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껄렁한 게임이야기들

암호화폐 시장의 대폭락 사태

얼마 전, 암호화폐 시장은 "테라와 루나" 사태로 시끌벅적했다. 국내외 할 것없이. 작년부터 이어진 세계적인 유동성 축소에 따라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까지 영향을 받아 시황이 매우 안좋은 상황에서, 테라, 루나라는 암호화폐가 근본적인 설계 결함을 드러내며 대폭락을 일으킨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연쇄 폭락을 유발했다.

이런 대혼란의 틈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말들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암호화폐는 사기다','지금은 수많은 코인이 난무하지만 결국엔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아직 바닥이 아니다.' 등등. 솔깃한 말이긴 하다. 개인적으로 재미삼아 처음 몇만원 정도를 투자해 암호화폐를 매매해왔는데, 한때 200% 넘는 수익률을 찍었다가 최근에 원금도 깎아먹는 지경을 경험해보고나니 정말 암호화폐에 대해 신뢰를 갖는 건 가까운 시일 내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다.

아직 암호화폐가 신뢰를 얻지 못하는 건, 물론 변동성 뿐만은 아닌 것 같다. "근본"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쉽게 말하면, 쓰임새가 딱히 없다는 거다. 무슨 자율주행차 관련 코인, 스포츠 관련 코인, 부동산 관련 코인 등등 정말 각종 테마가 씌워진, 일방적 주장의 잡다한 코인은 넘쳐나지만 근본적으로 실체가 있는 코인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투자자들은 그저 기약없고, 불투명한 미래를 보고 한탕주의에 빠져 투자 아닌 투기를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게임 코인은 살아남을 것

하지만 상대적으로 근본있고 확장성을 갖출 수 있는 코인도 존재한다. 바로 게임 관련 코인이다. 왜냐하면, 바로 "게임"이라는 확실한 백그라운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임플레이를 통해 채굴하고, 또 게임플레이를 통해 소비되고 거래하게 된다. 다른 대부분의 코인들이 갖지 못한 확실한 "시장"을 갖는 것이다.

이 시장 자체가 해당 코인에 대한 신뢰를 담보해주며, 그 신뢰를 밑바탕으로 거래가 활발해지며, 활발한 거래는 가치를 계속해서 제고해주는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다. 이는 훗날 다른 잡코인들이 사라져갈 때, 게임 관련 코인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

생존의 전제조건?

물론, 전제조건 역시 있다. 바로 "생태계 조성"이다. 그 중 가장 기본은 당연히 "재밌는 게임"이다. 게임이 재밌어야 유저가 몰리고, 그 유저들이 게임에 투자를 하기 위해 코인을 사용하게 된다. 요즘 해외에선 P2E 게임들이 인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내막을 보면 대체로 게임성이나 재미가 충분하지 않은 게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P2E가 관심을 끄니까 일단 사람들이 몰리는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본다. 결국 P2E가 더 대중화되면 당연히 재밌는 게임이 부각이 될 것이고 거기에 유저와 코인이 몰릴 수밖에 없다.

재밌는 게임이라고 해도 코인의 수요와 공급이 톱니바퀴처럼 원활히 맞물릴 수 있게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코인의 가치가 유지되기 힘들고 유저 유지 또한 힘들 것이다. 하나의 게임이 아닌, 여러 개의 게임을 묶어 생태계를 조성하는 상황이라면 훨씬 힘들 것이다. 그래서 설계 과정에서 많은 시행 착오가 있겠지만 제대로만 된다면 게임과 코인은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하나의 제국을 구축할 수 있지도 않을까?

앞으로 게임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의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암호화폐는 게임에 의해서 존재를 인정받게 되고, 게임은 암호화폐로 인해 또 하나의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과정이 꽤 복잡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느낌도 들긴 하는데, 그래도 흥미롭게 지켜보면서 기대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