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사유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워킹 데드로 어드벤처 장르의 부활을 알렸던 텔테일 게임즈에서 워킹 데드의 후속작 시즌 2와 함께 새로운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그들의 장기를 살린 또 하나의 어드벤처 게임 '더 울프 어몽 어스(The Wolf Among Us)'인데, 이 작품 또한 워킹 데드와 마찬가지로 그래픽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어드벤처 장르는 황금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고, 유저는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 스토리를 진행해나가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인물 들의 다양한 대사와 이를 받쳐주는 탄탄한 스토리, 소지한 아이템으로 문제에 봉착하면 해결하는 구조는 이야기에 빠져드는 재미 못지 않게 퍼즐 요소를 해결하면서 느끼는 희열까지 더해져 다른 장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해 갔습니다.
90연대 어드벤처 게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작품들
상단부터 원숭이섬의 비밀, 가브리엘 나이트, 그림 판당고
하지만, 어드벤처 장르가 가지는 고질적인 한계. 즉, 한 번 엔딩을 보면 2회차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는 게임성이나 고유의 성격으로 인해 멀티플레이가 불가능한 설정 등. 이런 문제들로 인해 전략시뮬레이션과 FPS 등의 장르에 점점 밀리면서 이제는 해당 장르의 게임을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 되었습니다. 물론, 액션 어드벤처라는 장르로 두 장르를 혼합한 게임이 다수 등장했지만, 액션이 주가 되는 한편 어드벤처는 퍼즐 형식이 많아 정통 어드벤처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기도 했고요.
그만큼 현재에 이르러 어드벤처 게임은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 와중에 등장한 텔테일의 작품은 어드벤처의 부흥을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울프 어몽 어스는 그 정점에 있는 작품입니다. 90년대 어드벤처 게임을 즐겼던 올드 유저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넌지시 던져주고,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접해보지 못한 유저에게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게임 스타일에서 오는 큰 만족감을 제공해 줍니다.
때문에 현존하는 어드벤처 게임 중 감히 최고로 할 수 있는 '울프 어몽 어스'를 추천해 드립니다.
울프 어몽 어스를 소개합니다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울프 어몽 어스는 빌 윌링험의 작품인 그래픽노블 시리즈 '페이블즈(Fables)'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써, 국내에서도 시공그래픽노블을 통해 출간이 되었습니다. 스토리는 우리가 자주 들었던 동화, 신화 등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그들만의 세상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던 중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악한 세력에 쫓겨 우리가 사는 인간세상으로 밀려들어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페이블즈란 대충 이런 느낌의 그래픽노블입니다
동화 중 하나인 아기돼지 삼형제를 알 것입니다. 울프 어몽 어스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따라서 동화 속에 나온 캐릭터들이 게임에서도 등장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아기돼지들을 괴롭혔던 늑대가 본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것. 이 밖에도 백설공주와 미녀와 야수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색다르게 그려져 하나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에서 캐릭터들은 빌려오는 한편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낸 것이죠.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약간의 사전 지식. 예컨대 본 작품이 동화인들을 바탕으로 진행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어도 초반부터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으며, 그렇지 않다 해도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동화사전을 살펴보면 전체적인 배경이나 맥락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인물들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동화사전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울프 어몽 어스의 스토리는 그래픽노블로 발간된 페이블즈의 프리퀄 정도로 인식됩니다. 이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기 위한 텔테일의 배려라고도 볼 수 있으며, 텔테일은 이전 작품인 워킹 데드에서도 세계관만 가져와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그만큼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다는 것이죠.
어드벤처 게임에서 스토리의 비중은 상당히 높은데, 워킹 데드에 이어 울프 어몽 어스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본 작품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흐름은 하나의 사건을 파헤치는 빅비 울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와중에 또 하나의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여러 사건이 서로 연계되면서 하나의 추리 소설을 방불케하는 긴장감이 꾸준히 유지됩니다.
말 못 할 비밀을 가지고 있는 그녀, 페이스
물론,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 중점이 되는 것은 여러 인물들과의 대화와 사건 현장에서의 단서입니다. 마치 탐정이 된 듯 인물들과의 대화에서 사건의 실마리가 될 것을 끄집어 내고, 현장에서 여러 단서를 조합해 나름대로 사건의 진상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것이죠.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볼륨면에서도 부족함이 없고, 에피소드 1에서부터 큼지막한 사건이 터지면서 초반부터 높은 몰입도를 자랑합니다. 스토리의 탄탄함이나 완성도야 두 말 할 필요가 없으며, 사건을 쫓는데 있어 추가로 발생하는 사건과 진실에 점점 다가가려는 빅비 울프의 고군분투가 이야기에 제대로 녹아 있습니다.
지문 선택을 할 때는 시간 제한이 존재합니다
만질 수 있는 물건들을 보거나 직접 만져 단서를 하나 씩 얻어갑니다
에피소드도 통째로 5개가 모두 출시된 것이 아닌 하나 씩 출시되면서 감칠맛을 더했습니다
원작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다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워킹 데드에서부터 때깔 좋은 카툰렌더링을 보여준 텔테일의 그래픽 실력은 울프 어몽 어스에서도 여전함을 과시합니다. 워킹 데드가 특유의 분위기 때문인지 다소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로 유저를 압도했다면 울프 어몽 어스는 원작인 그래픽노블을 인식한 듯 다양한 색체를 바탕으로 그래픽노블의 선 굵은 터치나 스타일을 모니터에 옮겨 오는데 집중한 느낌입니다.
