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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료 가입자 22,000,000명 돌파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하는 "파이널 판타지 14"의 자취를 돌아보다.

-MMORPG 침체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요시다 PD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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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서버 기준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파이널 판타지 14 (이하 파판 14)의 네 번째 확장팩 '효월의 종언'이 2021년 11월 출시가 확정되었다. 8년간 이어진 조디아크와 하이델린 이야기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확장팩이다. 

 '1부 이야기'의 마지막 확장팩을 앞둔 파판14는 지난 8여 년간 매 확장팩마다 게임 웹진에서 꾸준히 점수를 올러나갔고 , 세 번째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에서는 북미 게임 웹진  MMORPG 장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유지, MMORPG침체기가 오랫동안 이어져온 상황에서 전 세계 유료 가입자 2천만 명을 돌파하며 큰 빛을 발휘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파판14 온라인이 처음부터 호평을 받은 게임은 아니었다.  첫 출시 당시 최악의 혹평을 받으며 전 세계 게임계에 웃음거리였던 이 게임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MMORPG가 되었고 와우와 함께 양대산맥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효월의 종언'을 앞둔 시점에서 발자취를 돌아본다.


2010년, 게임계의 재앙이자 웃음거리였던 '구 파이널 판타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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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 14은 2013년에 처음 서비스되었지만, 이미 2010년에 출시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구 파판 14'라 불리는 이 비운의 게임은, 파판 11 온라인의 성공을 이끈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개발하였는데 출시 당시 게임계에 논란의 중심이었다. 자존심 강한 스퀘어&에닉스라는 회사에서 최고의 개발진들이 개발한 게임이었지만 결과물이 최악이었기 때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라는 이름만으로 게이머들에게 큰 관심과 기대를 받았지만, 이름값을 믿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게임성을 보여주었다. 시대에 뒤 떨어진 시스템, 그리고 최악의 최적화를 보여주며 수많은 버그 등 출시 당시 게임계에서는 어떻게 이런 온라인 게임이 나올 수 있었는지 충격을 넘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게임 웹진에서는 연일 혹평을 퍼부었고,  스퀘어&에닉스의 주가는 폭락하는 등 , 결국 사장이 직접 나서서 유저들에게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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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구 파이널 판타지14'  관련 뉴스 당시 국내 사이트에서도 혹평이었다. 출처-루리웹>

출시 후, 사태 수습에 나선 스퀘어&에닉스는 사내에 여러 개발자에게 자문을 구하기 시작한다. 그중 현재 프로듀서인 요시다 PD 도 있었다. 그는 당시 타 게임 개발팀에 있었는데,  "온라인 게임 초창기에는 여러 문제가 나오는 것이 흔한 일이니까 크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한다. 그러나 뒤늦게 파판 14를 플레이해보고 그는 사장에게 "개발 인원을 늘린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라고 밖에 답할 말이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구 파판 14는 총체적 난국이었다.


-난세에 영웅은 나타난다. "요시다 나오키" 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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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존 디렉터와 프로듀서를 해임시키고, 요시다 나오키를 새 프로듀서 및 디렉터로 선임했다. 그는 1세대 온라인 게임이었던 에버퀘스트,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 울티마 온라인을 모두 현역으로 플레이했으며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매니아로 일본에서 보기 드문 PC 하드코어 게이머 경험의 개발자였다.  MMORPG 장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에게 파판 14의 부활을 맡겼다.

 그러나 이미 망해버린 온라인 게임에 수장이 바뀐다 해도 부활한 사례가 없었고 게임 업계에서도 부정적이었다. 실제 요시다 PD의 절친이었던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프로듀서인 츠즈모토는 '정말 괜찮겠나?'라고 말렸을 정도였고 철권 개발자인 하라다 카츠히로도 훗날 , '한 번 실패한 온라인 게임을 살리는 건 솔직히 힘들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즉, 게임의 수장이 바뀐다 해도 이미 실패한 게임에 유저들 조차 기대하지 않고 , 게임업계의 다른 개발자조차도 사형 선고를 받은 온라인 게임을 다시 살린 사례 자체가 없었기에 부정적이었다. 게임계에서는 '(망한 게임의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것은) 요시다 PD가 좌천당한 게 아니냐'는 괴담이 나왔을 정도였다. 

