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다시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5283) 창세기전 4

온갖 유저들의 조롱과 비난도 참고 무시했다. 2016년에 나올 게임이 아니다. 여전히 소프트맥스다. 버그나 깔았다의 재림이다. 그래도 견딜수 있었다. 내 오랜 작은 소망중에 하나였던 창세기전 온라인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모바일로 나왔으면 하는 소리들이 오히려 듣기 싫었다. 난 모바일은 안하니까.



16년 3월 23일 수요일

창세기전의 대망의 OBT(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되었다. 나를 비롯하여 수많은 유저들이 기다리고기다리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퇴근하고 접속했다. 경건한 마음으로 파파존스 수요일 30퍼센트 할인 치킨 스파이스를 영접하며 8시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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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봐도 흑태자의 암니시아 시절, GS인걸 바로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정녕 덕력일까? 아니다. 이것은 생활의 일부일 뿐이다. 창세기전이잖아?

아바타를 만든다.. 본인의 최애캐인 대머리 흑인이 없다.. 고정이다.. 아쉽지만 울분을 삼키고 근육남캐를 선택한다.. 그래도 아쉽다..



오픈 첫번째 날,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다. 프레임은 10을 넘지 못했고 유저들은 전부 1채널로 집결되었으며 사냥터에는 몹을 잡을수가 없었다. 아니 '첫날이니까' 라는 생각이 들어 참았다. 그래픽은 그 게임의 엔진이라고는 생각이안들었지만 나는 그래픽을 보고 게임을 하지 않는다. 그래픽을 보고 게임을 했으면 검은사막을 했을 것이다. 허나 망무새들의 망겜망겜은 그칠줄 몰랐다.


그래도 나는 재밌었다. 렉으로 사냥이 조금 힘들어도 모션이 엉망이라도 액트 1에서 만난 서풍의 광시곡 케릭터들은 나를 다시한번 게임에 빠져들게 해주었다. 시라노, 메디치, 클라우제비츠, 이자벨, 카나, 에스메랄다, 리델, 루이, 보르스 같은 익숙한 이름들은 뭔가 뒤틀린 스토리에서도 나를 게임에 집중시키게 만들었다. 


이틀 되는날, 여전히 렉은 존재했고 필드는 전보다 한산했다. 새로나온 게임치고는 유저수가 많이 빠진듯 했다. 기사를 읽어보니 동접 1.5만이 됐다고 했다. 모바일인가? 내가 창세기전을 하는게 중요하지동접은 중요치 않다고 스스로 위로를 삼았다. 아재들만 하는게임이라고,


삼일 되는날, 시스템을 이해했지만 진행이 되지 않는 버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소위 파견버그라는 것인데 이것은 당시 얻은 카드(이하 아르카나)를 렙업시킬 매우 핵심 컨텐츠이면서 제작 재료까지 얻을 수 있는 1석 2조의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이 파견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아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나왔고 GM들이 문제를 인지하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임시점검으로 파견을 손보았다. 허나 정상적으로 고쳐지지 않았다. GM들은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다.


오일 되는날, 결국 시스템의 점검을 위해 정기점검인 수요일날 고치겠다고 공지가 올라왔다. 유저들은 그동안 못받은 혜택을 보상으로 달라하였다. 인게임 공지에선 "님들 1채널에 모여있지마시고 다른채널을 활용하십시오"라며 헛소리를 했다. 니들이 1채널로 몰아넣는 시스템을 만들었잖아?


이렇게 첫주는 임시점검이 없는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정기점검이 있는 그다음주 수요일, 다행히 파견버그는 정리가 되었다. 또한 생각치 못한 로딩부분에서 많은 개선이 되었는지 좀 더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나는 현재 만렙인 15랭 찍고 천천히 저널을 완료하기 위해 던전과 일일퀘스트로 하루를 마감했다. 아참 그사이 소프트맥스의 주식은 12000원에서 7000원 대로 곤두박질 쳤다. 주식은 민감하다. 더이상 망무새도 울지않았다.