따라서 마치 그래픽노블을 실제로 읽는 듯한 느낌으로 인물들의 행동이나 사건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색감의 활용이 상당히 뛰어난데, 검은색과 보라색을 적절하게 사용한 몽환적인 느낌을 제공하는 오프닝은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워킹 데드에서 등장한 성우들이 다시 등장해 친숙한 목소리의 음성 더빙까지 더해져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까지 제공해줍니다.
카툰렌더링을 좋아한다면 울프 어몽 어스의 그래픽은 볼수록 놀라움을 자아낼 것입니다
울프 어몽 어스, 오프닝
새롭게 각색된 동화 속 인물들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와 빨간 모자에서 늑대는 돼지와 빨간 모자 소녀를 괴롭히려는 악당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울프 어몽 어스의 늑대, 빅비 울프는 동화마을의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관으로서 활동합니다. 원작을 비튼 이런 구조 덕분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 속의 인물은 새롭게 각색되어 저마다의 배경 스토리를 가지고 게임에 등장합니다.
빅비 울프와 함께 사건을 파헤치는 백설공주는 여전한 미모를 과시하는 한편 부시장의 비서로 등장합니다. 동화에서 백설공주는 백마탄 왕자와 결혼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지만, 본 작품에서는 왕자가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했다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이 추가 됐습니다.
그 밖에 빨간모자에서 도끼로 늑대의 배를 가른 나무꾼, 마법의 성에서 도망쳐 나온 미녀와 야수 등이 등장합니다. 미녀와 야수는 여전히 부부 사이로 등장하는데, 생활비에 허덕이는 모습이 마치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부부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또한, 보고 싶어 하는 대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마법의 거울과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어공주가 등장하면서 원작 동화와는 다른 느낌의 색다른 인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한, 다양한 인물들
어드벤처 게임이기 때문에 스토리의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하고, 이것을 이루는 인물들의 관계도 중요해 여느 인물 하나 엑스트라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빅비 울프와 백설공주를 기반으로 하는 주연에 다양한 조연들이 출연하는 느낌이랄까요.
여러 등장 인물들의 등장 외에도 눈여겨 볼 부분이 배경 설명으로, 이들은 동화마을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데 이런 인간의 모습을 유지해 줄 수 있는 이유는 변신 주문 덕분입니다. 고가의 변신 주문을 구매하지 못한 동화인들은 동화마을이 아닌 농장에서 살아가게 되고요. 변신 주문 또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여 스토리를 이루는 각각의 요소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완성 됐습니다.
아기돼지 삼형제의 첫 째, 콜린은 인간이 아닌 왜 본래의 모습으로 지내는 걸까요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다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텔테일의 게임은 늘 선택을 강요해 유저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워킹 데드에서는 선택 하나 하나에 주변 인물이 좀비에게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있어, 선택을 함에 있어 너무나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죠. 물론, 울프 어몽 어스는 워킹 데드 만큼 선택에 대한 강박이 그다지 높은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물들과 원활한 관계를 이끌어 가기 위해선 그 또한 선택의 중요성을 무시 할 수 없습니다.
선택에 따라 주변 인물들은 빅비 울프에게 호의적이기도 하고,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엔딩이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지만, 마지막까지 가는 과정에 끊임 없이 등장하는 다양한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여러 분기로 나뉘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는 스스로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이런 선택 외에도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포인트 액션 방식을 간간히 도입함으로써 이야기가 늘어지면서 가중되는 지루함을 다소 덜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포인트 액션 전투의 비중이 높고 액션에서 보여지는 애니메이션의 강도가 상당히 세서 다소 파격적인 연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워킹 데드에 이어 다시금 선택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간간히 등장하는 버튼 액션이 긴장감을 불어 넣습니다
울프 어몽 어스, 이런 분들에게 강력 추천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 과거 어드벤처 장르의 팬이었던 올드 유저
루카스아츠의 원숭이 섬 시리즈나 가브리엘 나이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어드벤처 게임을 즐긴 올드 유저라면, 새로운 어드벤처 게임의 등장에 목말라 있었을 것입니다. 울프 어몽 어스가 몇 년간 느끼지 못했던 어드벤처의 묘미를 일깨워 줄 것입니다.
- 어드벤처 장르의 재미를 새롭게 알고 싶은 유저
국내 게임 시장이 온라인과 모바일 위주로 흘러가는 만큼 다수의 유저들에게 어드벤처 장르는 생소하기만 합니다. 그나마 손노리의 화이트데이와 2편 출시를 앞둔 회색도시가 근래에 발매된 어드벤처 게임 정도랄까요. 하지만, 오히려 모르는 분야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AOS나 RTS, FPS에 길들여진 유저들에게 어드벤처의 재미는 그 어떤 장르보다 크게 다가올 것입니다.
- 그래픽노블을 좋아하는 유저
그래픽노블의 경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일본 망가에 비해 상당히 접하기 힘든 매체였습니다. 하지만, 시공사와 세미클론 등 다양한 출판사를 통해 미국 본토의 그래픽노블이 변역되어 국내에 출간되면서 많은 구독자가 생겨났죠. 울프 어몽 어스 또한 그래픽노블 페이블즈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써, 굳이 원작이 아닌 이전에 출간된 몇 권의 그래픽노블을 읽었다면 나름 흥미를 보일 요소가 게임에 가득합니다. 역동적인 펜터치와 수 많은 대사 등 이런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게임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죠.
- 명작 동화를 재미나게 읽은 유저
백설공주와 아기돼지 삼형제, 빨간 모자 등 추억 속의 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어떨까요. 특히, 명작 동화라 불리는 이런 동화 속 인물들이 현실 세계에서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스토리는 이야기 자체에서 주는 궁금증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손이 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