 이런 압박 속에서 요시다PD는 게임의 실패 원인을 파악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만심'이었다는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를 개발한 스퀘어&에닉스는 2000년대 초중반까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기술력을 가진 게임회사였고, 내놓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두었다. 최초의 MMORPG이었던 파판 11 온라인이 성공을 거두면서 개발진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고 한다. 

 그 자신감은 자만이었고, 구 파판 14 개발 당시 개발진들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않았고, 자신들만의 게임을 고집하다가 결국 시대에 뒤 쳐진 구시대적인 게임이 결과물로 나왔다는 것이다. 

 결국 요시다 PD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구 파판 14 서비스를 종료시키고 파판 14를 다시 만들겠다는 것. 당시 사내에 반대가 엄청났다고 하며, 심지어 파판 14 개발팀에서 조차도 반발이 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요시다 PD는 "다시 만들어서 또 망하더라도 지금보다 못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 당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었다. 기존 구 파판 14 소스 등을 이용해 재구성하는 형태로 제작비를 최소화, 스퀘어&에닉스 사장의 지지 덕분에 그렇게 '구 파판 14'는 종말을 맞이하고, 새로운 '파이널 판타지 14 : 신생 에오르제아'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  "신생 에오르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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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친 요시다 PD의 새로운 파판 14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래픽은 기존 소스 토대로 최적화에 맞춰 재구성되었으며 최악으로 평가받았던 게임 내 UI를 완전히 뜯어고쳤다. 또 전투 시스템을 포함해 생활 시스템 등 게임 내 모든 시스템을 수정하였다.  특히 편의성면에서 현대 MMORPG 답게 변화되었다. 

 파판 14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다시 돌아왔고 현재의 파판 14는 '신생 에오르제아'부터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요시다 PD는 이때부터 파판 14 만의 철학을 정의했다. 남녀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으며, MMORPG를 아예 처음 하는 유저들을 위한 설계, 모두가 게임 속에서 공평하게 즐길 수 있게 추가적인 과금 요소를 제외한 정액제 요금제로 운영,  모든 게임 내 콘텐츠가 수익 창출의 목적이 아닌 플레이어의 재미에 집중, 또 유저 친화적인 게임 환경을 추구하기 위해 유저와 요시다 PD 간 소통의 행사인 레터 라이브를 주기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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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파판14 (좌) vs 구 파판14 (우)>

신생은 전체적으로 템포가 느긋한 게임이었다.  이야기의 첫 시작이니 스토리도 차분하게 전개되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금 지루한 게임이라는 평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 요시다 PD는 의도된 설계라 밝힌 바 있었다. 이유는 MMORPG 장르 자체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을 위한 배려였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MMORPG를 경험해본 유저 입장에서는 초반 구간이 너무 단순하고, 느린 템포로 느껴져서 지루함을 느꼈지만 MMORPG 장르를 처음 접하거나 게임 자체를 처음 하는 유저들에게는 차분히, 게임을 부담 없이 즐기면서 배워나갈 수 있었던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 설계는 장단점이 뚜렷한데, 하드코어 한 게이머 입장에서는 초반의 느긋함에 답답함을 느끼게 하지만 덕분에 MMORPG 장르 자체를 처음 시작하는 유저와, 스마트 폰 게임에 익숙해진 세대에게 진입장벽을 낮춰, 새로운 젊은 유저층을 대거 흡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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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ORPG의 초창기 문제가 늘 그렇듯 ,  파판 14 신생 에오르제아 역시 콘텐츠의 부족이 단점이었으나 앞으로를 기대할 수 있게 유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 결과물을 다음 패치에 구현시키며 신뢰를 구축해나가며 파판 14의 출발을 알린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낮, '창천의 이슈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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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확장팩 '창천의 이슈가르드'가 2015년 출시되었다.  전투 시스템 부분에서 큰 변화는 없었으나 레벨 확장과 함께 새로운 직업인 점성술사와 기공사, 암흑기사가 추가되었다. 디아뎀 제도와 같은 생활직 전문 콘텐츠와 망자의 던전 등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체적인 시스템들이 신생에서 큰 변화 없이 스케일이 확장된 느낌이었다.

 이 시점부터 파판 14의 패치 패턴 공식이 확립되던 시기였다. 초기 레이드는 x.1 버전부터 시작하여 이후 짝수 패치 x.2, x.4에서 추가. 홀수 패치에서는 생활직 위주 콘텐츠와 부가적인 전투 콘텐츠 중심으로 패치 등 파판 14만의 개발 패턴이 결정되었다.  

