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거품론 (3849)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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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주가 우상향 랠리


2017년 5월, 30만원 대에 머물던 엔씨소프트의 주식은 3년 후인 2020년 7월, 무려 100만원에 근접한 99만 7천원까지도 찍어버린다. 이 기간에만 주가가 거의 3배에 가깝게 폭등한 것이다. 불과 3년 만에. 그렇다면 이 사이에 과연 무엇이 엔씨소프트의 주가를 부양한 것일까?

웬만해선 다들 아실 것이다. 바로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의 출시이다. 2017년 6월에 "리니지M", 2019년 11월에 "리니지2M"이 출시되었는데 이 두 게임의 출시 때마다 어김없이 성공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급등하게 된다. 중간 중간 미중 무역 전쟁, 일본 무역 보복, 코로나 사태 등이 증시를 강타하곤 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이에 아랑곳없이 줄곧 우상향 흐름을 보여온 것이다.

이런 엔씨소프트의 주가 흐름은 표면적으로 보면 꽤나 긍정적으로 비친다. 그간 온라인게임 산업은 부가가치 창출력이 높아 4차 산업 시대에도 각광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온라인게임 산업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당위성을 대신 설명해주는 괜찮은 자료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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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주가 차트(출처-네이버)

두 게임의 성공으로 엔씨소프트의 매출액은 대폭 상승했고 이는 곧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외산 게임의 습격이 나날이 심해지는 가운데 당당히 최상위권에 한국 게임 두개가 추가적으로 자리잡는 그림을 보여줬다. 이는 한국 게임은 아직 죽지 않았어 라며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주가 상승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과연 한국 게임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만 전해졌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모바일 리니지 시리즈는 사실상 과거의 유산을 복고풍 감성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으로 덧씌운 무늬만 신작일 뿐이다. 쉽게만 말하면 재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지 플랫폼이 바뀌면서 접근성이 좋아지고 편의성이 좋아진 것이지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리니지M 정도까지는 충분히 이해해줄만 했다. PC판 스테디셀러를 모바일이라는 접근성 좋은 플랫폼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저들에겐 적잖은 선물이 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리니지2M은 리니지M의 기대 이상의 흥행에 눈이 멀어 만들어낸 탐욕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복고풍 감성의 귀환은 리니지M정도만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기에 리니지2M은 뭔가 근본적인 발전을 보여줬어야 했다. 하지만 몇몇 영혼없는 기술적 발전으로만 생색을 내고 결국엔 리니지M의 복제품을 내놓는 우를 범하고 만다.


거품이 심각하다


내가 굳이 엔씨소프트를 까면서 왜 주식 얘기까지 꺼냈냐 하면, 주가에는 현재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까지 포함하고 있는데 과연 엔씨소프트의 현 주가는 미래 가치까지 담고 있을까 하는 물음에서였다. 결론을 말하면, 거품이 심각하다. 4차 산업 시대에선 혁신이 중요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봤다. 그런데 엔씨소프트의 주가 우상향 랠리에서 과연 혁신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 혁신이 존재하긴 했을까?

무늬만 후속작인 리니지2M의 성공은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거품을 유지하기 위해 비슷한 코드에 계속해서 집착할 것 같다. 양적 성공에 취해 또다른 후속작도 아마 비슷하게 내놓을 것 같다는 뜻이다. 유저가 언제까지 그렇고 그런 비슷한 게임에 호응해줄 걸로 보이는가? 결국 한계가 있다. 본격적인 4차 산업 시대에도 엔씨소프트가 살아남으려면 역설적으로 리니지를 버려야 할 상황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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