어느정도 만랭유저가 나오자 현 최고 던전인 이상시공을 트라이 하는 유저들이 늘어났다. 아재들이 정말 많았나 보다. 난이도좀 낮춰달라고. 영웅 등급의 사이렌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설산이라는 이상시공을 돌아야 했는데 설산의 보스 난이도는 이상하리만치 높았다. 쫄소환 패턴인데 쫄이 씨발 10마리씩 나오고 파티를 압살했다. 결국 유저들이 꼼수 자리를 찾아야 했다. 이전에는 더 쉬운 꼼수가 있었지만 유야무야 넘어갔다. 안한 내가 병신이었던걸까? 그사이 영자조합기는 스무번쯤 돌린거 같았지만 레전드는 한번도 뜨질 않았다. 다만 좋다고 하는 코델리아를 얻어 그럭저럭 재미나게 할수 있었다. 


만우절인 4월 1일, 무한대전의 업데이트와 함께 이상시공인 설산의 패턴이 패치되었다. 이전과 같이 수십마리 뜨는게 아닌 보스의 피통에 따라 몹이 소환되며 충분히 처리할 난이도로 바뀌어있었다. 게임이 점차 변질되고 있었다. 탱커는 부활 깃털을 써야 했는데 이 깃털은 현재 오직 접속보상으로만 얻을 수 있었다. 이게 없으면 탱커자리는 고사하고 이상시공 도전도 애매해져갔다. 사람들이 점차 딜러로 취직을 원했다. 아니 당연했다. 딜러는 12345와 F/G만 누르면 버스타고 가는 격이었으니까 어느게임이든 딜러는 취직이 어렵지않은가? 주말을 기점으로 점차 개선을 요구하는 글들이 공홈으로 쇄도 했다. GM은 참고하겠다고만 할뿐. GM들이 댓글은 정말 잘달아주었다.


재밌는게 다른 게임은 임시점검하면 욕하고 난리가 났지만 창세기전은 제발 서버좀 내리라고 아우성이었다. 물론 그 중엔 버그를 먼저 고치라는 뜻도 있었지만 임시점검이든 뭐든 서버가 내려가면 모래가 나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이리라. 그 상황은 재밋었다. 나역시도 저널을 완료하고는 자게에 상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대망의 4월 4일. 본인은 회사를 퇴근후 집에서 창세기전에 접속하였다. 접속이 되질 않았다. 곧장 공홈으로 달려 문열어달라고 했다. 약 2분 뒤 수많은 유저들이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곧 명짤인 디아 2 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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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인지한 GM들은 확인후 서버를 내린다고 공지하였다. 점검시간은 2시간. 유저들은 다시한번 환호했다. 


"모래다!"


그 2시간 동안 할일이 없어진 유저들은 자게를 드립으로 수놓기 시작했다. 활발해진 자게는 유래없는 리젠으로 전처럼 차분히 대화가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재밌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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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이 판을 깨기 시작했다. 던전 재도전을 누르면 버튼 누른이만 입구로 돌아가고 나머진 보스자리에서 보스만 잡을 수 있는 버그였다. 참고로 이문제는 이미 예전부터 진행되어 왔었는데 이것을 '악용'한 사례가 많은 유저들에게 공개되는 사건이었다. 앞서말했듯 점검은 모래라는 보상덕분에 즐거운 티타임 격이었고 유저들이 가장 모였던 점검 끝나기 전 10분전이었다. 


폭발했다. 


아우성 치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서버점검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탓으로 다시금 유저들을 공홈으로 가게끔 만들었고 사건은 일파만파 스노우볼링이 되었다. 지금의 창세기전4에게 남은건 오직 GM과의 신뢰였다. 이미 개발자들에 대한 신뢰는 없어졌고 오직 GM들의 약속을 믿는 유저가 대다수. 우리가 흔히 봐왔던 GM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저들에게 임했다. 


어찌됐던 버그에 어그로까지 끌렸으니 이 재도전 악용에 대한 처벌을 해달라고 요구가 빗발쳤고 공홈은, 그 동접도 적은 게임의 공홈이 10몇초간 마비가 될 정도였다. 결국 공지를 통해 악용한 유저들을 처벌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여론이 바뀌었으니 처벌하겠다는 걸까? 이전에 설산버그는 언급조차 안되었는데?


허나 그것도 이제 창세기전4의 첫번째 난관이자 심판에 오르게 되었다. 팬심으로 말도안되는 게임을 잘 즐겼고 심지어 재밌게 까지 했다. 그렇게 해서 견딘 유저가 대략 3천여명.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쳐봐야 부질없다. 당신을 다시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정말 내가하고 싶은 말이다. 유저를 시라노한테 강제빙의시켜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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