 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스토리를 핵심으로 생각하는 게임으로 이는 파판 14에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게임 내 스토리텔링에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신생에서는 첫 시작으로서 스토리 전개가 느긋하였지만, 창천부터는 본격적으로 세계관이 확장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얽히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갔고 스토리로 매우 큰 호평을 받은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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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천은 레벨 확장과 함께, 전체적인 게임의 난이도가 높은 확장팩이기도 했다. 신생을 거쳐 창천에 온 유저들은 초창기에 갑자기 강력해진 몬스터에 당황했었고 (현재는 하향 패치) 레벨 확장과 함께 늘어난 스킬을 관리해야 했는데, 직업별로 스킬을 관리하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졌다.  레이드도 파판 14 전체에 통틀어 가장 난이도가 높았는데 추후에 난이도 조절 실패를 인정하고 하향 패치되기도 했다. 전투직뿐만 아니라 생활직도 상당히 난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생에서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지만 , 창천에 도달하더라도 게임 시스템의 난이도가 전체적으로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생이 느긋하고 차분한 설계로 유저들에게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호불호가 있었던걸 의식한 듯, 개발진도 창천부터는 힘을 주어 개발을 했던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유저들 간 여러 가지 의견으로 나뉘며 요시다 PD는 전투 난이도에 대한 고민이 깊어간 시기였다. 


무르익은 노을, "홍련의 해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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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동양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두 번째 확장팩 홍련의 행방자가 2017년 출시, 사무라이와 적마 도사라는 새로운 딜러 직업이 추가되었으며 침략국 제국군을 저지하기 위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이 시기부터 파판 14 전투 난이도에 대한 정의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레벨이 70 레벨로 확장되었지만 직업별 스킬은 전작 확장팩보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였고, 인스턴스 던전은 신생과 창천에 비해 직관적으로 바뀌면서 단순해졌다. 또 레이드 난이도가 창천에서 어려웠던 수준이라면 홍련에서는 과감하게 '쉽게' 설계하였다. 대신 하드 코어 한 레이드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 '절'난이도의 새로운 고난이도 레이드를 선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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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드가 쉬워졌다는 평가에 대해 요시다 PD는 "레이드가 소수의 인원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레이드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고 답했다. 덕분에 홍련에서는 유저가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레이드는 갈 사람만 간다'는 인식이 서서히 희미해지면서 누구나 도전해볼 만하다로 바뀌어 레이드 파티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또 영식 레이드가 최종 콘텐츠라는 인식이 무너지게 되는데 바로 '에우레카'의 등장이었다.

 에우레카는 특수한 인스턴스 지역으로 이 곳에서는 기존 장비와 레벨 영향을 별개로 받게 된다. 또 속성 시스템이 추가되었고 특수 스킬 등, 에우레카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기능을 활용한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존의 전투 방식과 큰 차이는 없지만 추가된 전투 요소를 넣어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였다.

 이 곳에서도 별도로 고난이도 레이드가 존재하는데, 일반 레이드와 다르게 부활 제한이 있으며 , 레이드 참여 인원 역시도 기존 4인, 8인, 24인에서 무려 56인으로 입장하는 레이드였다.  레이드 패턴 자체는 쉽다는 평가를 받지만 부활이 불가능하다는 점과 파티 인원이 랜덤에 가깝기 때문에 직업 조율이 힘드므로 자칫하다간 힐러나 탱커가 없는 상황에서 레이드를 맞이하는 경우의 수 까지 등장 , 에우레카 레이드에서 각 종 사건 사고가 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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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콘텐츠에 대해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콘텐츠였다. 

 전투 부분 외에도 게임 내 기술적 부분으로도 많이 발전을 이룬 확장팩이었는데, 편의성 개선이 홍련에서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서버 간 장벽을 허무는 서버 초월이 도입된 확장팩이기도 했다. 여전히 서버 간 구분이 있으나, 이제는 자신의 서버에서 다른 서버로 넘어갈 수 있는 '서버 초월'이 등장하였고 게임 내 아이템을 사고파는 장터 시스템도 이 서버 초월을 통해 원하는 서버에 가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서버 간 장벽을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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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에서 여러 의미로 호불호가 심했던 두 캐릭터 (직접 확인해서 판단해보시길...)>

그러나 홍련은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난해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말 부분이 깔끔하게 끝나지 않고 다음 확장팩을 암시하는듯한 뉘앙스만 강하게 풍기다가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느낌이 있어 전작 창천의 스토리에 비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전투 개발 인력들이 '에우레카'콘텐츠에 집중해서인지 일반 레이드에서는 직업 간 밸런스가 앞선 확장팩보다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레이드에서 특정 직업 기피 현상도 많았던 확장팩이다.


