는 것으로 협공의 재미를 강조하면서 혼자 플레이하는 것보다 더 큰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죠.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두 명 혹은 세, 네 명의 유저가 함께하기에 난이도도 내려가고 경쟁과 협동의 묘미가 있습니다. 이런 코옵 모드의 대표작으로는 <보더랜드 2>, <바이오 하자드 5, 6>, <데드 아일랜드> 등 엄청나게 많으며 최근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이 코옵을 염두하여 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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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옵 게임의 대표작 <보더랜드 2> 최대 4인까지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공허의 유산>에서 새로 도입된 협동전은 쉽게 말해 코옵 플레이를 말합니다. 하나의 목적이 있는 캠페인을 두 명의 유저가 함께 동맹을 맺어 플레이 하는 것인데요. 기존에 친구나 지인과 동맹을 맺고 플레이 하는 섬멸전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이지만, 협동전은 단순히 적의 섬멸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방어나 특정 오브젝트 파괴 등 미리 준비된 여러 목적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스타 2>에 나왔던 스토리 캠페인을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는 듯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사령관

처음 협동전 소식을 들었을 때는 스타크래프트 세계관에 등장하는 다양한 영웅들을 필두로 진행되는 캠페인 형식의 게임인줄 알았습니다. 유즈맵에도 그런 형태의 게임이 몇 가지 있는데, 이를 블리자드에서 좀 더 다듬고 발전시킨 형태라 예상했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진형을 발전시키는 기본적인 전략게임의 패턴에 영웅이라 불리는 사령관의 스킬이 더해지고, 각종 목적으로 게임의 흐름에 유저가 몰입하도록 만든 일종의 캠페인과 같았습니다.

사령관은 각 진영 별 현재 2명 씩 공개되어 있습니다. 테란에는 짐 레이너와 스완, 저그는 캐리건과 자가라, 프로토스는 아르타니스와 보라준이 등장합니다. 대신 여기서 무료로 플레이하는 유저는 짐 레이너와 캐리건, 아르타니스만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 캐릭터들을 플레이 하려면 공허의 유산 패키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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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을 대표하는 사령관, 짐 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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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의 유산 패키지가 있어야 나머지 사령관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 사령관들은 캠페인의 승패와 관계없이 경험치를 얻고, 레벨업을 거치며 성장합니다. 사령관마다 서로 다른 핵심적인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전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예컨대 레이너의 경우 히페리온을 소환해 적에게 대항할 수 있고, 캐리건은 직접 영웅을 조작하여 부대에 포함시켜서 강력한 스킬로 적진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아르타니스는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의 진영을 포함한 동맹군의 건물과 병력에게 방어막을 씌워 병력 소모를 줄여 줍니다. 영웅 마다 두 개의 스킬이 있기에 알맞은 스킬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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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너의 또 다른 스킬인 밴시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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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타니스의 스킬인 궤도 폭격. 데미지는 생각보다 많이 약한 편

또한, 각 사령관들은 같은 진형이라도 만들 수 있는 유닛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레이너는 보병에 특화되어 있으며 기갑 부대는 시체매와 공성 전차 밖에 만들지 못합니다. 이와 반대로 또 다른 테란 사령관인 스완은 메카닉 중심의 특성이 부각되어 병영 자체를 사용할 수 없으며 바로 군수공장으로 넘어가 화염기갑병, 골리앗, 사이클론, 토르 등의 기갑부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처럼 성격이 갈리는 사령관의 존재로 테란을 좋아하는 유저라도 자신의 스타일. 즉, 바이오닉 부대 혹은 메카닉 부대에 맞춰 원하는 사령관을 선택해 플레이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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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령관마다 사용 가능한 유닛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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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 폭격기의 경우 보라준은 사용할 수 있지만, 아르타니스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협동전은 블리자드에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컨텐츠라고 미리 밝힌 만큼 향후 추가적인 패치와 함께 지속적으로 맵과 사령관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현재 알려진 추가 사령관으로는 테란 진영의 호너, 저그의 스투코프, 프로토스의 카락스 등이 대기 중입니다.


다양한 목적을 가진 5개의 캠페인

진영을 발전시키고, 전투를 함에 있어 섬멸전과의 차이점이 있는데 저그의 점막 위에서 다른 진영이 건물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저그 유저는 동맹 유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점막으로 자유롭게 영역을 넓혀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사이오닉 폭풍과 같은 광범위한 공격에 아군 및 동맹 유저의 유닛들은 데미지를 받지 않아 자유롭게 시전이 가능한 점도 특징으로써, 이런 장점으로 유닛을 운용하고 확장하기가 한결 용이합니다.

