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이 여전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게임 시장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과금 정책과 비슷비슷한 부류의 게임들만이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그 밥에 그 나물이라 그다지 맛도 없는 밥을 먹는 기분이랄까.
그런 와중에 최근 국내 개발사들이 콘솔로 눈을 돌리면서 모바일이 아닌 다소 생소한 분야에 승부를 걸고자 한다. 혹자는 인기 IP의 우려먹기라는 조롱도 서슴치 않지만, 이것은 또 다른 모험이자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 <검은사막>은 펄어비스의 대표 IP로서 지난 3월 북미와 유럽에서 Xbox ONE 버전을 출시했다. PC 온라인을 시작으로 모바일 버전에 이어 콘솔 버전까지 내놓은 것으로서, 3연타석 홈런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해외에서 시장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에서 인기 순위 5위에 랭크됐으며, 현재까지 60만 장 이상 판매되면서 서버를 두 배로 증설하기도 했다. 기세를 탄 펄어비스는 이번 E3에서 <검은사막> PS4 버전을 공개했다. 4K 해상도에 PS4 플랫폼에 맞춘 UI 등으로 무장해 오는 7월 2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크로스파이어>도 콘솔로 출시된다. 이미 중국을 평정한 <크로스파이어> 콘솔 버전은 <크로스파이어 X>라는 이름으로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해 개발된다. Xbox 플랫폼으로 내년 2020년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해외에서 FPS의 인기가 적지 않기에 흥행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를 개발한 김태형 대표의 시프트업은 <프로젝트 이브>를 콘솔과 스팀 등의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해당 작품은 무엇보다 영화 <알리타>와 <어벤져스> 등 헐리우드 영화에서 사용된 퍼포먼스 캡쳐 시스템을 활용해 캐릭터의 다양한 움직임을 보다 실제처럼 구현해내 리얼함을 더해 줄 전망이다.
MMORPG <테라>를 PS4 버전으로 선보인 크래프톤은 신작 <미스트오버>를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일 예정이다. <테라>는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4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으며, 7월에는 한국을 비롯한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서비스 될 예정이다.
그 밖에도 <블레이드 2>와 <세븐나이츠>, <창세기전 2 리메이크> 등의 인기 IP 작품들이 닌텐도 스위치로 개발 중이다.
알다시피 얼마 되지 않은 업체들이 모바일 게임을 버리고 콘솔로 방향을 선회한 것에는 <배틀그라운드>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없다. 스팀에서 대박을 친 후 연달아 Xbox ONE 버전과 PS4 버전에서 합계 1,000만 장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전에는 콘솔 유저들이 중고 거래를 감안해 패키지를 구매하는 경향이 높았지만, 최근 다운로드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존에 온라인으로 서비스 중인 게임이 콘솔로 서비스 될 때의 거부함이나 기피하는 경향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모바일게임에 비하면 양심 있는 과금 정책도 일단은 크게 우려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
콘솔로 개발되는 작품들은 이미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작품들이 많다. 중국에서의 판호 문제로 사실상 모바일게임 진출의 활로도 어렵고, 아직까지 모바일게임 시장 못지않게 큰 파이를 형성한 콘솔 시장으로의 진출은 어쩌면 현재 한국 게임 개발사가 나아가야 할 모범적인 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