밤하늘을 밝히는 불꽃, '칠흑의 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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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확장팩 '칠흑의 반역자'는 앞선 확장팩들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또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며 개발진들도 성장한 듯, 앞선 확장팩에서 단점을 보안하고 장점을 강화한 한 층 더 화려한 확장팩으로 돌아왔다. 

 칠흑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스토리다. 지금까지의 앞선 확장팩의 떡밥들이 하나둘씩 풀리면서 단순한 권선징악 스토리에서 선과 악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상황으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반전이 일어나는데,  이를 위해 앞선 확장팩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스토리가 이미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구성되어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앞선 확장팩들이 바로 이 지점에서 폭발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느껴질 만큼 오랫동안 게임을 플레이했던 유저들 입장에서도 과거에 풀리지 못한 떡밥을 깔끔하게 해결하면서 감동과 울림을 전하면서 만족스러움을 느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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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의 반역자에서 최고의 인기 캐릭터이자 메인 빌런. 일본 NHK 에서 실시한 파이널 판타지 전체 시리즈 인기 캐릭터 투표에서 6위를 차지. 빌런 캐릭터로는 1위다. 도대체 왜 인기가 많은지는 직접 확인해보자!!>

무도가와 건브레이커의 직업 추가와 함께, 가장 큰 특징은 전투가 쉬워졌다는 점이다. 홍련에서부터 전투 부분의 난이도를 낮추기 시작하였는데 칠흑에서 그 정점을 찍어 모든 직업들의 스킬이 극적으로 변화를 맞이한다.  스킬의 종류가 대폭 축소되었고 간결해졌으며, TP수치가 삭제되어 물리 공격 시 TP 소비에 따른 제한받을 일이 사라졌다.  탱커의 어글이 전작에서는 화력이 높은 딜러에게 튀는 일이 빈번했지만 칠흑에서는 풀리지 않게 되는 등, 파판 14가 그동안 협력 플레이를 강조하며 전투 시 관리해야 할 여러 요소들을 대부분 삭제하거나 간소화시킨 것이다.  이는 곧 레이드에서도 드러나는데, 앞선 확장팩보다 전체적으로 전투가 쉽고, 깔끔해졌다는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너무 쉬워졌다는 불만도 피할 수 없었지만 전체적인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또 칠흑에서는 요시다 PD가 전투보다는 생활 콘텐츠에 손을 많이 봤다고 밝혔을 만큼, 기존에 전투 중심 콘텐츠에서 '이슈가르드 부흥'이라는 생활 콘텐츠 간 경쟁 콘텐츠에 힘을 많이 쓴 확장팩이기도 하다. 동시에 제작, 채집가 스킬이 모두 조정되었고 더 쉬워졌다. 일각에서는 게임이 너무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파판 14는 이미 칠흑에서부터 7년간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이룬 다양한 콘텐츠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쉬워졌다 하더라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하여 다양한 재미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었으며 어려운 레이드를 원하는 유저들은 절 난이도 콘텐츠가 따로 준비되어 있는 등, 전체적으로 쉬워졌지만 파고들만한 요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어느 정도 라이트 유저와 하드코어 유저 간의 타협점을 찾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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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가르드 부흥은 제작자,채집가들의 콘텐츠로 파판14 유저들이 직접 나서서, 폐허가 된 주거 공간을 재건 해야 한다. 폐허의 모습이지만, 서버 간 유저들의 달성도에 따라 화려한 하우징 지역으로 바뀐다. 한국 서버는 현재 진행 중.>

칠흑의 반역자는 파판 14 통틀어 최고의 확장팩으로 출발했으나,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 확장팩이기도 하다.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파판 14 역시도 개발진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