현재 공개된 캠페인은 총 5개로 적은 감은 있지만, 협공전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 망각행 고속열차

<자유의 날개>에 등장한 대열차 강도 미션과 흡사합니다. 맵에 가로로 길에 늘어선 선로를 통해 좌측에서 우측으로 일정 시간마다 열차가 지나가는데, 9대 중 3대가 지나가면 미션이 실패로 끝납니다. 단순히 열차만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적들이 본진에 쳐들어오고, 열차가 지나갈 때도 적들이 함께 움직이기에 병력의 운용이 중요합니다. 또한, 상행선과 중앙선에서 같이 열차가 지나갈 때는 동맹 유저와 긴밀히 협력하여 서로 분담하여 열차를 파괴해야 하는 협동성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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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미션은 클리어하면 경험치에서 보너스를 받게 됩니다


- 과거의 사원

<공허의 유산>에 나온 최후의 항전 미션과 같습니다. 25분 동안 맵 중앙에 있는 사원을 보호하는 디펜스 미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4방향에서 적들이 들어오기에 방어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며, 중간 중간 멀리서 사원을 공격하는 공허 분쇄자들은 직접 병력을 이끌고 제거해야 합니다. 방어만 잘 해 놓고 틈틈이 등장하는 공허 분쇄자만 처리하면 문제 없어 보이지만, 어려움 이상의 난이도에서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사방에서 적이 몰려오고 공중에서도 적들이 사원 주변에 상륙하는 등 아비규환이 일어나면서 대장관을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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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면 적들의 대규모 공습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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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 분쇄자는 직접 부대를 이끌고 제거해야 합니다


- 공허 분쇄

일정 시간마다 맵 곳곳에 공허 분쇄자가 등장해 본진 뒤에 있는 해머 상사의 요새를 공격하는데, 모든 공허 분쇄자를 제거하면 승리합니다. 공허 분쇄자의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동맹 유저와 협력하여 빠르게 처리하여 해머 상사 요새의 데미지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방어보다는 꾸준한 병력 생산으로 공격을 펼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공허 분쇄자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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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방향에 해머 상사의 요새가 있으며, 멀리서 공격하는 공허 분쇄자를 섬멸해야 합니다


- 코랄의 균열

<군단의 심장>에 등장한 심판 미션의 맵을 사용한 캠페인으로, 시간 내에 공허의 파편을 모두 파괴하면 승리합니다. 우측 상단에 보이는 시간이 모두 소진되기 전에 맵에 보이는 공허의 파편을 파괴하는 것인데, 파편 주변에는 많은 적군이 상주해 있어 원활한 파괴를 위해서는 꾸준한 병력 생산이 중요합니다. 파편을 너무 빨리 파괴하면 다음 파편을 파괴할 병력을 모을 시간이 적기에 남은 시간을 적절히 체크해가며 파편을 순차적으로 파괴해 나가면 손쉽게 클리어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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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내에 공허의 파편이 활성화하지 않도록 파괴하는 임무


- 공허의 출격

<군단의 심장>에 나온 전령선 격추 미션과 흡사합니다. 각각 중앙과, 3시, 9시에 위치한 차원문으로 왕복선이 나가려는데 이를 저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마찬가지로 중반부부터는 왕복선과 함께 다른 방향에서 적들도 쳐들어오기 때문에 동맹 유저와 함께 병력 분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왕복선의 경우 탈출까지 남은 시간이 표기되기에 일점사 등의 전략적 공략 패턴도 필요합니다. 역시 마지막 러쉬가 되면 대규모 왕복선이 탈출을 위해 사방에서 몰려오고, 쳐들어오는 적들의 숫자도 적지 않기에 상당히 많은 병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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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선이 차원을 탈출하기 전에 섬멸해야 합니다


초보부터 고수까지 함께하는 재미가 있다

현재 준비된 맵은 고작 5가지 정도라 확실히 질리는 감은 있을 수 있습니다. 대신, 난이도를 다양하게 조정하여 도전하는 맛이 있고, 난이도에 따라 보상도 달라지기 때문에 사령관을 성장시키는 측면에서 다양한 난이도로 도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난이도 조정에 대한 밸런스 패치가 한 번 이뤄진 만큼 난이도마다 체감하는 느낌이 정말 다릅니다. 어려워  질수록 은신 유닛들이 자주 출몰해 탐지기 유닛이나 탐지 건물의 활용도가 높아지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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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능력이 하나 씩 개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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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종료 후 같은 동맹 유저와 간단한 점수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같이 할 친구가 없더라도 무작위 매칭처럼 자신이 선택한 난이도와 비슷한 난이도를 선택한 유저와 매칭이 되어 같이 캠페인을 플레이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간혹 잠수를 타는 유저들이 있지만, 새로운 모드로써 인기가 많은 만큼 매칭은 잘 되는 편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스타 2를 접해 보지 않은 유저와 함께 게임을 익힌다는 측면에서도 협동전은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섬멸전으로 동맹을 맺고 적의 섬멸에 목적을 두기보다 다양한 상황이나 목적으로 서로 협력 하면서 초보자들의 실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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