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위닝일레븐(현재는 efootball)> 시리즈와 함께 축구 게임의 양대 산맥이라 불린 EA의 <피파> 시리즈가 다음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피파>라는 브랜드를 사용해 게임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 대신 매년 출시됐던 <피파> 시리즈는 <EA 스포츠 FC>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이름을 변경해 서비스되며, 올해 안에 출시될 <피파 23>이 마지막 <피파> 시리즈가 될 예정이다.
이는 EA와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과의 이름 사용권 계약이 종료됐기 때문인데, 양쪽의 결별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FIFA에서 EA에 현재 라이선스 사용료의 두 배 이상을 요구했고, 서로의 입장 차이가 발생하면서 결국 양사의 파트너쉽은 자연스럽게 종료됐다. 그동안 EA가 FIFA에 지불한 라이선스 사용료는 연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911억 7,500만 원)로 알려져 있다.
EA의 <피파> 시리즈는 1993년부터 출시됐다. 20년간 누적 매출은 200억 달러(한화 약 25조 4,900억 원)에 달한다. 인기 시리즈의 갑작스러운 게임명 변경 소식에 기존 팬들은 당황스럽겠지만, 게임명 외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이미 EA는 전 세계 700개 이상의 팀과 19,000명에 달하는 선수, 100개 이상의 축구 경기장, 30개의 리그와 별도로 라이선스 계약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 축구팬들이 열광하는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라리가, 세리에 A 등에 등장하는 팀과 선수들은 향후 후속작들에서도 지금과 같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모드는 아쉽게도 제외되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는 그대로 유지된다.
양사의 파트너쉽이 종료됨에 따라 FIFA는 새로운 파트너를 통해 <피파>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 이미 잔디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새로운 축구 게임을 만들겠다고 성명을 발표했으며, 그 중에는 아직 루머에 가깝지만 중국의 게임업체가 FIFA와 독점 계약을 통해 새로운 축구 게임을 개발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스포츠 게임들은 하나의 게임들이 독주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축구는 <피파>, 농구는 <NBA 2K>, 야구는 <더 쇼> 등 과거와는 달리 라이벌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 않기에 이번 일로 EA에서 게임명을 <EA 스포츠 FC>로 바꾼다 하더라도 축구 게임에서 가지는 1인자의 위치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로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피파 온라인> 시리즈도 EA와 FIFA의 계약 종료에 따라 게임명 변경이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