 때문에 당초 예정되었던 패치 간격이 늘어났고, 준비되어 있었던 절 난이도 콘텐츠 등이 나오지 못하는 등, 최고의 확장팩으로 평가받지만 정작 개발진은 칠흑에서 100%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 살짝 아쉬움이 남는 확장팩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게임의 기본이 되는 부분, 즉 메인 스토리 진행이나 영식 레이드 등 기존 메인 콘텐츠는 문제없이 완벽히 구현했으며, 편의성 부분도 지속적으로 가다듬으며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다시, 새로운 아침을 맞이 할 새벽. "효월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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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여 년간 이야기의 끝이자, 새로운 2부 이야기가 시작될 확장팩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파판 14를 즐긴 플레이어들이 가장 기대하는 1부의 최종 막 확장팩. 현재는 기본적인 정보만 공개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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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직업으로 리퍼와 현자가 있으며, 비에라 종족에서 남성 성별이 추가된다.  새로운 생활 콘텐츠인 무인도 개척 시스템이 등장할 예정인데, 그동안 많은 생활 콘텐츠 유저들이 바라던 꿈을 현실화시켜주었다. 또 그동안 감춰져 있던 신규 지역이 등장하는데, 세계관을 우주까지 확장하려는 듯 달에 있는 새로운 지역도 공개되었다. 지금까지의 스토리 결말을 확인할 수 있는 확장팩으로 개발진들은 '피날레'라는 표현으로 강조하고 있다. 


MMORPG 침체기 흐름에 파판 14가 성장하는 이유? 

 전 세계적으로 MMORPG 장르가 침체기를 맞이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AOS 장르와 FPS 장르를 포함하여 단 시간 내에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의 빠른 템포의 게임들이 지난 약 10여 년간 게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고, 그와 반대되는 , 장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꾸준한 시간 투자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PC MMORPG 장르는 스마트폰 RPG 게임에게도 밀리면서 고전하여 신작들이 정체되고 기존 게임들 조차도 유저층이 감소하는 등 , 가장 성공하기 힘든 장르 중 하나가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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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사이트에서 MMORPG로 대표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또 최근에는 스마트폰 게임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이 PC 온라인 게임에서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는데 이는 기존 MMORPG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MMORPG에 익숙해진 세대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의 세대교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시다 PD는 이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였다. 지금 당장의 성과에 연연한 다른 MMORPG와 달리 요시다 PD의 파판 14는 천천히,길게 가면서 유저들에게 신뢰도를 쌓아 나갔다. 또 '구 파판14'의 실패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였는데 구 파판14는 전작 파판11온라인 처럼, 매우 복잡한 게임이었다. 그 당시에는 하드코어한 MMORPG 유저층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게임이 복잡하고 어려워도 통했을지 모르지만, 2010년 이후에 스마트폰 게임 등이 발전하고 , 라이트한 게임들이 대세였던 시기에, 이를 거스르고 파판11와 같이 어려운 게임으로 만들었던  '구 파판14'는 그대로 몰락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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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크리틱 평점의 변화 과정. 상단부터 '구 파판14' - '신생' -'창천' - '홍련' - '칠흑' 순서로 확장팩마다 점수가 높아진다!>

때문에 요시다 PD 가 창조한 새로운 파판14는 모든 콘텐츠가 라이트 하게 맞춰졌으며, MMORPG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레이드 역시도 누구나 도전해볼 만 콘텐츠로 진입 장벽을 과감히 낮춘다. '당장의 성과'를 선택하지 않고 천천히, 길게 콘텐츠를 하나 둘 씩, 양보다 질로 다듬어왔으며, 꾸준한 유저들과의 소통으로 신뢰 관계를 유지,  또 침체기에서도 기존 MMORPG 유저보다는 ,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 혹은 MMORPG 장르를 처음 하거나, 스마트폰 게임 세대들도 천천히 배워나가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게임 설계를 하면서 새로운 MMORPG 고객층을 품어나가고 있다. 이 모든 시너지는 단기간 내에 나타난 것이 아닌, 지난 8년 가까운 시간 동안 천천히 이루어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매 확장팩마다 유저층이 늘어나고 그대로 고정층으로 형성되면서 파이널 판타지 14는 현재 존재하는 MMORPG 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또 최고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막, 1부 이야기가 끝났고, 요시다 PD는 앞으로 최소 5년 콘텐츠를 내다보고 있다고 밝힌 만큼 파판 14의 전성기는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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