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버는 왜 나오는 것일까? (6738) 게임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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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 봤을 때, 신서버는 언제 추가하는 게 맞는 걸까요?

그렇죠. 기존 서버가 포화상태라 더이상 밀려드는 유저를 감당할 수 없을 때야 비로소 신서버를 추가해 몰려드는 유저를 받는 게 맞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이런 상식은 한 2000년 대 중반정도까지만 통용되었습니다. 그 이후엔 점차 신서버 추가에 대해 게임사들이 나름의 전략을 가미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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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 기억으로는 2000년 대 중반일 겁니다. 초딩게임의 대명사 "메이플스토리" 가 본격적으로 신서버 추가에 전략을 가미하기 시작했죠. 그 전략이 무엇이냐? 신서버를 단순히 늘어나는 유저를 추가 수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인해서 만드는 존재로 보는 대신 점차 "마케팅" 의 일환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신서버 그 자체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수익활동에 나선 것이죠.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당시엔 다소 맹목적으로 보이는, 지존의식을 가지고 레벨링 놀이에 집착하는 유저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저 남보다 빨리 레벨업을 해서 우월감을 가지며 자기만족을 하는 그런 부류 말입니다. 물론, 당시 대부분의 게임들이 구조적으로 컨텐츠 위주보단 레벨링 위주의 단순한 스타일이 많았던 탓이 있습니다. 어찌됐든 그런 성향의 유저들은 기존 서버에서 뒤늦게 출발하는 걸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이미 많은 유저들은 자신보다 한참 앞서있으니까 말이죠.  때문에 그들에게 신서버란 멍석을 깔아주는 거랑 같았습니다.


의외의 신서버 효과에 주목한 게임사

게임사는 이에 주목합니다. 여러 경험을 통해 신서버에서 이들이 초기에 소비하는 캐시가 상당하다는 것을 간파한 것이죠. 새로운 무대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또는 지존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의욕충만한 그들이 "신서버" 라는 곳에 여지없이 몰려들어 플레이하는 것을 보고는 '이거다' 했을 겁니다. 이미 활력을 잃은 기존 서버에 비해 자연스럽게 활력을 띄는 신서버가 대단히 만족스러웠을 겁니다. 거기에 자연스럽게 캐시까지 소비해주니...

이게 반복이 되고 맛을 깊게 들이다보니 끊기가 힘들게 된 것이지요. 더이상 유저 유입이 별로 없어서 서서히 유령서버가 되어가는 기존 서버가 존재하면서도 신서버는 꾸준히 나오는, 다소 해괴한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게 되죠. 그러다 유령서버를 더이상 방치하기 힘들면 그제서야 해당 서버들을 통합시켜버립니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신서버는 계속 나옵니다.

이런 과정을 점차 많은 게임들이 벤치마킹하게 됩니다. 보면서 '오호, 이거 괜찮은데?' '돈 좀 되겠는데?'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악랄하게 신서버를 남발했던 어느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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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름을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어떤 게임은 이 같은 신서버 정책을 악랄하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메이플스토리는 전체 유저 수나 서버 수가 많기라도 했지 이 게임은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몇 개 되지 않는 서버 수를 가지고도 훤히 꼼수가 보일 정도로 통합과 신설을 반복했습니다. 기존 서버가 활력을 잃고 캐시가 더이상 잘 팔리지 않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신서버로 대응하고 그럼 상황이 더 악화된 기존서버는 바로 통합을 시키는 방법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유저 수가 많지도 않으면서 노골적으로 신서버-서버통합을 반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끊임없이 신서버로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유저에 있었죠. 서버 오픈 시작부터 서로 앞서 나가겠다고 캐시를 풍족하게 써대니 게임사 입장에선 행복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요.

물론, 이 게임의 사례는 좀 극단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흐름은 2000년 대 중반부터 쭉 이어져 오고 있죠. 몇몇 대작 게임들이나 오픈 초기 반짝한 게임들이 초반에 밀려드는 유저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서버를 오픈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이 이처럼 신서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오픈 초기의 거품이 서서히 걷히면서 유저는 조금씩 줄어드는데 상식적인 의미의 신서버 오픈은 사실상 있을 수가 없죠.

최근엔 양상이 조금 달라지긴 했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게임의 흐름이 레벨링 위주보단 컨텐츠 위주로 흘러왔기에 사실 "레벨의 존재감" 은 많이 옅어졌습니다. 그래서 요즘의 신서버는 보통 "홍보용" 이 많습니다. 주로 귀환자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게임 언론 뉴스를 보시면 '어느어느 게임이 신서버를 오픈했다' 이런 식의 기사가 있는데 이는 해당 게임을 접은 유저를 대상으로 신서버에서 새롭게 시작하라고 유도하는 겁니다. 더불어, 레벨놀음이 힘든 대신 이것저것 아이템을 퍼다주기도 하구요.


어떤 식으로 신서버를 내놓는지 잘 관찰해보자

사실 신서버는 양날의 검입니다. 잘 활용하면 게임에 활력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기존 서버에로의 유저 유입을 방해해 죽은 서버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운영자의 의도가 참 중요한데요, 그저 눈 앞의 수익만을 쫓느냐 아니면 정말로 유저와 게임의 미래를 생각하느냐 에 따라 앞으로 상황 전개에 큰 영향을 끼칠 겁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의 신서버 정책을 잘 관찰해보세요. 어떤 마인드의 운영을 하고 있는지 간접적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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